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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이단 교주가 보낸 그들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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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이단 교주가 보낸 그들이 찾아온다
  • 정윤석
  • 승인 2009.03.1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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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 중에 참으로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 정말 불쌍한 건 사실인데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모 단체에 10년간 다녔다는 A 씨가 그랬다.

“교주가 보낸 사람들이 밤마다 나를 찾아와요. 그들이 내 사지를 붙들고 고문 기계를 항문으로 쑤셔 넣고 공기를 집어넣어 복부가 가득 차게 하면 저는 고통에 신음하다가 쓰러져요. 그 사람들이 매일 와서 나를 괴롭혀요. 너무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아 이빨은 다 빠지고 노화가 빨리 오게 됐어요.”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그 교주라는 놈은 악질 중에 악질이 분명하다. 그런데 A 씨의 말도 어떻게 신뢰해 주려고 해도 신뢰해 주지 못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기자는 보통 이런 얘기를 들으면 “피해 상황을 사진으로 찍고 진단서를 끊어 놓고 고소를 하는 게 좋지 않나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경찰들이 모두 교주에게 매수가 돼서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얘기를 기사화 하지 않으면 기자도 교주에게 매수된 사람으로 몰릴 만한 상황이다. ㅡ ㅡ;;;; 그러나 이쯤되면 그분의 상황이나 상태(?)가 대충 짐작 가는 바가 없지 않다. 그래도 A 씨의 말을 들어 주고 노력해 보겠노라고 말한 다음 갈비탕을 먹고 헤어진 적이 있다. 밥값은 A 씨가 냈다. 정말 힘든 상황인데도 밥값 신세는 지지 않으려는 A 씨였다.

마음 씀씀이는 그렇게 좋은데 교주 얘기만 나오면 그로부터 당한 피해의식에 그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도대체 어느 선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망상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B 씨의 사례도 있다. B 씨는 전화를 하자 마자 다짜고짜 내게 “모 단체가 내 몸 안에 베리칩을 집어 넣었어요”라고 말했다.
“무슨 칩이요?”
“베리칩이요!”
“그게 뭐죠?”

모르겠다는 기자의 대답이 끝나자 마자 B 씨는 “이단 취재 기자 맞아요?”라고 되물었다. 이런 분들과의 대화는 사실 고통스럽다. 이 사람도 모 단체를 나온 지 몇 년이 돼 간단다. 그런데 B 씨는 모 단체가 자신의 몸 속에 자신을 감시하는 칩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는 곳이 어디든 자신을 추적하고 감시하며 못 견디는 고통을 준다는 것이다.

<메트릭스> 1편에 보면 주인공 네오의 몸 속에서 벌레 같은 칩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영화 속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 자기가 그 일을 겪고 있다는 사람인 것이다. B 씨도 내게 자신의 아픔과 어려움을 하소연하려 했지만 베리칩이 뭔지도 모르는 기자와 통화해 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전화를 끊었다. 베리칩···. @@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오긴 한다. 사람의 피하에 삽입하는 체내 이식용 마이크로 칩이라고. 그것을 모 단체가 B 신도에게 삽입했다는 것. 정말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얼마 전에 또 전화가 왔다. C 씨는 다짜고짜 나를 만나야겠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냐 했더니 밤마다 모 단체 교주가 신도들을 보내서 자신이 먹는 밥에다 약을 타고 폭행을 하고 괴롭힌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해도 경찰은 매수가 돼서 자기의 말을 안 들어 주고 교회 목사들은 이단이 무서워서 자신을 도와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사화해서 폭로를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nenews.com)가 곤란해 하자 ‘이단에 대해 무서워하면 안된다!’고 충고를 하는 C 씨의 실망감을 뒤로 하고 기자는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도와 줄 일이 아무것도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호소하는 분들이 주관적 확신은 있는데, 자신이 큰 피해를 당했다는 확신은 무서울 정도로 강한데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사진도 없고, 진단서도 끊어놓지 못했다고 한다. 하다 못해 칩이 들어가 있으면 엑스레이라도 찍어서 확인하면 될 일이 아니겠는가?

기자도 객관적 증거가 없이는 함부로 어떤 단체를 피해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단체로 여길 수 없다. 이단이 무서워서도 아니고 매수가 돼서도 아니다. 그래서 안타깝다. 벌써 이런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도대체 그들이 그 단체에서 당한 일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그리고 어디부터가 망상일까? 그들이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 그 단체에서 겪었을 말 못할 고통과 피해는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걸까?

가끔 비가 내릴 때면 그 모든 걸 아시는 하나님이 흘리시는 눈물인 것 같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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