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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들은 기본부터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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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들은 기본부터 지켜라
  • 정윤석
  • 승인 2009.01.09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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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학대학생이었습니다. 나라가 인정하는 정규신학대학을 다니던 그를 위해 엄마와 누나는 현재의 고통을 낙으로 생각했죠. ‘저 녀석 하나 공부 잘 시키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다.’ 두 모녀는 이를 악물고 시장바닥에서 야채를 팔며 많은 고생을 해서 공부를 시켜놨습니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군목까지 거쳤습니다. 결혼도 했고 교회도 개척했습니다. 자녀도 셋을 낳았고 뭔가 잘 풀릴 듯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개척한 교회에 사람들은 오지 않고 교회는 미자립교회로서 수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밥 한끼 제대로 먹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자녀가 셋씩이나 있었지만 그의 아내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이혼을 종용했습니다. 둘은 헤어졌습니다. 자녀의 양육은 고스란히 그가 맡게 됐습니다.

그래도 그는 교회를 살려보고자 유명하다는 단체들을 좇아 다니며 훈련이란 것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춤을 추고, 노래하고, 바닥에도 뒹구는 이상한 단체였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종말이 곧 온다며 말세에는 말세의 사명자와 증인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곳에 폭 빠지게 됐습니다.

세 자녀요? 그 아이들은 현재 그의 어머니에게 맡겨 놓은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지 안 가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아닌지,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그에게는 자녀의 교육이나 건강은 안중에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올 마지막 때에 하나님으로부터 칭찬받는 선한 청지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그 단체에 충성하고 어미와 자녀들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귀하게 여기며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정말 자녀들을 모두 버리고 그 단체에 ‘귀의’했습니다.

언젠가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그와 통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로 언성을 높이며 통화하던 중 기자가 말했습니다. “목사님! 종말이고 뭐고간에 가정부터 지키십시오. 인간의 도리부터 지키십시오. 기본부터 지키십시오! 아이들은 내버려 두고 목사님만 진리를 좇아 다닌다는데 그게 종교인의 바른 도리입니까?”

이단 문제로 격렬히 항의하던 그가 갑자기 말문을 닫았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급한 일이라도 생겼던 것이었을까요? 양심의 문제였길 바랍니다. 그래요. 어떤 이단이라 할지라도 기본부터 지켜 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구원이란 것도 좋지만 낳은 자식들은 책임질 수 있도록, 인간됨의 도리부터 지킬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본은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걸 지키면 이단, 당신들의 단체가 운영이 잘 안 된다구요? 물론 이해는 됩니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자녀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 아이들의 눈에 고인 눈물이 언젠가 당신들의 단체에 피눈물이 돼 돌아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이 있기 전에 부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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