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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추수꾼 색출·퇴출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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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추수꾼 색출·퇴출 어떻게 하나?
  • 정윤석
  • 승인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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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분란·법적 분쟁 피하며 단호한 대처 위해 지혜 모아야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얼마 전 서울 강남에 있는 대형교회의 목회자를 만났다. 그 교회에도 추수꾼은 있었다. 신천지측 교적부를 자신의 교회 교인들과 대조한 결과 40여 명이 검색됐다. 그 중 2명은 교회의 주요 요직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신도였다.

신천지 추수꾼들이 정통교회에 들어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대형교회, 소형교회를 가리지 않고 들어간다. 그렇지만 추수꾼들을 무턱대고 퇴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 둘 수도 없다. 교회안의 ‘딜레마’인 셈이다. 과연 신천지 추수꾼들의 색출부터 퇴출까지 어떻게 해야 할까? 지혜로운 방법은 없을까?

먼저 추수꾼을 어떻게 색출할 것인가가 문제다. 이는 정확한 자료를 기초로 해야 한다. 현재 교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자료는 ‘신천지측 교적부’로 알려져 있다. 이 자료에 대해 신천지측의 한 탈퇴자는 “요즘 통용된다는 교적부는 신천지측 6개월의 성경공부 과정을 이수한 정식 교인들의 리스트다”며 “현재까지 신천지 신도들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자료다”고 말한다. 한두번 신천지측 성경공부를 했다고 이름이 올라가는 교적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자료는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극히 제한적인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제공을 받더라도 공신력 있는 단체를 통해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천지측의 역정보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의 A교회는 추수꾼의 전방위적 ‘산옮기기 작업’에 교인이 반토막이 났었다. 이 교회도 누가 추수꾼이냐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 교회에서 활용한 방법은 신천지 교적부 외에 ‘주일예배 모니터링’이었다. 주일 예배 때 돌아가는 3대의 카메라를 이용했다. 부교역자 한명이 모니터링을 전담했다. 카메라에 잡히는 신도들 중 추수꾼들은 뭔가 독특한 데가 있었다.

예를 들면 예배 시간에 사도신경을 전혀 따라하지 않는 신도가 있었다. 목회자가 ‘신천지를 주의하라’고 설교하는데 ‘피식’하며 비웃는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 통성기도 시간인데 기도는 하지 않고 목을 길게 빼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동태를 살피는 교인도 물망에 올렸다. 기도시에 습관적으로 안경을 벗는 신도도 의심을 해 보았다. 이렇게 몇 가지 특성을 체크한 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www.jesus114.net) 등에 연락을 취해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얻었던 것이다.

   ▲ 교회안의 신실한 신앙인과 추수꾼들을 구별해 교회를 건강하게 해야 할 때다
신천지 이탈자의 제보를 받는 것도 좋다. 특히 교회와 동일한 지역에 살던 신천지 교인이 탈퇴했다면 더욱 좋다. 서울의 B교회는 추수꾼 때문에 어려움을 당할 때 이단상담소로부터 같은 지역에 위치한 신천지 탈퇴자를 소개받았다. B교회는 이 교인에게 신천지 탈퇴 간증을 시키며 교회로 초빙했다. 그러자 신천지 추수꾼들이 하나둘 자연히 교회를 떠나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교회 교인 중 자꾸 타 교회의 선교사나 전도사를 소개하고 교회밖의 성경공부를 권유하는 사람이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추수꾼들을 색출하는데 있어서 목회자들의 고민이 없지 않다. C교회의 한 목사는 “추수꾼들은 교회안의 성도들을 미혹하는데 그치지 않고 성도들 간에 불신을 심는 전략을 활용한다”며 “추수꾼을 경계하다보니 새가족이 찾아와도 반갑지가 않고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한다. 추수꾼에 대해 경계심이 지나치다보니 교회 분위기는 경직됐다. 새가족이 교회를 찾아 왔다가 그런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뭐 이런 교회가 있느냐”며 떠나는 경우도 있어서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는 견해다. 신천지측을 이탈한 한 탈퇴자는 “현재의 교회 상황을 새가족들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새신자들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내의 추수꾼을 막는 것이 더 급선무다”고 말한다. 새가족이 왔을 때 실명을 확인하고 가명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주소도 정확하게 기재할 것을 요구하는 등 더 큰 파장과 문제를 막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지속적이고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수꾼으로 추정되는 신도들과 관련한 물증이 발견될 경우 문제의 신도들을 어떻게 퇴출시키느냐도 관건이다. 추수꾼에 큰 피해를 경험했던 A교회는 올 초 공동의회를 열고 교회의 정관을 개정했다. 내용 중에 △교회에 교적을 둔 사람이 다른 단체에서 활동을 한다든가 성경공부를 할 경우 사전에 교회측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만일 이를 어겼다가 문제가 생길 경우 교회를 떠나야 한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A교회의 한 관계자는 “교회는 교인이 모여서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공동의회를 통해 신천지 추수꾼들에 대처할 수 있는 정관을 교회 사정에 맞게 만들어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추수꾼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발견될 경우 정관에 저촉되는 행위를 기준으로 삼아 퇴출시킬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한다.

▲ 교회와신앙(amennews.com)이 입수한 추수꾼 명단. 추수대상이 되는 교회 명칭, 섭외자(포교 대상자) 등을 자세하게 기재했다.
추수꾼 추정 인물들을 내보내려고 할 때 가장 어려운 문제가 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엄포성 발언이다. 고소·고발에 이골이 나지 않은 다음에야 이런 발언만으로도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고소를 당해 경찰서를 오가며 조사를 받는 것은 목회에 큰 지장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진행될 고소에 대비하기 위해 퇴출의 절차를 공론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 사람을 매장하는 분위기로 가는 것도 좋지 않다. 설령 상대가 신천지 추수꾼이라는 명확한 물증이 있다 해도 그들을 퇴출하는 방법은 ‘목회적 권면’의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결국 정통교회는 정통교회다운 매너와 깔끔함으로, ‘선으로 악을 이기는 방식’으로 그러나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천지의 한 탈퇴자는 “추수꾼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으면 당회, 또는 부교역자들 차원에서 조용히 불러서 정확한 물증을 대며 목회적 권면을 하고 교회를 떠나도록 하는 게 좋다”며 “이것을 공개적으로 공표를 한다든가 광고를 하면 추수꾼은 교회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목사님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든가, 험담으로 대처하는 등 극단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무리없이 진행해야 법적 시비도 줄이고 갈등도 표면화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추수꾼 퇴출은 담임목회자보다는 부교역자나 책임성 있는 인적 구성을 통해 진행하는 게 필수적이다. 추수꾼으로 인한 목회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앞서 말한 강남의 대형교회는 신천지 추정인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했다. 교회의 부교역자들이 신천지 추정 신도를 개별적으로 호출한 다음 신천지측 명단에 이름이 기재가 돼 있음을 발견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개별적으로 호출했지만 신천지 추정 교인들은 “한 두 번 성경공부하러 다녔을 뿐 신천지 신도가 아닙니다”라고 동일하게 답변했다. 이에 대해 부교역자들은 “좋습니다. 집사님의 말을 신뢰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집사님의 말을 신뢰하는 것처럼 저희 교역자들의 말에 따라 주십시오”라며 조건을 내세웠다. 첫째, 모든 공직을 내려놓고 1년 동안 공예배만 참석할 것. 둘째, 이단상담소를 통해 신천지에 대한 비판 세미나에 참석할 것 등이었다. 이 집사들은 교역자들의 조건을 묵묵히 수용하며 목회적 권면을 이행한 케이스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신천지 추정 교인들이 이런 조건을 수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조건을 내세우면 대다수의 신천지 추정 교인들은 ‘밭을 버린다’(추수밭으로 여기던 교회를 떠난다는 의미: 편집자주). 왜냐하면 소정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데 그게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황, 교인들이 아무도 미혹되지 않고 견고히 서가는 상황, 목회자를 신뢰하는 분위기가 견고한 상황은 추수꾼들을 교회에서 견디지 못하게 한다.

이런 식으로 퇴출시킨 추수꾼들에 대한 정보는 기독교연합회 차원에서 긴밀하게 공유해야 한다. 추수꾼의 문제는 개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교회의 문제이며 나아가 한국교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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