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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무당에 3억 바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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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무당에 3억 바친 이야기
  • 정윤석
  • 승인 2008.06.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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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서울에 올라와 A교회의 사모를 만났어요. 그런데 그분이 처음부터 제 신상에 대해 너무도 잘 알아맞히는 거예요. 정말 신기했어요. 내가 과거에 만났던 남자들의 성격에 대해서도 맞추고, 시어머니와 싸운 이유 등 소소한 일까지 알아맞히는 것을 보면서 그 사모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모가 ‘네 신랑에게 앞으로 문제가 생기는데 그 고비를 넘기려면 5천만원을 바쳐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돈을 만들어서 바쳤어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어요. 저희들에게 자녀가 없었는데 아들을 낳으려면 1억원을 바치라는 거예요. 그것도 바쳤는데 거짓말처럼 아들을 얻기도 했어요. 이런 식으로 그 교회를 다니면서 바친 돈이 3억원이었습니다. 저 말고 5억원을 바친 사람도 있었는데 결국 그 사람이 사모를 고소해서 사기죄로 법정 구속이 됐어요. 이제서야 속은 걸 알았어요.”

   ▲ 저주를 해결해준다면서 헌금을 강요하는 곳은 주의할 단체입니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만난 40대 초반의 B집사는 무척이나 초라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엇엔가 쫓기는 듯 불안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녀는 3년 전 서울의 A교회에서 우연히 신앙생활을 하게 됐고 그 교회의 사모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의 사모에게는 독특한 능력(?)이 있었나 봅니다. B 집사가 과거에 만났던 남자들에 대해 알아 맞추는 것은 물론 시어머니와 싸운 문제, 지방에 다녀오면 어디로 갔다 왔는지까지 못 맞추는 게 없었습니다. ‘정말 영력이 대단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고 그 사모라는 여자에게 빠져 들게 됐습니다. 그 사모는 B집사에게는 하나님과도 같았습니다. 사모를 통해 하나님이 말씀하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님처럼 생각하고 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사모가 화를 내면 하나님이 화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B 집사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가는데도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것을 사모라는 여자도 알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얻기 위해서는 1억원을 바쳐야 한다는 사모의 말을 듣고 백방으로 알아보고 돈을 끌어들여 결국 1억원을 바칩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각종 명목의 헌금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 헌금조로 1억원을 더 바치고,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할 조짐인데 그것을 벗어나게 하려면 5천만원을 바쳐야 한다는 등 헌금의 명목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친 헌금만 해도 3억여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B 집사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가족들에게 돈을 꾸고, 갚지 못하는 바람에 가족간의 신뢰도 바닥이 났고,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너무도 큰 고통을 당하는 중입니다.

A교회의 사모가 사기죄로 구속된 다음 B 집사는 그 교회를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녀는 전과 비슷한 성향의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워낙 무속적 신앙에 길들여진 B 집사. 그녀가 비정상적 신앙의 길에서 빠져나와 바른 신앙으로 나아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이런 전화를 적지 않게 받아봤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집사님이 전화를 했습니다. 이 집사님은 매일 특정 시간에 머리가 아파오는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적치유라는 것을 하는 목사님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그 목사님은 기독교TV와 극동방송에서도 설교를 하는 목사님이랍니다. 그곳에 갔더니 목사님을 수행하는 비서격 전도사가 ‘당신의 가계에 저주가 흐르고 있다’며 그것을 끊으려면 상담을 받으라고 하더랍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려면 돈을 내야 했습니다. 전도사라는 사람이 말하기를 세상의 의술로 치료를 받을 때도 돈을 내는데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주는 사람에게 사례를 안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를 내면 되느냐’고 묻자 ‘성령이 감동을 주는 대로 헌금하라’고 했답니다. 그 집사는 기도 하던 중 10만원을 넣으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 돈을 드리고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돈 액수를 본 전도사라는 사람의 안색이 변하더랍니다. 저주를 끊는 대가는 크면 클수록 좋은 건가 봅니다.

경남 지역의 한 집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어떤 교회의 강도사란 사람이 자기 집안의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면서 헌금을 요구하더랍니다. 그래서 100만원을 했는데 나중에 강도사가 하는 말이 그 헌금이 하나님께 상달하지 않았으니 헌금을 더 바쳐야 한다고 했답니다. 이런 식으로 그녀가 바친 헌금은 2천500만원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지면에 다 담지 못할 뿐이지요. 지금도 인간의 나약한 심리를 이용해서 착취를 일삼는 무속적 기독교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에 가는 사람도 문제지만 약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헌금을 착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적 노예로 삼아 그곳에서 결코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드는 사람들은 더 나쁩니다. 이런 단체의 리더들은 대부분 영력있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또,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기 때문에 ‘자기의 말=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식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성령을 거역하는 사람, 훼방하는 사람으로 정죄를 하고 저주를 하니 어찌 나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디 <교회와신앙>(www.amennews.com) 독자들께서는 이런 비정상적 신앙생활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기자가 가장 답답해 하는 것은 자신이 추종했던 교역자들에게 거액의 헌금을 착취당하고 무일푼으로 이탈한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나왔으니 다행이지만 그들의 삶은 척박하고 곤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바친 헌금도 그나마 교주나 추종대상자의 사기성을 입증하지 않으면 돌려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고 그러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등 절차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게다가 짧은 시간에 판결이 나오는 일도 아니어서 먹고 사는 일에 쫓기는 사람들은 법정소송에 매달리는 게 싫어 송사를 제기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합니다.

결국 ‘치유’, ‘영성’을 빙자해서 헌금을 뜯어내는 일부 사이비적 단체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디 발을 들여 놓았다 해도 잘못됐다는 판단이 서면 망설이지 말고 뒤돌아 설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문제있는 ‘치유’, ‘영성’ 단체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요? 문제의 단체들에 대해 구분하는 3가지 방법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나님의 말씀은 돈을 넣으면 바로바로 물건을 뱉어내는 자동판매기가 아닙니다.
첫째, 예언 사역이라는 것을 하면서 자동판매기처럼 예언을 빼주는 곳은 주의해야 합니다. 혹시 다니시는 단체가 ‘자판기식 예언’을 하지는 않습니까? 즉, 돈을 주면 바로바로 물건을 뱉어내는 자동판매기처럼 헌금 등을 갖다 주면 바로바로 즉석으로 예언이라는 것을 해주냐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반드시 자신이 말씀하고 싶을 때 하시는 분이지 인간이 필요로 한다고 그때마다 반드시 응답을 주시는 분이 아님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왕상 13:20). 즉 하나님은 내가 거액의 헌금을 갖고 그분을 찾아간다고 얘기해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사고를 갖고 있거나, 또 그러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단체나 인물은 결코 하나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둘째 ‘저주삭감 헌금’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즉 어떤 저주가 임하려고 하는데 그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귀신의 역사를 막으려면 헌금을 하라는 것입니다. 안 그러면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접근이죠. 그런데 이런 단체의 특징은 문제의 해결이 필요할 때마다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곳에 돈을 풀기 시작하다 보면 수억원대의 돈을 순식간에 바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런 행위를 하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결단코 하나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 구타 안수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교회, 기도원이라는 이름의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셋째, 구타를 동반한 안수를 하는 곳입니다. 얼마 전 저를 찾아온 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등이 시뻘겋게 멍들어 있었죠. 그가 물어보더군요. “제가 안수받은 곳이 불건전한 곳이 맞나요?” 이 학생의 몸에 귀신이 붙었다면서 기도원 원장이란 사람이 마구 때리며 안수라는 것을 하더라는 겁니다. 이런 단체는 물어 볼 것도 없습니다. 몸이 멍들도록 때리면서 안수한다는 곳은 구타를 하는 곳이지 정상적 안수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귀신이 정말로 붙었다면 때린다고 도망가겠습니까? 이런 구타는 사람이 죽는 일로도 자주 이어집니다. 일년에 꼭 몇 번 씩 사람 잡는 안수 행위가 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에서 일어납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의 3가지 유형을 보이는 곳에는 부디 속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신앙세계에도 수요공급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예수 무당'들에게 3억원씩이나 바치고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거짓된 지도자가 끊이지 않는 법입니다. 반대로 그런 거짓된 지도자들이 있기 때문에 속아서 3억원을 사기당하는 사람도 생기는 겁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저희 교회에 작업치료를 전공한 학생이 있습니다. 교통사고 등으로 몸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체의 일부 부위의 작업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치료 행위인 작업치료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팔을 심하게 다쳐 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젓가락질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주는 치료행위입니다. 그 학생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작업치료라는 재활과정을 시행하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몸짓 하나하나가 가장 큰 기적이고 경이로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신앙생활도 그와 같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가장 고귀한 영성, 가장 뿌리깊은 영성은 내가 지금 살아서 숨을 쉬면서 호흡하는 실제 생활속에서 나타난다고요. 그런 것을 외면하고 그저 내 몸 속의 생명이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맞히는 사람, 내가 과거에 뭐 했는지 알아맞히는 사람, 저주가 임하는데 그것을 해결해 줄테니 헌금을 바치라는 사람들에게 ‘탁월한 영성, 능력’을 돌리려는 사람들은 그냥 스포츠신문을 사서 보십시오. 그곳에 용한 무당들이나 점쟁이들은 쎄고 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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