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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국가 경쟁력은 國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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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국가 경쟁력은 國格”
  • 정윤석
  • 승인 200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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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총장, "국제화·본질적 교육, 한동대가 최고”

글로벌 국가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 혹자는 언어 능력, 어떤 이는 전문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김영길 총장(한동대, 68)은 ‘국격’이라고 말한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다면 나라에는 국격이 있다. 그 국격이 높은 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총장은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인들이 국제화와 영어소통능력을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너무도 근시안적인 생각”이라며 “국제화의 기본은 언어소통능력은 물론 전문성과 국제적 인격을 갖추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국제화와 관련, 한국인들은 언어소통능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우리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고 차이점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마음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습니다. 타국인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많은 사람과의 접촉과 경험을 통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김 총장은 국제관계에 있어서 신뢰만큼 중요한 게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것을 높이는 교육이 대한민국에 강조되고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직하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한국의 국제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김 총장은 비판했다. 언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정직과 성실이란 것이다. 그는 최근 떠들썩했던 학력위조 등에 대해 “개개인만 똑똑하게 만드는 이기주의적인 교육을 해 왔기 때문에 나타나는 사건”이라며 “국제화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격은 GNP 2만~3만 달러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국격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얼마나 많은 것을 나눠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대한민국이 타국에 나눠줄 수 있는 것으로 물질뿐만 아니라 IT, BIO기술과 교육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얼마 전 콩고에서 한동대로 유학 온 학생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 학생은 나중에 콩고로 돌아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다. 김 총장이 그에게 물었다. “다른 선진국도 많은데 왜 대한민국으로 유학을 왔는가?” 그가 말했다. “친구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배워온 선진 문물을 콩고의 개발 모델로 삼기에는 너무나 힘들다. 반면 한국은 1960년대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였다가 현재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다. 콩고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다. 수백년 동안 산업혁명을 통해 선진화를 이룬 나라보다 30년 만에 기적을 이룬 한국의 성장 모델이 우리나라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곳에 유학을 온 것이다.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그런 기적을 일으킨 한국이 어떻게 사람을 교육시키는 가이다.”

김 총장은 이렇게 한국에 관심을 갖고 유학 온 학생들에게 대학은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한동대가 올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유니트윈(UNITWIN) 프로그램 아시아 주관 고등교육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김총장의 오랜 교육적 지론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유니트 윈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가의 차세대 지도자감을 선진국으로 보내 교육을 시키고 다시 고국으로 돌려 보내 자국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고자 유네스코가 정한 프로그램이다.

김 총장은 한동대가 시행 중인 무전공·무학부 신입생 모집, 미국식 로스쿨 도입, 무감독 시험제 등을 ‘교육실험’이라고 부른다. 무전공 입학과 관련, 김 총장은 “우리의 교육환경은 학생들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적성을 잘 발견하도록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충분한 탐색 기간을 거쳐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하다 보니 스스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매주 엄청난 양의 학습을 요구해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탈락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동대는 매년 10대 1이 넘는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입학정원을 늘리지 않는다. 입학정원을 늘리면 학교 재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충실한 학부교육이 어렵다는 김 총장의 지론 때문이다.

김 총장은 “한동대는 처음부터 소규모의 교육중심 대학을 꿈꾸었고 국내에선 교육중심 대학이라는 개념이 없던 동안에도 고집스럽게 10년간 그 길을 걸어왔다”며 “국제화와 본질적인 교육 그 자체만큼은 우리가 최고”라고 자랑했다.

김 총장은 기자와의 대화 말미에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동대 졸업생의 얘기를 들려 줬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케네디 스쿨에 입학해서 백인 7명과 경합을 벌인 끝에 학생회장에 당선한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학생회장 유세연설에서 ‘왜 하버드 대학은 바뀌지 않는가?’라는 도전적인 주제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김 총장은 한동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러한 열정을 갖는 인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영혼이 있는 교육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러한 교육이 결국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 엘리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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