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오는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교회 양대 기관인 한기총과 교회협이 잇달아 논평을 발표했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대선용 이벤트’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을 드러냈고,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권오성 목사)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 “우리가 염원하는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남북정상회담 등 통일과 관련한 공론이) 국민적 공론화와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될 때 지지와 실효성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기총은 “이번 회담은 이러한 과정(국민적 합의 과정)을 생략하고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급박히 추진되고 있다”며 “세간의 지적처럼 현 정부와 북한이 대선을 겨냥한 이벤트라는 시각에 대한 설득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마뜩찮은 속내를 감추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교회협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도 6·15 공동선언의 실천과 2·13 합의의 재확인을 비롯하여 남북 간의 현안 의제를 충실하게 논의하여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 번영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크게 기여하리라고 믿는다”며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교회협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민족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하여 남북을 포괄한 한반도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세계 경제 질서에 함께 참여하는 길을 마련하고 △화해와 평화를 위한 교류와 협력 사업이 정치, 군사를 비롯한 사회, 문화, 종교 등 각계각층에서 보다 광범하게 활성화 되어야 하며 △식량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이산가족의 상봉 관련 사업 등은 우리 민족의 공생 공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기총과 교회협이 보인 시각차는 정치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측은 “그 시기가 대선을 앞둔 대통령 임기 말인 점, 이번 정상회담은 남쪽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다시 평양에서 개최키로 한 점, 추진절차가 밀행적으로 이뤄진 점, 의제도 미리 합의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이뤄진 점 등으로 볼 때 결국 대선용 이벤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범여권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일제히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