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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기도원]새봄, 기도 함성이 산기슭에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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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기도원]새봄, 기도 함성이 산기슭에 메아리친다
  • 정윤석
  • 승인 200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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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치환은 ‘생명의 서’에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라고 노래했다. 시인은 자신의 삶에 다가온 위기와 고뇌에서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아라비아 사막이라는 공간으로 가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사그라지는 신앙의 열정에 불을 붙이고 영혼을 소생케 하는 장소가 있다. 새봄을 맞아 미적지근, 식어진 신앙에 활기를 불어 넣는 기도원이 그곳이다.

   ▲ 천마산기도원 전경

경기도 천마산 자락에 위치한 ‘천마산 기도원’(동도교회 수양관)은 높은 위치에 지어졌다. 해발 500여 미터에 위치한 곳이라 꼬불꼬불 구부러진 산길을 한참을 올라가야 기도원이 나온다. 꽃샘 추위의 기운 속에 봄 기운이 살포시 비치는 기도원은 집회가 없는 평일에는 고요하기만 하다. 바람결을 따라 산새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자세히 들어보면 산새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기도 함성 소리가 들린다. 꽃샘추위가 한창인 지금도 기도의 불이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 천마산기도원 배치도

웅성거리는 기도 소리를 따라 가보았다. 천마산 기도원의 겟세마네 기도처소와 갈멜산 기도처소는 자연 공간에 그대로 조성된 기도 장소다.

   ▲ 기도의 함성 소리가 들려오던 겟세마네기도처와 감람산기도처

이곳에는 폐 타이어 안에 시멘트를 들이 부어 만든 독특한 기도 자리 수백 개가 산기슭에 펼쳐 놓여 있다.

   ▲ 폐타이어에 시멘트를 부어 만든 기도자리

이미 12명의 성도들이 그 자리에 앉아 마음 속에 서리서리 넣었던 시름과 아픔과 고뇌들을 기도로, 굽이굽이 펴고 있었다.

   ▲ 야외기도처에서 기도하는 성도들

기도의 열기는 한참동안 계속됐다. 하나님 앞에 진액을 쏟는 기도가 산기슭에 메아리쳤다. 기도자들 옆으로는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그들의 기도를 마치 하나님 앞으로 진상하듯 시원한 모습이다.

   ▲ 야외기도처에 나무들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천마산기도원의 기도 처소들은 깔끔한 인테리어도, 화려한 장식도, 환한 조명도 없다. 그나마 지붕도 쳐져 있지 않다. 자연 속에 타이어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어느 곳보다 뜨거운 기도의 영성이 타오르고 있었다. 기도의 영성은 화려함과는 무관하다.

   ▲ 야외 휴식공간
   ▲ 울창한 숲에 둘러 쌓인 모세관

기도처소를 나와 모세관을 지나가다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예장 합동측의 김일규 목사였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높은 장소에 위치해 외부와의 접촉이 쉽지 않은 기도원이라 자주 찾아와요. 혼자서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장소로 제격이죠. 춘계대심방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때 성도들에게 전할 말씀을 준비하고 기도하기 위해서 찾아왔어요.”

순간 김 목사님의 교회의 성도들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춘계대심방이 4월인데 그 때 전할 말씀을 미리 기도하며 준비하기 위해 기도원을 찾은 것이다. 성도들이 듣는 목사님의 말씀은 예전부터 미리 기경하고 물을 주고 가꿔 놓은 정성어린 말씀인 것이다.

목회자들에게 기도와 묵상의 깊은 샘을 제공하는 천마산 기도원은 총 4개의 관사로 이뤄져 있다. 가장 큰 건물인 예루살렘관은 1천200명이 동시에 예배 드릴 수 있다.

   ▲ 1천200명 수용 규모의 예루살렘관

대형숙소로서 사용이 가능하고 중소예배실도 구비하고 있다. 바닥이 원목으로 돼 있어서 따스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골교회의 느낌처럼 따스하다.

   ▲ 원목으로 마감한 예루살렘관 내부
   ▲ 예루살렘관에서 멀리 천마산스키장이 보인다

다비다관은 100인실, 50인실, 중소예배실이 있고 대형숙소로 사용이 가능하다.

   ▲ 중소예배실과 식당이 있는 다비다관

바울관은 300명이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예배와 소그룹 단위 모임이 가능한 장소다.

모세관은 개인실로 주로 교역자들이 조용히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곳이다. 온돌에 침대와 책상이 구비돼 있다.

새봄. 사람들은 봄에만 ‘새’자를 붙여서 ‘새봄’이라고 일컫는다. ‘새여름’, ‘새가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유독 봄만이 ‘새봄’으로 일컬어지는 특권을 누리는 것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강산이 변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도 새로워져서가 아닐까? 새봄을 맞아 신앙이 부대끼는 사람들은 가까운 기도원을 찾아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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