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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모든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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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모든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
  • 정윤석
  • 승인 200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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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부터 생명…성체줄기세포 연구로 전환해야"


 

▲ 배아줄기세포 세미나에서 발제한 박재현 교수(왼쪽 두번째에서 우측으로), 신동일 박사, 이승구 교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가 잉여 배아든, 핵치환술을 사용한 복제된 배아의 경우든 그 어떤 배아를 사용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채택했다.

한기총 신학연구위원회(위원장 이종윤 목사)는 2005년 10월 7일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인간 배아부터가 인간 생명이라는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며 성체줄기세포 연구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배아 즉 난자를 이용한 인간의 개체복제는 물론이고 황우석 박사팀이 최근 성공했다고 발표한 체세포복제에 이르기까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전면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의 수정란이나 복제된 인간 배아가 분화한 것에서 얻는 것으로, 처음에는 불임클리닉에서 시술하고 잔존하게 된 잉여 배아를 사용하여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해 내는 작업을 했으나 현재는 난자에 체세포 핵을 치환하는 방법으로 복제된 배아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얻고 있다.

그러나 한기총은 ‘배아복제’를 전면 반대하는 입장을 내는 대신 그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에는 찬성하는 뜻을 나타냈다. 성체줄기세포는 난자를 이용한 배아가 아닌 성인(成人)의 조직, 제대혈, 태반 등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것이다.

한기총 신학연구원회는 세미나를 마친 후 임원회를 열어 세미나 발제와 종합토론의 의견을 종합하여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하고 성명서 초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기총은 오는 10월 13일로 예정된 한기총 임원회에서 성명서를 보고 받아 한기총의 입장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는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배아복제 연구과정에서 폐기되는 배아는 물론이고 줄기세포를 얻어낸 배아도 결국에는 죽이게 되는 것이므로 명백한 살인”이라고 지적하고 “환자의 생명 연장을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이기적인 세태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한 세미나에서는 의학적 관점에서 박재현 교수(내과의사, 경희대학교교수), 법률적 관점에서 신동일 박사(법학박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신학적 관점에서 이승구 교수(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가 각각 발제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생명윤리’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박재현 교수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황우석 박사팀의 연구를 환영하고 있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으로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은 황 박사가 빨리 치료법을 개발하여 하루 속히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러나 배아줄기세포가 모든 난치병을 치료할 것이라는 기대는 오해이며 줄기세포 연구는 질병 치료를 위한 가능성의 하나일 뿐이며 모든 질병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배아복제의 법적인 문제와 생명윤리’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신동일 박사(법학박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는 “배아실험은 현재 생명공학의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생명공학의 많은 영역은 인간 배아를 직접 조작하고 실험하여 가능한 실험결과를 얻고자 하지만 이러한 실험은 동의를 받지 않은 인체실험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고 “그 실험의 결과가 피실험자의 이익에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고 덧붙였다.

신 박사는 “배아 실험은 그 실험의 성패와 관계없이 실험대상 배아를 종국적으로는 폐기하기 쉬우며, 배아의 폐기는 엄격하게 윤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생명의 침해 또는 인간의 살해행위와 유사하다”면서 “체외 수정으로 생성된 배아는 원칙적으로 체내 수정된 배아와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체내 수정된 배아에 대하여 출생 직전까지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 줄기세포 연구의 현황과 기독교적 반응’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승구 교수(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예수께서 인성을 취하신 시점을 과연 언제로부터라고 해야 하느냐고 물을 때, 마리아가 성령의 능력으로 남자와 전혀 상관없이 수태하게 되었을 때라고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마리아의 몸에 하나님의 놀라운 작용에 의해서 수정란이 형성되었을 때부터가 예수의 인성이 시작되는 것이지, 그렇게 형성된 수정란이 마리아의 자궁에 착상할 때부터라고 하든지, 약 14일 후에 원시선이 나타나게 되었을 때라고 하든지, 심장이 형성되고 예수 나름의 폐쇄 혈관계가 형성될 때라고 하든지, 뇌파가 관찰될 때라고 하든지 등등의 생각은 다 잘못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또 “인간의 생명은 46개의 유전자가 있게 되는 수정란으로부터라는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잉여 배아든지, 핵치환술을 사용해 복제된 배아든지 그 어떤 배아를 사용한 배아 줄기 세포 연구에 찬성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더구나 현재 기술적 상황을 볼 때 인간의 여러 난치병을 효과적으로 빨리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성체 줄기 세포 연구에 치중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5일 KNCC 교회와사회위원회는 ‘배아줄기세포연구와 기독교윤리’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난치병과 불치병 치료 같은 긍정적 경우에 한해서만 황 교수의 연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부분적인 찬성의 의사를 밝힌 반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9월 14일 ‘배아도 생명이다!’는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인간배아 복제와 연구, 인간 개체 복제, 인간과 동물과의 이종교잡이나 키메라 생성 등의 일체 행위를 반대한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일체의 복제 및 파괴 행위와 이에 대한 지원을 속히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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