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측은 3월 5일 총회 회관에서 총회정책실행위원회(실행위)를 열고 ‘다락방 교단복귀 청원건’을 정식 안건으로 다뤘다. 이날 회의는 일단 이 문제를 임원회에 맡겨 위원을 구성하고 신학적인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실행위에 다시 보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락방의 복귀문제는 합동측의 공식 안건이 되었고, 9월 총회에까지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태득 총회장은 이 날 다락방 교단복귀 청원건을 심의하기에 앞서 “다락방측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대로 모두 고치겠으니 받아줄 것을 요청하는데 거부할 이유가 있느냐”면서도 “그렇다고 쉽게 받아 줄 수도 없는 사안이라 임원회에서도 아직 손을 못 댔다”며 실행위원들의 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실행위원들은 대체적으로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예종탁 전 총회장은 “이단성 문제는 성명서로 사과한다고 처리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소속된 사람들의 신앙의 문제까지 모두 결부되는 것”이라며 “겉은 회개하는 자세라도 신학 사상에 이미 물든 사람들의 내면이 다 고쳐졌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합동측 임원회가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의 청원서를 받은 것 자체도 행정적으로는 온당치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락방 류광수 왜 이단이라 하는가>(경향문화사)의 저자인 박진규 목사는 “다락방측은 현재 이단시비 때문에 전도가 안 되고 있을 것”이라며 “정통교회로 복귀해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구실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달리 받아주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락방 류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당시 신학부장을 지낸 이재영 총무는 “과거에 이단이라고 했다 해도 회개하고 고치고 돌아온다면 받아주고 보듬는 것이 기독교의 정신”이라며 다락방측의 교단 가입 청원건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합동측 교단지인 <기독신문>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상은 목사는 “전도 총회가 진심으로 교리나 교회분열 등 모든 과오를 회개하고 돌이킨다면 합동측과의 연합은 긍정적”이라며 “자기 종파의 교주를 하나님이나 그리스도로 신격화하는 것은 이단이지만 그 외에 천사동원권 등 지엽적인 문제로 함부로 어느 단체를 이단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다락방측은 <기독신문> 2월 25일자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잘못된 점은 언제든지 지도를 받아 고치겠다”며 “(합동측)총회장님과 총회 임원과 전국교회 앞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과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한국교회와 세계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다락방측의 한 관계자는 “합동측에서 우리쪽으로 접촉 요구가 왔기 때문에 그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며 “사과도 그에 맞춰서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영 총무는 “합동측 교세가 어느 정도인데 다락방측의 교단 가입을 먼저 권유하겠느냐”며 “거론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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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류광수 목사의 이단시비 관련행보
△1991년: 예장 합동측 부산노회에서 음주운전 사고와 김기동 씨 이단 사상 관련성 이유로 목사면직처리 되자 노회 처분에 반발하는 해명서 발표.
△1995년 4월: 합동측 부산노회 앞으로 “참회하며 엎드려 사과드립니다”라는 비공개 ‘사과성명’ 전달.
△동년 7월: 합동측 부산노회를 상대로 ‘목사면직결의 무효확인’ 소송 제기.
△동년 9월: 예장 고려, 고신, 통합 총회에서 사이비성 규정.
△1996년 7월: ‘한국기독교 이단사이비 피해대책협의회’ 주최 공청회에서 서철원 교수(총신대)의 지적을 받고 “겸허하게 수용, 고쳐 나가겠다”고 발언.
△1996년 9월: 예장 합동측 총회 류광수 씨 이단 규정.
△1998년 8월: 최삼경 목사와의 이단성검증 공청회를 통해 자신의 잘못 시인.
△1998년 9월: 공청회에서 시인한 잘못을 더욱 구체화하며 회개를 선언, 자신의 책자들을 철저한 검증을 받아 수정하겠다는 내용의 ‘한국교회 앞에 고백드리는 글’을 교계 신문들을 통해 발표. 이후 2004년 3월 현재까지 신학사상 수정 등 그에 관한 후속조치가 공식·공개적으로 알려진 바 없음.
△1998년 9월: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이단 규정.
△2004년 1월: 예장 합동측에 교단복귀 허락 청원.
△동년 2월: 예장 합동측 기관지 <기독신문>에 사과 성명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