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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측, 다락방 교단복귀 신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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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측, 다락방 교단복귀 신중 검토
  • 정윤석
  • 승인 200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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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위서 임원회에 위원구성 요청… 총회 상정될듯


▲ 다락방측이 제출한 교단복귀 청원서.
류광수 목사 다락방측(예장 전도총회, 총회장 정은주 목사)의 예장 합동측 복귀시도가 교계에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합동측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다락방측으로부터 ‘교단복귀 허락 청원서’를 접수받은 합동측(총회장 임태득 목사)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합동측은 3월 5일 총회 회관에서 총회정책실행위원회(실행위)를 열고 ‘다락방 교단복귀 청원건’을 정식 안건으로 다뤘다. 이날 회의는 일단 이 문제를 임원회에 맡겨 위원을 구성하고 신학적인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실행위에 다시 보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락방의 복귀문제는 합동측의 공식 안건이 되었고, 9월 총회에까지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태득 총회장은 이 날 다락방 교단복귀 청원건을 심의하기에 앞서 “다락방측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대로 모두 고치겠으니 받아줄 것을 요청하는데 거부할 이유가 있느냐”면서도 “그렇다고 쉽게 받아 줄 수도 없는 사안이라 임원회에서도 아직 손을 못 댔다”며 실행위원들의 심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실행위원들은 대체적으로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예종탁 전 총회장은 “이단성 문제는 성명서로 사과한다고 처리될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소속된 사람들의 신앙의 문제까지 모두 결부되는 것”이라며 “겉은 회개하는 자세라도 신학 사상에 이미 물든 사람들의 내면이 다 고쳐졌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경원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경원 목사(이단대책위원회 전 서기)도 “다락방은 우리 교단뿐만 아니라 통합, 감리교, 침례교 등 여러 교단에서 정죄한 단체”라며 “그런 단체를 우리 교단이 받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목사는 “다락방 청원건에 대해 정치행정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철저하게 신학적으로 접근해 흡족할 만한 검증 결과가 나온 뒤에야 정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회개하고 고치겠다’고 말을 해 놓고는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류광수 씨가 지금까지 그래왔다”며 이단성 지적이 나올 때 보였던 류 목사의 일관성 없는 행보를 꼬집었다.

▲ 다락방측의 교단복귀청원권을 놓고 합동측 총회정책실행위원회에서 임태득 총회장(사진 오른쪽)
현재 합동측 내부에서는 다락방 문제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류 목사측 태도의 진정성을 의문시하는 기류가 대체적이다. 류 목사를 1991년 당시 목사 면직 시킨 부산노회의 한 관계자는 “류광수 씨의 현재 모습과 부산노회에서 면직될 당시의 자세가 유사하다”며 “당시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자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다시 그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신빙성이 없어 보였는데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이 관계자는 합동측 임원회가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의 청원서를 받은 것 자체도 행정적으로는 온당치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락방 류광수 왜 이단이라 하는가>(경향문화사)의 저자인 박진규 목사는 “다락방측은 현재 이단시비 때문에 전도가 안 되고 있을 것”이라며 “정통교회로 복귀해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구실로 보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달리 받아주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락방 류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당시 신학부장을 지낸 이재영 총무는 “과거에 이단이라고 했다 해도 회개하고 고치고 돌아온다면 받아주고 보듬는 것이 기독교의 정신”이라며 다락방측의 교단 가입 청원건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합동측 교단지인 <기독신문>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상은 목사는 “전도 총회가 진심으로 교리나 교회분열 등 모든 과오를 회개하고 돌이킨다면 합동측과의 연합은 긍정적”이라며 “자기 종파의 교주를 하나님이나 그리스도로 신격화하는 것은 이단이지만 그 외에 천사동원권 등 지엽적인 문제로 함부로 어느 단체를 이단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다락방측은 <기독신문> 2월 25일자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잘못된 점은 언제든지 지도를 받아 고치겠다”며 “(합동측)총회장님과 총회 임원과 전국교회 앞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과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한국교회와 세계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다락방측의 한 관계자는 “합동측에서 우리쪽으로 접촉 요구가 왔기 때문에 그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며 “사과도 그에 맞춰서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영 총무는 “합동측 교세가 어느 정도인데 다락방측의 교단 가입을 먼저 권유하겠느냐”며 “거론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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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류광수 목사의 이단시비 관련행보

△1991년: 예장 합동측 부산노회에서 음주운전 사고와 김기동 씨 이단 사상 관련성 이유로 목사면직처리 되자 노회 처분에 반발하는 해명서 발표.
△1995년 4월: 합동측 부산노회 앞으로 “참회하며 엎드려 사과드립니다”라는 비공개 ‘사과성명’ 전달.
△동년 7월: 합동측 부산노회를 상대로 ‘목사면직결의 무효확인’ 소송 제기.
△동년 9월: 예장 고려, 고신, 통합 총회에서 사이비성 규정.
△1996년 7월: ‘한국기독교 이단사이비 피해대책협의회’ 주최 공청회에서 서철원 교수(총신대)의 지적을 받고 “겸허하게 수용, 고쳐 나가겠다”고 발언.
△1996년 9월: 예장 합동측 총회 류광수 씨 이단 규정.
△1998년 8월: 최삼경 목사와의 이단성검증 공청회를 통해 자신의 잘못 시인.
△1998년 9월: 공청회에서 시인한 잘못을 더욱 구체화하며 회개를 선언, 자신의 책자들을 철저한 검증을 받아 수정하겠다는 내용의 ‘한국교회 앞에 고백드리는 글’을 교계 신문들을 통해 발표. 이후 2004년 3월 현재까지 신학사상 수정 등 그에 관한 후속조치가 공식·공개적으로 알려진 바 없음.
△1998년 9월: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이단 규정.
△2004년 1월: 예장 합동측에 교단복귀 허락 청원.
△동년 2월: 예장 합동측 기관지 <기독신문>에 사과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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