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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포기·민족화합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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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포기·민족화합 기원
  • 정윤석
  • 승인 2003.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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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구국기도회·민족화합기도회 이모저모

  한기총·기지협 구국기도회

▲ 한기총 구국금식기도회에 참석한 신도가 피켓을 들고 찬양을 하고있다.
한기총과 기지협이 주최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금식기도회가 열린 3월 1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야외 음악당은 집회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몰려 드는 신도들에게 주최측이 나눠준 검은색 리본과 녹색풍선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갔다. 참석자들은 검은색 리본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가슴에 달았다.
기도회에 모인 10만여 명의 신도들의 손에는 소형 태극기와 각종 문구가 들어간 피켓이 들려 있었다. 피켓에는 ‘하나님이여 이 땅을 평화롭게 하소서’,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다’, ‘북한의 인권을 보장하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어 이 날 기도회가 이 땅의 평화와 주한미군 철수 반대, 북한의 인권 보장 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행사장 주변에는 <국민일보>가 호외 10만여 부를 발행해 참석자들에게 나눠줬고, <기독교TV>를 비롯한 수십여 개의 교계 매체와 <오마이 뉴스>, <SBS> 등 일반 언론도 나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 기도회의 사회를 맡은 길자연 목사.
집회는 영산싱어즈의 경배와 찬양이 있은 후 길자연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기도회는 집회의 순수성에 문제제기를 할 만한 돌발상황 없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됐다.
한기총이 지난 1월 주최한 서울시청 앞 기도회 축도의 일부 내용으로 구설수에 오른 최해일 목사가 개회사를 맡았으나 돌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최 목사의 개회사에 이어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 뒤 ‘기도 풍선 날리기’ 순서가 진행됐다. “풍선을 날리자”는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참여자들은 일제히 풍선을 날렸다. 일순간 10만여 개의 풍선이 하늘을 뒤덮었다.

계속된 기도회에서 기도인도를 하는 목회자들이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미군철수 반대, 북한 핵포기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신도들은 열성적으로 아멘을 외치며 함께 기도했다.
이날 집회 분위기는 특별히 조용기 목사가 등장하면서 가열되기도 했다. 그가 나오자 신도들은 박수를 터뜨렸고, 조 목사는 “북한에는 자유가 없다”고 말문을 연 뒤 “말할 수 있는 자유, 직장을 얻을 수 있는 자유, 이사할 수 있는 자유 등 어떤 자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합심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신도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열성적으로 기도했다.

▲ 민족화합기도회에 참석한 신도가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4시 40분 경 모든 순서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앉은 자리의 쓰레기들을 한군데로 모아 깔끔하게 정리하는 등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집회 후 신도들은 기도회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광교회에서 왔다는 이정자 집사(55)는 “개인적으로 통일과 반전, 그리고 대구 지하철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기도했다”며 “이 땅에 교파를 초월하여 나라와 기도를 위한 모임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족 화합기도회
3월 1일 아침 7시 종교교회에서 열린 제 16회 3·1절 민족화합기도회에는 300여 명의 신도들이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40, 50대 중년층 남성들이 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이 자리에 모인 신도들은 민족화합과 세계평화,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했다. 요란한 구호도, 화려한 순서도 없었지만 옥한흠 목사의 ‘전쟁을 모르는 세대를 위하여’라는 말씀을 따라 참여자들은 자기 성찰과 회개를 거듭하며 시종 진지하게 기도회에 임했다.

서영훈 장로(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대표기도를 통해 겨레가 하나되어 일어났던 84년 전의 3·1절과 달리 지금은 분단의 고통을 안고 모였다는 점을 말하고 “우리 민족 전체의 책임임을 오늘 상기하고 회개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옥한흠 목사는 3월 2일 주일에 설교할 내용을 미리 들고 나왔다고 밝힌 후 설교를 시작했다. 옥 목사는 설교에서 기쁨과 희망과 모범이 아닌 갈등과 불신을 신세대들에게 물려주는 기성세대로서의 아픔과 고통을 절절히 담았다. 옥 목사의 설교에 일부 신도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픔의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 종교교회에 300여 명의 신도가 모여 기도회를 열었다.(사진 위로부터 시계방향).

설교 후에는 노래로 기도를 올리는 독특한 시간을 가졌다. 손정우 장로는 ‘민족을 위한 기도’라는 제목의 노래를 통해 “겨레가 그리스도 울타리에서 하나이게 하소서, 한줄기로 솟구쳐 뻗어나게 하시고 한 물결로 모아져 굽이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화합하는 민족이 되게 하소서”라며 겨레의 염원을 담았다.

한편 이날 3·1절 민족화합기도회 참석자들은 민족화합국민연대(민화연)를 발기하며 “그동안 민족의 화합을 위해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와 지역사회를 연결하고자 결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민화연은 △정계는 지금까지의 지역구도와 패거리정치의 구태를 일소하라 △재계는 과거의 부조리를 깨끗이 청산하라 △언론계는 거듭나서 국익을 생각하고 공동선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등 11개 항목의 행동지침을 채택해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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