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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웃음 바이러스 ‘전국이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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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웃음 바이러스 ‘전국이 감염’
  • 정윤석
  • 승인 2002.12.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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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머강사 1호’ 김 진 배 원장

 

꺾어진 불혹, 김진배 원장(45, 유머개발 교육원, http://www.humorlife.com)은 ‘웃음 전도사’로 불린다.

20대 초반부터 웃음과 유머에 대해 연구하다가 30대부터는 아예 ‘성공인의 유머화술’, ‘리더십과 유머화술’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기업체, 공공기관, 문화센터, 교회, 대학 등 자신을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한달 평균 20여 곳에서 강의를 한다.

김 원장은 유머는 개인과 사회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될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이를 보급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원래는 천하의 숙맥이었어요. 짝사랑하던 여학생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끙끙 앓았었죠. 고2가 되면서 정말 어느날 갑자기 잠재된 끼가 발휘되기 시작했어요. 여학생에게 말도 걸고…. 너무 말이 잘나왔습니다. 대학에선 응원단원, 팬터마임 등으로 무대에 섰고 사람들이 저의 말과 표정, 행동에 따라 웃어주는 게 너무 신이 났습니다.”

내친김에 ‘유머기법’과 ‘화술기법’을 구상했다. 유머감각이 대단하다고 평가를 받았건만 그의 유머에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럴 때면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생각나는 대로 함부로 비꼬고 풍자했던 자신의 유머방식을 반성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유머의 매너’를 알게 됐고, 군 생활과 사회 생활을 하며 ‘대인관계 화술’, ‘성공학’을 자신의 유머에 첨부했다. ‘김진배 식 유머’가 탄생했고 김 원장은 KBS 6시 내고향, SBS 인생 대역전 등에 출연하며 국내 유머 강사 1호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웃음 전도사로 나서 수많은 장소를 다녔지만 김 원장이 가장 마음 편히 서는 곳은 역시 교회다.

“교회에 갔을 때 느낌이 가장 좋아요. 아마도 따스함을 느껴서인 것 같아요. 기독교의 3대 가치인 믿음, 소망, 사랑을 진정으로 마음에 가진 사람이 기쁨과 웃음이 없다면 말이 안되죠.”

믿음이 있는 자가 우울하지 않을 것이며, 소망을 가진 자의 표정이 어둡지 않을 것이고, 사랑이 풍성한 자가 웃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하는 얘기다. 웃음과 기쁨을 빼놓고는 크리스천은 설명될 수 없다는 게 김 원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김 원장은 교회에 웃음과 유머가 몰아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세대는 재미없는 것을 견디지 못해요. 교회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웃기고 재미있으면 성도들의 마음이 열려요. 그 때 말씀으로 감동을 주고 결단을 촉구하면 실천하는 성도로 자랄 거예요.”

김 원장은 자신이 교회를 처음 다녔던 1970년대만 해도 교회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가장 재미없는 곳이 교회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예수님도 웃었을까? 김 원장은 ‘당근’이라고 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에 하나가 웃음인데 예수님은 이것을 만끽했을 거란 얘기다. 김 원장이 성경을 통해 생각해 낸 유머의 대표적인 구조는 ‘Yes, and But’ 이다.

성경에서 수로보니게 여자가 예수님께 귀신 쫓아주기를 구했을 때 예수님은 “자녀들의 떡을 개에게 주는 게 마땅치 않다”고 하신다. 그 때 수로보니게 여자가 한 말이 바로 그 구조다. “맞아요, 예수님. 그러나 개들도 자녀들의 식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는 먹잖아요.”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하면서 여유있게 그것을 반전시키는 기법을 활용해 나간다면 말에 탄력이 붙고 유머와 재미가 생긴다는 얘기다. 강단에서 말할 때도 이런 기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또한 김 원장은 웃음의 3대 조건으로 ‘재치, 인정, 여유’를 꼽는다.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머를 발달시켰지만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유머는 약하다는 것. 결국 웃음의 3대 조건은 참된 크리스천만이 해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미에서 김 원장은 가장 재미있었던 사람으로 김중기 교수(연세대)를 꼽는다. 김 원장은 “교수님은 ‘매주 한 명은 웃기겠다’는 유머 철학을 갖고 있었다”고 소개한다.

김 원장은 지금도 마이크잡고 강의하는 시간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라면도 제대로 못 끓이고 형광등도 하나 제대로 갈지 못하지만 ‘유머 강사’라는 일은 제일 신나고 재미있다.

김 원장은 지금도 가는 곳마다 유머와 웃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무수한 갈등을 없앨 윤활유라는 믿음을 갖고서.
 

 

●  김 원장이 소개하는 유머 기법 하나

말의 음이나 뜻을 비틀어서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전과자(전직 과대표였던 자)’ ‘말단사원(말 잘 듣는 단계의 사원)’ ‘부자는 맨션에 살고 가난뱅이는 맨손으로 산다’는 말이 그런 예가 될 것이다.

거리에서 시위를 하던 덩달이가 그만 안기부에 잡혀서 취조실로 끌려갔는데 조사관이 냅다 덩달이의 뒤통수를 후려쳤더란다. 덩달이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자 조사관이 눈을 부라리며 묻는다.

“왜, 기분 나쁘냐?”

“안기분 나빠요.”

남에게 들은 얘기를 옮기는 것에 그쳐서는 유능한 유머리스트가 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예들을 통해서 유머창조에 필요한 발상법을 익히는 일이다. 그래야만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무시로 ‘따끈따끈한’ 표현들을 창조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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