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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적 구원관인가, 구원론의 섬세한 구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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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적 구원관인가, 구원론의 섬세한 구분인가?”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21.12.0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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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협 주최, ‘회심 준비론’ 김효남 교수 vs 정이철 목사 찬반 토론
회심준비론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정이철 목사(바른믿음 발행인)
회심준비론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정이철 목사(바른믿음 발행인)

고경태 목사 "이번 토론, 책 100권 읽는 것보다 의미 깊은 시간" 논평

‘회심준비론’은 과연 성경에서 나온 바른 교리인가, 배격해야 할 이론인가? 회심준비론 찬반 불꽃토론이 2021년 11월 22일 오후 12시 30분 경기도 기흥의 한돌교회(임헌원 목사)에서 기독교진리수호연구협회(기진협, 임헌원 대표)의 주최로 진행됐다. 반대 입장은 정이철 목사(엔아버장로교회, 바른믿음 대표), 찬성 입장은 김효남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가 밝혔다. 찬반 발표는 50분, 이후 양자간 토론은 2시간 동안 펼쳐졌다.

반대측 정이철 목사가 회심 준비론을 비판하는 이유

회심준비론 반대 의견을 밝힌 정 목사는 “이신칭의를 얻는 유일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라며 “회심 준비론은 ‘예수를 믿는 과정’에서 그리스도의 복음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먼저 율법의 작용, 개인이 죄를 깨닫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즉, 율법을 먼저 선포해 개인들이 ‘나는 지옥 갈 수밖에 없는 죄인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 없이 그냥 예수 믿으면 천국간다, 복음만 들어서는 온전한 구원에 이룰 수 없다는 주장이라고 정의했다.

회심준비론의 첫 번째 문제로 정 목사는 거짓된 언약 사상이 기반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정한 언약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영원히 소유하기 위해 자기 백성을 부르시고 창조하시고 ‘너는 지금부터 나를 영원히 섬기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의 하나님으로 남겠다’는 약속”이라며 “하나님과 아담 사이에 맺은 인격적 언약을 변조시키는 형태가 여러 가지 나타나게 됐는데 그 중에 하나가 회심 준비론”이라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회심준비론의 출발은 ‘행위언약사상’이라며 그것은 윌리엄 퍼킨스에게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퍼킨스가 행위언약은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하는 언약으로서 율법을 완성하는 자에게는 영생이고 율법을 범하는 자들에게는 영원한 죽음이다는 언약인데 이것이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7장과 19장에 그대로 들어와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문제시했다.

정 목사는 회심 준비론의 실제적 문제가 교회론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회심 준비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원받았다는 사람이 있다 할 경우 회심준비론을 주장하는 목회자들은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을 뿐 회심준비론을 통과하지 않고 그냥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는 사람들의 구원을 부정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회심 준비는 반드시 율법을 지키지 못하여 영원히 저주받은 아담의 상태에 떨어져 있는 자신의 운명을 느끼고 체험하고 경험시키게 한다”며 “‘당신이 하나님께 반역한 모든 죄를 짊어지고 죽으심으로 당신이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을 얻습니다’라는 복음을 대놓고 전하지 않고 율법의 저주와 죄를 지정하는 율법을 가르치고 그래서 아담이 그 행위 언약에 미치지 못한 운명적인 자신의 한계와 이것을 절감하게 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 후 예배와 성경공부와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공로를 덧입어 회심을 고대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회심 준비론의 목표”라고 비판했다.

회심준비론의 성경적 역사적 타당성을 설명하는 김효남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회심준비론의 성경적 역사적 타당성을 설명하는 김효남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김효남 교수가 회심 준비론이 문제 없다고 보는 이유

김효남 교수는 “회심 준비론 반대 견해를 보이는 정이철 목사의 위치는 매우 불리하다”며 “그 이유는 회심 준비론은 내가 만든 견해가 아니라 청교도뿐만 아니라 교회사의 전통에서 칼뱅, 루터, 빌헬무스 아브라켈같은 네덜란드 개혁신학자들은 물론 개혁파 라인에 있는 헤르만 바빙크, 루이스 벌코프 등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교리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 목사의 회심 준비론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율법에 대한 이해가 개혁파의 견해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구원’이라고 할 때 개혁파 신학에서 이를 소명, 중생, 회심, 칭의, 양자라는 즉각적 관점과 성화와 견인이라는 지속적 관점으로 구분해 ‘구원의 서정’이라고 하듯이 회심 준비는 “하나님께서 택자들의 영혼 안에서 행하시는 사역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은혜언약 안에 들어가는 단계를 구원의 서정처럼 세분화해서 설명함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 바로 회심준비론”이라고 설명했다.

정 목사가 주장하듯 인간 스스로 뭔가를 준비해서 구원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구원을 위해 인간을 준비시키는 과정을 의미하는 게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을 퍼킨스는 △하나님의 뜻과 법을 알면서 자신의 죄와 본성을 대입하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한다 △율법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하나님께서 이 마음을 치셔서 심판과 지옥을 두려워하게 된다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에 이를 수 없다는 절망 가운데 그리스도를 갈구하게 된다는 이 과정의 다섯 단계 정도가 회심 준비론이 말하는 회심의 전(前)과정인데 인간 심령 가운데 이런 마음을 준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점에서 회심 준비론은 결코 비판론자들이 생각하는 율법주의적 개념이 아니라는 반박이었다.

김 교수는 회심 준비론이 탄생하게 된 시대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당시를 △천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로마 가톨릭이 지배했다 △국가교회의 체제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세례를 받고 교회의 일원이 된 국민들이 대다수였다 △교회안에 진정으로 성경 말씀을 통해 회심하고 구원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형식적인 신앙인들이 가득찼다고 배경을 정리했다. 이런 배경에서 하나님의 율법에 미치지 못하는 인간 본성을 자각하며 죄인임을 깨닫도록 한 것이 회심준비론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청교도들은 인간이 믿고 회개하는 것 같지만 그 원인자는 하나님이라는 중심을 결코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찬반토론은 별도 기사).

양자가 50분간 발표한 이후 2시간여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를 모두 관전한 고경태 목사(광주 주님의교회)는 “회심준비론을 처음 언급한 윌리엄 퍼킨스 같은 인물을 우리가 한 칼에 어떤 인물이다라고 잘라서 말하기 보다 평생을 공부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며 “저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전체적으로 믿고 받아들이지만 그 안에 회심준비론, 능·수동 순종은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고 목사는 “웨민은 우리가 인정하고 유연성을 갖고 받아들여야지 픽스시켜서는 안된다”며 “이것에 대한 합의를 해줘야 좀더 학문과 양심의 자유 속에 풍성한 토론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말했다. 고 목사는 “두 목사가 발제를 위해 이렇게 용기를 내줘서 감사하다”며 “이번 토론은 우리가 책 100권 읽는 것보다 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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