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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치유’ 신천지 트라우마 회복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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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치유’ 신천지 트라우마 회복에 앞장
  • 정윤석
  • 승인 2019.05.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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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 권남궤 실장
▲ 4월 11일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권남궤 실장
1993년 7월 서울 총신대 입구(이수)역, 친구를 기다리다가 지하철 의자에서 성경을 읽고 있던 권남궤 실장(당시 23세,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저는 안양에 있는 OO장로교회 다니는 집사예요. 젊은이가 성경 읽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요즘 누가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갈망하며 성경을 읽을까요.” 칭찬하며 다가온 집사라는 사람에게서 곧이어 질문이 나왔다. “그런데 성경 읽는 내용이 이해가 잘 가세요? 성경에 주의 말씀은 송이 꿀처럼 달다고 하는데 읽으면서 그런 감동을 느끼시는지요?” 사실 권 실장은 성경을 읽으면서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성경을 읽긴 하지만 사실 그런 감동을 느끼는 건 아니고, 의무적으로 볼 때도 적지 않아요.”

솔직한 권 실장의 답변에 그 집사는 “제가 지금 성경 공부를 하는데 너무 재밌어요.”라며 마태복음 13:34을 펴며 비유풀이를 실험삼아 보여줬다. 성경에 대해 잘 몰랐던 권 실장에게 비유풀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집사님인데도 성경을 잘 아는 모습, 신구약을 오가면서 짝을 맞추는 게 참 신기해서 권 실장이 먼저 물었다. “집사님, 성경을 어디서 배우셨어요?” 집사는 명함을 내밀었다. 그 명함엔 ‘무료성경신학원’이라고 써 있었다. 신천지가 1천명을 겨우 넘긴 26년전의 일이었다.

권 실장 스스로 그 집사가 건넨 명함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저, 거기서 성경공부 하고 싶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있던 그 신학교에 가자마자 비유풀이를 배웠다. 2시간 30분의 강의였다. 이때부터 신천지식 성경공부에 푸욱 빠져들었다. 신학원 수료 후 제 1기 강사교육을 받고 바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신천지에 빠진 지 6개월만의 일이었다. 그후 14년 동안 권 실장은 신천지에서 요한지파 금천교회 담임강사 생활을 했고 한 때 일곱 교육장으로도 있었다.

권 실장은 신천지가 자신의 삶의 모든 것 중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한다. 새하늘 새땅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하루 8시간 FULL로 강의를 뛰며 허리가 상했다. 그래도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너무 바뻐서였다. 2006년 10월 어느날이었다. 신현욱 목사(당시 신전치 교육장)가 개인적으로 만나자고 요청했다. 당황스러웠다. 매주 수요일 총회 회의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보는 사이인데 따로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서 만나자고 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제가 지금 너무 바쁜데요.’ 말하고 싶었지만 신 소장의 눈빛에선 뭔가 만나지 않으면 안될 거 같은 어려움이 느껴졌다. 신 목사의 교회가 위치한 강동구 상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나 2시간을 얘기하며 요한계시록 20:4의 말씀이 신천지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하늘의 영과 이 땅의 육체가 서로 만나 합일하는 교리가 아니라는 걸 확인한다.

그때 처음으로 집으로 돌아가 권 실장은 공동번역으로 대역해본다. 역시 한 존재를 설명한 말씀이지 두 존재가 합일한다는 말씀이 아니었다. 이 구절에 따르면 사망이 백보좌 심판 이후가 되기 때문에 이만희 교주가 죽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 교인도 모두 죽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런 모순된 교리를 개혁하자는 움직임은 ‘쿠데타’로 낙인 찍혔고 권 실장은 신천지를 탈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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