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장을 설명하며) 먼저, 하나님께서 성령의 ‘바람’을 보내셨고, 그 다음에 성령의 ‘불’을 보내셨으며, 그 후에 성령의 ‘포도주’를 보내셨다.”(마이크 비클저, 박선규 옮김, <예언사역의 여정>, 국제기도의집, 2013년 초판3쇄, 35~36페이지).
“하나님의 포도주는 요엘서에 보면 성령 강림과 연결되어 있다.”(위의 책 36페이지).
“사도행전 2장에서 하나님은 먼저 바람을, 그 후에 불과 포도주를 보내셨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재림 전에 그의 교회를 회복시키실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순서에 있어서는 사도행전 2장과 정반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먼저 하나님은 지쳐 있는 교회들을 새롭게 하고 치유하기 위하여 성령의 포도주를 보내실 것이며, 그 다음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넓하시기 위하여 성령의 불을 보내실 것이다. 그리고서 마지막으로 성령의 바람을 보내실 것인데, 이 때에 천사의 사역과 같은 분명한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다.”(위의 책 37~38페이지).
마이크 비클은 35페이지부터 성령의 포도주를 강조합니다. 사도행전에선 바람, 불, 포도주의 순서였지만 주님의 재림 전에는 반대의 순서로 오실 거라고. 포도주, 불, 바람 순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성경본문은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문학적 표현 양식을 빌려서 이 부분을 기록한 것이지 실제 성령이 ‘불, 바람’이라고 말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행 2:2), ‘마치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들이’(행 2:3). 한마디로 저자 누가는 ‘직유법’을 통해 성령님의 강림사건을 표현한 겁니다. 성경에 나오는 은유법을 제대로 이해 못하면 삼천포로 빠지는 해석이 나오는 법입니다.
‘천년이 하루같다’고 말했더니 누군가 ‘하루는 천년’이라고 말한다면? “베드로는 성격이 불같다”고 했더니 “베드로의 불”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 되는 겁니다. 성령 강림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유법을 쓸 때 사용한 단어를 성령의 정체성으로 동일시하면 성경의 문장을 제대로 못 본 거 아닐까요?
마이크 비클이 말한 성령의 포도주는 더 심합니다. 눈을 씻고 봐도 사도행전 2장에 하나님께서 ‘포도주’를 보내셨다고는 안 돼 있습니다. 마이크 비클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성경을 본 걸까요? 그렇게 봤을 법한 단서가 2:13에 나오긴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조롱하여 이르되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더라.” 여기서 새술은 새로 담은 포도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도주’란 말이 나온 듯합니다.
이 문장에서 ‘새 술’이 나온다고 그걸 하나님이 ‘포도주’를 보내셨다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새 술'은 하나님이 ‘포도주를 보내셨다’는 의미로 사용된 용어가 아닙니다. 성령의 역사를 조롱(διαχλευάζοντες)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도,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도, 알지 못하고 미쳤다며 '조롱하는' 사람들이 말한 걸 그대로 받아들여 하나님이 ‘포도주’를 보내셨다니... 마이크 비클의 해석이 납득되지 않네요. 이걸 번역한 목사님은 장신대를 나오셨던데... 번역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해집니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크 비클은 국제기도의 집(IHOP)의 리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