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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구원은 예수님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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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구원은 예수님이 되는 것?
  • 정윤석
  • 승인 2016.02.19 0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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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님, 제자훈련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 옥한흠 목사의 <이것이 목회의 본질이다>

고인이 되신 옥한흠 목사님은 생전에 늘 강조하셨습니다. 제자훈련의 참된 목표는 성도들을 ‘예수처럼 살게하는 것이다!’ 그래서 옥 목사님은 2004년 4월 14일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한국교회여 다시 일어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성도들 모두가 ‘작은 예수가 되자’고 외쳤습니다. 작은 예수라는 말에는 옥 목사님의,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한 최종적 지향점이 뜨겁게 담겨 있습니다. 한마디로 타락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처럼 살자는 겁니다. 

<이것이 목회의 본질이다>라는 책에서도 옥 목사님은 강조하셨습니다.
“한국의 모든 목회자들이 삶의 목표를 예수님에 두고 그분처럼 되어보겠다고 신앙생활을 했다면, 오늘날 이렇게 부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천만 가까이 되는 한국교인들이 예수처럼 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신앙생활을 했다면,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렇게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가 이렇게 썩지 않았을 것이다. 거짓말 안하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옥한흠, <이것이 목회의 본질이다>, 2004년, 국제제자훈련원, 64쪽).

예수님을 닮아가자! 예수님을 따라서 살자! 예수님처럼 살자!는 말씀에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마음이 없습니다. 신앙인들의 최종 목표는 그리스도안에서 온전한 사람,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충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니까요. 한국교회의 부패와 타락은 옥한흠 목사님께는 가슴이 미어질 듯한 아픔이었을 겁니다. 그만큼 한국교회를 사랑하셨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그에 대한 강조가 좀 지나친 감이 생기는 것은 헨리 나우웬을 인용하면서입니다. 옥 목사님의 ‘작은예수론’에는 예수회 사제인 ‘헨리 나우엔’의 영향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 <이것이 목회의 본질이다> 64쪽

옥 목사님은 예수를 따르자는 말씀을 할 때 매우 자주 헨리 나우엔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헨리 나우엔은 또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영적 생활에 있어서 커다란 도전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 자신이 예수님과 같다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는 우리 자신이 오늘을 살고 있는, 살아 있는 예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인용 부호 후에 다음과 같은 옥 목사님의 멘트가 이어지는 것으로 책은 편집됐습니다.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가? 진정한 구원은 예수님이 되는 것이다.”(위의 책 64쪽).

▲ 헨리 나우웬의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옥 목사님이 헨리 나우엔의 영성에 영향을 받으셨다면 이해 안되는 발언이 아닙니다. 헨리 나우엔은 ‘성도들이, 살아 있는 그리스도가 돼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분명히 한 사람이거든요.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2000년, 초판 17쇄, IVP)에 보면 이같은 발언이 다수 등장합니다. 한번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사실상 영적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살아 있는 그리스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한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애 쓰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고, 다른 사람들로 예수님을 깨닫게 하는 것으로도 충분치 못하며,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으로 감명을 받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못하다. 오히려 영적 생활은 우리들에게 훨씬 더 철저하게 근본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 즉, 그것은 역사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현재 여기에서(here and now) 살아 있는 그리스도들(Living Christs)이 되는 것이다”(8쪽).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영을 통하여 모든 시공간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들이 되어진다. 우리는 또한 성령 안에서, 그리고 성령을 통하여 예수께서 알았던 모든 것을 알게 되고, 그분이 행하셨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위대하신 하나님의 지혜이다.”(21쪽).

“십자가의 길, 즉 하나님의 하향성은 우리가 예수를 닮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우리의 길이 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에 의해 살아 있는 그리스도들로 변화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영적 생활은 우리 속에 있는 그리스도의 영의 생활이다”(21~22쪽).

▲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8쪽
▲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21쪽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영으로 하여금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마음과 뜻 전체를 지배하도록 하여 우리로 또다른 그리스도들이 되도록 기꺼이 허용하고 결심하는 것을 포함한다”(38p).

▲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22쪽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인 것처럼 성경 역시 하나님의 말씀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살아 있는 그리스도들로 만들어진다. 이 형성은 지식과 교훈, 건덕, 감화를 훨씬 초월한 것이다”(42p).

▲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38쪽
▲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42쪽

그리스도를 닮는 것에 지날 것이 아니라 예수가 돼야 한다, 그리스도가 돼야 한다, 진정한 구원은 예수가 되는 것이다는 말에 대해 옥한흠 목사님은 2004년 4월 14일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이런 말은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비추어 볼 때 조금도 지나친 주장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아무리 옥한흠 목사님이 인정하는 말이라 해도 “사람이 그리스도가 돼야 하고, 그것이 진정한 구원이다”는 헨리 나우웬의 말은 저같은 평범한 사람의 머리로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기독교의 근본 진리라기 보다 그것은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 “사람이 곧 하늘님이며, 만물이 모두 하늘님이다”는 천도교 등 타종교와 흡사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예수회 사제인 헨리 나우웬은 동양사상적 영향을 받았다고 비판받아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헨리 나우웬의 스승으로 알려진 토마스 머튼도 역시 가톨릭 사제로서 장자와 선불교의 영향을 받았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헨리 나우웬이 “영적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살아 있는 그리스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여기에서(here and now) 살아 있는 그리스도들(Living Christs)이 되는 것이다”고 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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