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0 10:51 (토)
“막무가내식 선교, 한국교회에 해”
상태바
“막무가내식 선교, 한국교회에 해”
  • 뉴스미션 김민정 기자
  • 승인 2014.07.11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사원에서 찬송가···비난 여론 비등

최근 한국인 청년 3명이 불교 성지인 인도 사원에서 찬송가를 부른 사실이 한 불교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교계 및 선교전문가들은 타종교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선교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보다 성숙한 자세로 타문화 선교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 유네스코 지정 불교 사원에서 '그 사랑'이란 복음성가를 부르며 통성기도를 하는 청년들

"타종교 배려없는 막무가내 식 선교, 열매 맺지 못할 것”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일 오후 인도 마하보디 사원에서 한국인 3명이 찬송가를 부르며 기도한 사실이 불교 언론인 <법보신문>을 통해 보도됐다.

이는 인도 마하보디 사원에서 수개월째 묵언 수행을 하던 한 스님의 제보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그가 보낸 1분가량의 동영상에는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제보를 한 스님이 이들을 향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성지에서 어떻게 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즉각 중단할 것과 퇴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하나님만이 오직 구원이다”, “구원받지 못한 이들이 불쌍해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스님이 “오늘 부다가야에서 벌인 일을 한국에 알리겠다”며 호통을 치자 그제서야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는 것.

마하보디 사원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불교 4대 성지이면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또한 지난해 6월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테러가 발생한 곳으로, 인도 정부가 종교성지에 대한 공격행위에 강력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교계에서는 타종교를 불편하게 하는 선교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한국교회가 타문화 선교에 더욱 신중하고 성숙한 자세로 임해야 함을 강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극히 일부 젊은이들이 자신의 신앙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어느 한국교회 소속 청년들이 맞는다면, 이는 크게 꾸짖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언론회는 이어 “종교의 자유를 따라 선교는 할 수 있지만, 그 장소에 대한 것은 분별이 있어야 한다”며 “이웃 종교에 대한 배려 없이 막무가내 식으로 하는 선교는 사회로부터 칭찬을 듣지 못할뿐더러 결국은 선교의 결과도 맺지 못할 것이다. 한국교회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며, 종교 간에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은 심히 유감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앞으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이들이 한국교회에 속한 것이라면, 이에 대하여 사과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철호 선교사(선교한국파트너스 상임위원장)는 “그들은 선교를 한다고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방해가 되지 않았나. 무례한 기독교가 되면 안 된다. 기독교는 사랑인데, 사랑이 아닌 방법으로 전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며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인 우리가 곧 복음이자 사랑이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을 불편하게 한다면 그건 전도가 아니다. 기독교의 유일성을 배타적으로 전해선 안 된다”며 “보다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시각, 상식적이고 성숙한 자세가 요청된다”고 조언했다.

김진대 사무총장(한국위기관리재단)은 “다문화사회를 살면서 타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국내가 됐든 국외가 됐든 장소와 상황에 따른 분별력이 필요하다”며 “기독교 보호 차원에서도 타종교에 혐오감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자숙, 자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뉴스미션> 2014년 7월 10일자 김민정 기자의 기사입니다(뉴스미션 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