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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정토회’ 법회 참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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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정토회’ 법회 참석 논란
  • 정윤석
  • 승인 2013.07.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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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측 목회자들 뒤늦은 비판 여론 “가만히 있으면 안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인 김명혁 목사가 ‘이웃종교인과 함께하는 봉축법회’에 참석해 법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목사는 2011년 5월 10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재단법인 정토회(이사장 법륜스님)에 참석해 법문을 발표한 것으로 불교계 언론에 보도됐다. 이 사실이 2013년 7월 6일 합신측 교단지 기독교개혁신보의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rpress.or.kr/xe/free)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합신측 목회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불교닷컴에 2011년 5월 10일 보도된 김명혁 목사 관련 기사(불교닷컴 갈무리)

자유게시판에는 당시 김명혁 목사가 했다는 법문(설교를 의미함. 통상 불교에서 불경의 글을 중생들에게 풀어주는 것을 뜻함) 전문도 올라갔다. 올려진 법문에 따르면 김 목사는 “오늘 부처님 오신, 뜻 깊은 날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며 “자비는 오늘날 기독교의 사랑보다도 더 깊고 넓고 순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불교 탄생설화를 말하며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부처님이 이와 같이 외쳤다고 하지요. 탄생 설화의 의미는 뭇 생명이 이미 그 존재 자체로서 존엄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라며 “사람 하나하나를 존중하는 것이 나타나 있어요. 고통 받는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부처님이 오신 의미는 중생에 대한 자비와 구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요한복음 3:16의 구절을 통해 ‘죄인을 구원하러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설명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이 시대의 종교의 역할에 대해 “버림과 낮아짐의 자세로 모든 죄인들에게 긍휼과 용서와 사랑을 베풀면서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5개 종단의 가르침과 강조점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자비와 사랑이란 공통분모로 자주 만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목사의 행동에 대해 보수성이 강한 예장 합신측의 목회자들의 비판 여론은 뜨겁다. 한 목사는 7월 6일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말 이 모든 것이 사실이란 말입니까? 주일을 준비하는 오늘, 너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라며 “김 목사님의 소속 노회에 부탁드립니다.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셔서 합신다운 진행과 결과를 기다리겠습니다. 바르게 진행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또다른 목회자는 “합신교단과 교단인들이 더 이상 침묵해선 안된다”며 분개했다. 합신측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회의 분쟁, 종교분열을 해결하기 위한 타 종교인과의 지속적인 대화 노력은 필요하지만 석가탄신일에 불당에 가서 법문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 월간 <정토>에 나온 글(월간 <정토> 갈무리)

당사자인 김명혁 목사는 이번 비판 여론에 대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목회자라면 어디든지 가서 복음적인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김명혁 목사님과의 일문일답

- 합신측 목회자들 사이에 목사님께서 정토회 봉축 법회에 2011년 5월에 참석하신 것을 뒤늦게 알고 비판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불당에 참석해서 법문을 하신 것에 매우 충격을 받는 모습인데 한 말씀 듣고 싶다.
나는 그런 글이 올라간 것을 몰랐다. 나는 비판하는 소리에 별 관심이 없다. 누구나 비판은 자유롭게 소신 있게 하면 되는 거다.

- 2011년 5월 이후에는 봉축 법회에 가지 않으셨나?
안 갔다. 하지만 목회자라면 그곳이 어디든지 가서 복음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당시 법문에서 ‘자비는 오늘날 기독교의 사랑보다도 더 깊고 넓고 순수하지 않을까 싶다’, ‘부처님이 오신 의미는 중생에 대한 자비와 구원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신 것으로 파악됐다.
그 말은 ‘기독교의 사랑’이라기 보다는 ‘한국교회의 사랑’이라는 게 맞을 듯하다. 한국교회는 자기 이름을 내세우는 데 너무 치우친다. 북한 돕는 일도 그렇고, 탈북자 돕는 일도 그렇다. 자기 이름을 너무 내세운다. 그러나 불교인들이 하는 것을 보면 매우 순수하다. 자기 이름을 나타내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다. 그 자비의 정신을 평가한 것이다. 기독교가 불교에서 겸손하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이동휘 목사님(전 안디옥교회 담임)도 모슬렘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구원은 특별은총의 영역이고 자연은총에서는 불신 사회에서도 ‘선’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위에 한 말은 일반은총적 차원에서 한 말이었다. 예수 믿기 전인데도 구제를 많이 한 고넬료, 도르가의 행위에 대해 성경은 ‘선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가?

- 봉축법회에서 관불의식(석가모니의 정수리에 물을 붓는 예식) 등에는 참석하지 않으셨나?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서 (김 목사는 자신이 발표한 것을 법문이 아니라 설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발표도 하고 대화했을 뿐 불교 의식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장로교가 200개 이상이 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장로교들끼리도 너는 틀렸고 나는 옳다고 비판한다. 타 종교는 다 망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타종교는 사랑과 선교의 대상이지 비판이나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성프란시스를 보라. 그는 모슬렘 등 타종교뿐 아니라 이단까지 찾아가서 복음을 사랑으로 전한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죄악이 가득한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했을 때 요나는 아주 못 마땅해하며 다시스로 도망을 갔고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붙잡아 와서 니느웨에 가서 복음을 전하게 했을 때도 여전히 불평·불만을 지니고 하나님께 대들기까지 했다. 아마 너무 의인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참고로 3.1운동 때는 길선주·이승훈 이런 분들이 천도교인과 불교인과 같이 민족 운동을 한 것이다. 역사를 모르면 자기 것만 옳다는 아집과 의인의식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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