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이단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단들이 각종 문화 및 봉사 동아리로 위장해 캠퍼스에서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천지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전남대학교 동아리연합회를 장악해 기독 동아리를 제명시킨 사건도 있었다. 소위 이단들의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이단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시급하다. 이에 국내외 이단문제를 다루고 있는 월간 현대종교에서는 캠퍼스 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캠퍼스 이단대처에 나서고 있다.
월간 현대종교(소장 탁지원)는 처음으로 지난 9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2012 캠퍼스 기자 세미나를 열고, 각 캠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캠퍼스 기자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 세미나에서는 탁지원 소장이 ‘최근 이단 현황’, 현대종교 김정수 부장이 ‘기사 작성 방법’, 김혜진 변호사가 ‘이단 대처와 법적 문제’, 탁지일 목사가 ‘이단 대처 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탁지원 소장은 “청년들이 있는 곳에는 이단이 없는 곳이 없다”며 “이단들이 어학원 또는 자취나 하숙, 아니면 각종 문화 행사나 봉사 활동 등으로 청년들을 미혹하고 있다”고 알렸다. 탁 소장은 “누군가가 종교관련 책이나 행사 등을 소개하면서 접근할 때는 이들의 배경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 뒤, “한 이단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단들을 공부하며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주님께서 개입해 주실 것이라는 기대 속에 우리가 마땅히 할 바를 잘 할 때, 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군가가 이단에 빠져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준행하신 명령으로 알고, 이단문제에 질리지 않는 관심으로 다가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사 작성 방법을 소개한 김정수 부장은 역피라미드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중요사실, 새로운 사실, 독자의 궁금증 등을 먼저 쓴 다음에, 중요 순서에 따라 그 내용을 다음 문장에 게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짧은 문장과 빠른 장면전환, 그리고 명확한 근거 제시와 완성도 높은 인용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또한 인터뷰에 있어서는, “내용을 충분히 알아야 풍부한 질문을 할 수 있다”며 사전준비를 철저히 할 것과, 추상적이지 않고, '이단 여부', '피해 정도', '법적 결과'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종교에서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김혜진 변호사는 “우리 생각으로는 법적인 하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 법으로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며 “이단과 연결되는 법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이단 관련 기사를 쓸 때에는 충분한 취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단 소송에서 명예훼손은 늘 문제가 된다”며 “평가자체는 명예훼손이 아니지만, 사실 적시의 성격이 섞여 있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알렸다.
특히, “구체적인 증거가 없을 때에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취재원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른 기사를 참고할 때에도 사실 절차를 확실히 거쳐야 하며, 필요한 근거자료를 수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탁지일 목사(부산장신대 교수)는 이단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뻗어나간 사실에 주목하며, “정보 교류를 통한 글로벌 이단대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탁 목사는 “교회는 개혁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에 이단은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교회다워야 이단에 대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건강하지 않으면 이단을 대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탁 목사는 "교회 개혁과 이단 대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영국의 'INFORM(인폼. Information Network On Religious Movements) '을 예로 들며, 공신력 있는 자료를 만들어서 이를 필요로 하는 정부와 학계 등에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을 비쳤다. 인폼은 종교와 관련한 역기능적인 운동이 사라질 수 있도록 연구하는 기관으로, 이곳에서 완성된 자료들은 영국정부, 영국성공회, 런던정경대학 등 국내 각 분야에서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탁 목사는 무엇보다 “현대종교를 통해 공신력있는 자료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 자료들을 이단 대처와 교회 개혁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협력 또한 필요함을 당부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 학생이 “이단과의 싸움에서 맞대응 하는 것은 어떠한가?”라고 질문하자, 탁지원 소장은 “최대의 방어가 최대의 공격”이라고 답한 뒤, “피해자들의 회복과 사랑이 먼저”라며 “이단들이 하는 것과 동일하게 우리도 맞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SNS에 이단을 조심하라고 올리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혜진 변호사는 “개인을 언급하는 것은 명예훼손이지만, 공적인 기관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를 말하는 것은 괜찮다”고 답했다.
이 날 세미나에는 캠퍼스 기자 외에도 이단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여럿 참석했다. 캠퍼스에서는 최초로 이단대처 활동을 하고 있는 백석대학교의 ‘이단옆차기’ 동아리 학생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동아리 지도를 맡고 있는 배정오 전도사는 “캠퍼스의 이단 문제가 심각하다”며 “학생들이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돕기 위해 이단 대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탁지일 목사는 “네트워크가 중요해짐에 따라 캠퍼스에서 이단문제를 두고 고군분투 하는 캠퍼스 기자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이단대처에 열심을 다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함께 형성해나가자”고 당부했다. 현재 13명의 캠퍼스 기자가 활동 중에 있으며, 활동을 원하는 이들은 현대종교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본지 제휴 <크로스로>(www.crosslow.com) 2012년 11월 12일 김지혜 기자 기사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