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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새소망교회, 신천지 위장교회 '진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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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새소망교회, 신천지 위장교회 '진한' 의혹
  • 정윤석
  • 승인 2011.11.1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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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담임 박시몬 씨는 광주 베드로지파 출신인 듯

 

▲ 분당 야탑역에 위치한 새소망교회


A 집사는 2개월간 새소망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했다. 그녀는 우연히 만난 한 사람과 교제를 나누다가 새소망교회를 소개받았다.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으로 자처하던 그 사람은 A 집사에게 ‘영적으로 매우 깨어 있는 사람’으로 ‘영적 우위를 선점’하며 다가갔다. 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사람으로 자처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일 즈음 상대는 A 집사에게 “내가 기도해 보니 당신은 하나님이 택한 종이 있는 교회로 가야 한다”며 “그곳은 분당에 있는 새소망교회다”라고 말했다.

‘영적인 사람’이 새소망교회 소개

A 집사는 주저하지 않고 출석하던 교회를 떠나 새소망교회로 옮겼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사람의 말이니 A 집사는 거절할 수 없었다. 새소망교회로 옮긴 A집사는 이곳에서 박시몬 씨 등으로부터 성경을 배웠다.

배운 내용은 △성경은 비유로 봐야 한다 △영은 육을 들어 사용한다 △보혜사는 은혜로 보호하는 스승이다 △성경공부 사실을 숨겨야 한다(소위 입막음교리)는 것이었다. 정통교회에 대한 비난도 들었다. 기존교회에는 성령도 안 계시고 하나님이 전혀 상관치 않는 교회이고 기존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참 목자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 A 집사가 새소망교회에서 성경공부하면서 기록한 노트


A 집사뿐이 아니다. B 집사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 정통교회에서 수십년간 신앙생활을 한 B 집사는 “자신이 새소망교회 같은 곳에 빠질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신앙생활을 하며 나름대로 구원의 확신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단분별도 곧잘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가까운 사람 한 명이 “성경을 잘 풀어주는 신령한 목사님이 분당 새소망교회에 계시다”고 소개를 했다. B 집사는 새소망교회에서 박시몬 씨 등과 함께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그 내용은 A 집사가 배운 내용과 동일했다. 거기에 더하여 ‘선악구분’, ‘성경개론’, ‘신앙인의 3대 요소’, 특강으로 ‘거듭나는 성장과정과 인내의 믿음’이라는 과정을 공부했다. 공부하면서 생긴 현상이 있었다. 정통교회관, 목회자관, 구원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이었다.

▲ 이만희 씨가 저술한 <예수 그리스도의 행전> 340페이지, A집사가 새소망교회에서 배운 내용과 흡사하다


과연 A·B 집사가 새소망교회에서 배운 교리들은 정통신앙이었을까?

신현욱 전도사(전 신천지 교육장, 구리 초대교회 담임사역자)는 A 집사 등의 성경공부 교재를 확인한 뒤 “성경공부 내용이 신천지의 초등교육에 나오는 교리들”이라며 “이런 교리를 가르쳤는데 정통교회의 간판을 달고 있다면 신천지 위장 교회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신 전도사는 “신천지측이 일반교회와 똑같은 교회를 하나 만들어 놓고 설교는 신천지 말씀을 섞어서 가르치는 게 위장교회다”며 “위장교회의 교단 명칭은 대개 대한예수교 장로회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장로교는 교단이 많아 감리교나 침례교와 달리 ‘교단이 어디냐?’고 할 때 둘러대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갓피플 바로알자 신천지(cafe.godpeople.com/onlygodsglory)의 대표시삽 이덕술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서울 소장, 에제르상담센터)도 A 집사 등이 배운 교리들은 신천지 교리이며 그렇다면 새소망교회는 신천지 위장 교회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 목사가 분당 새소망교회를 신천지 위장교회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이 목사는 분당 새소망교회 탈퇴자들에게 신천지 초등교육과정의 목차를 보여줬다고 한다. 반응은 한결 같았다. 탈퇴자들은 자신들이 새소망교회에서 배운 성경공부 내용이 이 목사가 보여준 신천지 초등교육과정의 목차 내용과 동일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특강 순서와 주제까지도 똑같다고 확인해준 사람도 있었다.

탈퇴자 중에는 새소망교회를 신천지 위장 교회라고 의심하며 전 담임목사인 박시몬 씨에게 따진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 목사는 탈퇴자와 관련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탈퇴자가 성경공부를 하다가 “당신 신천지 아니냐?”고 박시몬 씨에게 따져 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박 씨는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렇다”며 “이왕 성경공부를 한 거 더 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새소망교회 내에서 가르쳐진 성경공부 내용, 그리고 ‘신천지임을 따지고 추궁했을 때 담임 박시몬 씨가 보인 태도 등을 종합하면 새소망교회가 신천지 위장교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신천지 초등교육 교재(새소망교회 탈퇴자들은 동일한 내용으로 성경공부를 했다고 주장한다).

새소망교회 인사들, 신천지 명단에 나오는 이유

분당 새소망교회에 대한 취재 기사를 작성한 후 기자에게 추가적인 자료들이 입수됐다. 익명의 제보자들을 통해 신천지 내부 자료, 신천지측 교회 조직표, 신천지측 요한지파 총회 보고서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새소망교회 관계자들의 이름을 그 자료들에서 검색해보았다. 새소망교회의 담임이었다가 갑작스레 사임했다는 박시몬 씨는 물론 김 모 씨, 양 모 씨 등 교회 신도들의 이름이 신천지측 자료에 등장했다.

이 자료들에 따르면 박시몬 씨는 2006년부터 2007년 신천지측 동대문교회(당시 윤요한 교육장 담임)에서 전도사 생활을 했다. 이 기간은 박시몬 씨가 새소망교회 주보에서 이스라엘·터키·그리스 등지에서 선교사 사역을 했다고 소개한 시기이다. 박 씨는 신천지측 전도사 생활을, 해외 선교라고 착각한 것일까?

박시몬 씨가 신천지측 동대문교회로 오기 전 자료도 있다. 박시몬 씨의 이름은 그 전에는 ‘박완수’란 이름으로 검색된다. 박완수란 이름으로 전라남도 베드로 지파에서 1993년 7월경 입교, 같은 해 11월 14일 신천지 교육 16기 수료, 광주교회 청년부 문화부장을 지낸 것으로 나온다. 전화번호 등은 바꾸지 않고 이름만 바꿨기 때문에 기자가 발견할 수 있었던 내용이다.

▲ 박시몬 씨가 박완수란 이름으로 신천지 광주교회 문화부장으로 활동하던 시절과 동대문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한 자료(네모 안 사진)

박시몬 씨가 신천지 입교를 한 후 제적이나 탈락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기자에게 제보된 자료가 사실이라면 분당 새소망교회의 박시몬 씨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골수 신천지 신도로 살아온 것이다. 실제로 박시몬 씨를 만나본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박시몬 씨 스스로가 자신을 전남 광주 출신으로 소개했다. 말할 때도 박 씨는 호남 사투리를 사용했다.”

신천지측 인사임이 거의 확실한 데도 새소망교회 주보에선 ‘총신대’ 출신에, ‘예장 합동’교단 소속,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에서 공부, ‘선교사역’ 등을 했다고 사칭한 것이다. 기자는 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한달 전만 해도 박 씨의 연락처로 확인된 번호였다. 그러나 상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고 문자를 보냈으나 상대는 “‘전화 잘못 하셨네요’라는 답장만 보냈다.

박 씨 외에도 검색되는 사람이 다수 있었다. 이 중 김 모 씨의 경우 신천지 성남 시온 지파의 한 사람으로서 2006년 신천지측 학생회 총무를 지냈다. 양 모 씨의 경우 신천지측 K교회 주교육전도사, 2006년 12월 성남신학원, 성남시온 전도사, 청계신학원 교육전도사 등을 지낸 것으로 나온다. 기자가 확보한 자료상으로 본다면 분당 새소망교회는 신천지측 신도들로 구성된 위장교회라는 주장도 가능해진다.

만일 그렇다면 신천지측 신도들은 왜 위장교회를 운영하며 성도들을 기만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강성호 전도사(전 신천지 강사)는 기자와 신천지 위장교회와 관련한 인터뷰를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신학원 가자!’ 이러면 탄로가 난다. 이미 ‘신학원=신천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는 신천지 포교가 쉽지 않다. 그런데 ‘말씀 좋은 교회가 있으니 가자’라고 하는 것은 쉽다. 위장교회에서는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것, ‘신앙인의 자세’, ‘예수는 누구인가’ 등에 대해 가르친다. 상대방이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을 가르친다. 이런 것 아니면 신천지가 커가는 방법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수꾼 포교, 무료 성경 신학교육 등의 방법으로 신천지가 확대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통교회 성도들을 쉽게 미혹하기 위해 신천지 내부적으로는 위장교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도 분당의 새소망교회는 그 자리, 그 장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란 명칭을 달고 포교하는 중이다. 위장교회를 쉽게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무조건 물어보라’는 것이다. 신현욱 전도사(현 총신대 신학대학원, 신천지 교육장 출신)는 위장 교회 분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분별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교단 소속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교단이 어딥니까?' 물어보라. 합동이냐, 통합이냐,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라. 그리고 목사님이 어디서 신학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흔히 ‘총신’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어디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사당동 총신인지, 방배동 총신인지를. 위장 교회를 할 때 제일 대답하기 어려운 게 그거다.

타 교회에서 말씀을 듣거나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하고 목사님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독은 안 먹어야 하는 것이지 맛을 자기가 보고 판단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단 교리는 독이다. 무조건 듣지 못하도록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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