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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정통교회 병리 현상이 이단 발호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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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정통교회 병리 현상이 이단 발호 환경
  • 정윤석
  • 승인 2011.01.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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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교회는 교인들이 이단의 미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두루 갖추고 있다. 수도 없는 교파의 분열, 무자격 목사의 무분별한 양산, 교회정치의 부패, 유명 목회자의 성추문 등의 문제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교리적 순수성과 건전한 영성의 회복은 물론 이단대처를 위해 지금보다 몇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와 동시에 정통교회의 병리적 현상으로 상처받은 성도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믿음의 시선으로 현재의 문제를 바라보고 이겨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환경적 요인은 몇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게 정통교회의 약점과 타락 등 교회적 환경이다. 정통교회의 교리적·도덕적 약점은 이단이 번성할 수 있는 온상이 된다. 교회에 대한 이상적 생각과 환상을 품고 있는 교인들이 정통교회가 세속화되고 타락하는 모습을 볼 때 극도로 실망하다가 이단의 미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지금까지 40~50여 곳의 이단단체를 취재하면서 만난 이단 신도들 중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는 사람은 만나본 바가 없다. 대다수가 정통교회를 출석하던 신도들이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정통교회에 대해 실망한 나머지 방황하다가 이단을 선택한 경우였다. 목회자의 도덕적 문제 때문에 방황하던 신도, 장로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이전투구의 양상에 신물이 난 교인 등 시험에 든 이유는 무척이나 많았다. 현재 한국교회는 불행하게도 교인들이 쉽게 이단의 미혹에 넘어갈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우리는 한국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소망교회에서 터진 담임목사 폭행 사건을 들어야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직취소와 해고 처분을 받은 부목사라는 사람 2명이 주일 오전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담임목사를 찾아가 항의하던 중 심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담임목사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소망교회 사건 보도가 잊혀지기도 전에 곧바로 성도 6천여 명의 분당의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와 여 교인간에 스캔들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C목사의 연봉이 6억원이라는 것과 100억원의 교회 자금을 당회의 결정 없이 펀드에 넣었다는 재정문제도 불거졌다. C 목사의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다. 작년에는 기독교의 차세대 리더로 첫 손꼽히는 J 목사의 성추문이 교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또다른 J 목사의 성추문 소식도 많은 교인들에게 충격과 아픔을 주었다.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보라. ‘기성교회에는 진리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타락할 수밖에 없고, 우리들에게는 새로운 복음·영원한 복음·구원의 진리가 있다.’ 말도 되지 않는 이단들의 주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 이단들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정통교회에서 발생하는 매우 수치스런 상황을 포교의 적기로 본다. 목회자들의 각종 비리와 도덕적 문제가 기사화된 것을 스크랩까지 해가며 포교할 때 악용하는 이단 신도들도 있을 정도다.

일부 이단단체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가면 정통교회 목회자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한 소식을 열심히 지속적으로 꾸준히 계속해서 올리는 곳도 있다. 모두다 정통교회의 흠집을 내기 위해서다. 미혹대상이 되는 신도가 무엇보다 먼저 정통교회에 대한 극도의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고 교회를 등지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단체에 와서 새둥지를 틀기를 바라기 때문에 보이는 모습이다. 사실상 정통교회를 극도로 비난하는 이단치고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이는 단체는 극히 드물다. 그 내부로 들어가면 정통교회 이상의 이전투구와 모략과 술수가 판을 친다. 도덕적 부패는 말할 것도 없다. 일부 교주들의 경우 여신도들과의 성추문을 일으키고는 시치미를 떼거나 돈으로 무마하는 경우도 있고 2차, 3차까지 술집을 가서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미 정통교회에 배신감을 느낀 교인들의 눈에 이단들의 약점이 보일 리 만무하다.

교계에 충격적인 사건이 터질 때 정통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목회자가 앞장서서 이런 위기의 순간에 성도들의 마음이 나누어지지 않도록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하며 더욱 성숙할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가 전치 4주의 치료를 요하는 병원치료를 받으며 홈페이지(www.somang.net)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새해 교회 내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하나님과 한국교회에 송구하고 이 사태에 대해 몹시 유감스러움을 표합니다. ···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위해 기도하여 교회가 반석위에 든든히 서고 더욱 성숙의 길로 나아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모임으로 거듭나길 기도합니다.”

위기의 시절에 목회자는 물론 성도들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글로 평가된다. 문제의 해결은 똘똘 뭉쳐서 성도들이 기도하며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밖에 없다. 이 땅에 있는 교회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 성도들은 주의 재림이 오기 전까지 이 땅에 존재하는 교회가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완벽만 추구하고 이상만을 찾다가는 이단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단은 완벽한 이상적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 같고 그 환상을 현실로 보여줄 것처럼 다가온다. 비록 틀렸지만 상황에 따라 매우 설득력 있어 보일 것이다.

성도들은 불완전한 교회의 모습을 목도했을 때 실망하고 절망하기보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자녀가 때로 실수를 하고 곁길로 나가는 것을 대할 때처럼 기도하며 아파하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땅에서의 교회의 한계를 인정하고 교회의 아픔을 내 자식의 약점을 품듯 품고 기도하는 마음을 가질 때 교회의 영성회복은 물론 교회의 위기를 포교의 기회로 삼는 이단단체의 교활한 미혹에 빠지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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