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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젠 신분 밝히고 노골적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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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젠 신분 밝히고 노골적으로 접근
  • 정윤석
  • 승인 2010.11.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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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교주 육성 CD 등 전하며 포교…"전국교회 주의 요망"

▲ 신천지측 신도들이 배포하는 이만희 씨 육성 CD
“목사님과 면담을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A교회에 두 명의 신도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사무실로 가서 당당하게 목사님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사무실 직원은 “어디서 오셨다고 전할까요?”라고 물었다. 머뭇거리던 두 남자가 답했다. “신천지에서 왔습니다!” 직원은 적잖이 놀랐다. 이단이라고 하는 신천지에서 왜 목사님을 찾을까? 그 이유를 물었지만 그들은 “목사님과 상담을 하고 싶다”고 할 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직원이 목사님과 연결시켜 드릴 수 없다며 면담을 거절하자 그들은 CD가 담긴 봉투 하나를 건네며 “신천지는 이단이 아닙니다, 목사님께 이 자료를 꼭 전달해 주십시오!”라고 말한 뒤 교회 문을 나섰다.

A교회의 담임 B목사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 만난 자리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의 신도들이 직접 담임목회자를 만나려고 찾아와서 이단이 아니다고 항변한 사례는 처음 겪는 일이다”며 “그나마 중형 교회들은 사무실 직원들이 돌려 보낼 수 있는데 규모가 적은 교회들은 목회자들이 직접 신천지 신도들을 만나 논쟁에 휘말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신천지는 이단이 아니다”고 항변하며 전국교회에 CD 등의 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의와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외식 목사(여수종교 문제연구소장)는 “신천지 신도들이 교회에 들어와 자신들의 신분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며 “이단상담소와 교회들에 문의한 결과 이는 전국적인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자도 서울 송파구의 C목사와 경기도 분당의 D목사, 광명의 E목사, 대전의 F목사로부터 신천지 신도가 교회를 찾아왔다는 제보를 받았다. D목사는 “최근에 몇몇 청년들이 교회 주보 및 안내지를 가져간 적이 있었다”며 “그들에게 ‘당신들 신천지냐?’고 물었을 때는 부인했다가 최근에는 그들이 직접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의 육성이 녹음된 시디를 담임목사님 및 부목사님들께 전하라며 사무실에 건네 주고 갔다”고 설명했다.

D 목사는 “교회안으로까지 찾아와 참으로 대담하게 포교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광명의 E목사는 “신천지 신도들이 CD를 갖고 여러 차례 교회를 찾아왔다”며 “나만 찾아온 줄 알았는데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목회자들에게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대·소형 교회 가릴 것 없이 배포하는 CD에는 신천지의 총회장이라는 이만희 씨의 육성 강의가 담겨 있다. 제목은 ‘전국에서 하늘에 소망을 두고 신앙하시는 목사님들께’이고 시간은 28분 정도다. “목사님들 안녕하십니까? 진작 찾아뵙고 인사의 말씀 드려야 하는데도 여의치 못하여 이같이 녹음으로 인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친절하게 시작하는 이 씨는 강의를 통해 △나는 왕가의 후손의 한사람이다 △하늘 음성을 좇아 박태선 씨의 전도관과 유재열 씨의 장막성전에 들어갔었다 △예수의 형상이 나타나 계시의 음성을 주셨다 △이 계시의 말씀으로 인 맞아야 만이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이만희 씨(신천지 공식 사이트 캡쳐)
최근 신천지 신도들의 CD배포에 대해 김덕연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청주상담소장)는 “신천지 내부적으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할 때가 되어서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며 “신천지의 이러한 활동이 오히려 목사님들의 ‘이단대처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미 청주지역에 있는 합동측 노회는 이 문제에 연합해서 대처키로 했다”며 “신천지의 공격적 포교에 교계가 연합해서 대처하자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신현욱 전도사(신천지 전 교육장)는 “이만희 씨가 건강이 썩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신천지 신도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활동이라고 본다”며 “떨어져 가는 신천지 신도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전도사는 “이런 활동에 쉽게 넘어가는 정통교회 성도들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목사님들이 설교와 광고 시간에 충분히 신천지의 적극적 포교 활동을 주지시켜 절대 신천지측과 연결되지 않도록 주의와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도사는 특히 “한국교회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올 때 신천지는 이를 포교의 기회로 활용한다”며 “성도들의 실망감이 더해갈 때 집중 타깃으로 삼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외식 목사(여수종교문제연구소)는 “신천지 신도가 교회안에 들어왔다 해도 밀치거나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교회 입구에 ‘신천지 신도 출입금지’라고 써 붙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교회 안에 들어오면 정중하게 출입을 거절하고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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