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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대 박윤식 보고서' 반대 교수들 일괄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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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대 박윤식 보고서' 반대 교수들 일괄 사표
  • 정윤석
  • 승인 2010.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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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9명 중 장영 교수 등 4명... “학자적 양심 지키고 싶었다”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 총장 손석태) 교수들로 구성된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검증위, 위원장 나용화 교수)가 박윤식 씨(평강제일교회 원로)에 대해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발표하자 이를 반대하던 4명의 교수들이 즉각적으로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사표를 제출한 4인은 장영(신약신학)·라영환(조직신학)·오창록(역사신학)·윤태곤(실천신학) 교수다. 이들 4인의 사표를 학교측이 수리한 가운데 박윤식 씨 문제와 관련한 개신대측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장영 교수 “학자적 양심 지키고 싶어 사표 제출했다”

▲ 개신대측이 발표한 박윤식 씨 관련 보고서
라영환 교수는 1월 8일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신대의 박윤식 씨 관련 보고서에 대해 9명 교수들이 모두 찬성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4명은 끝까지 반대했다”며 “4인 교수들의 반대 의지는 학교측에 제출한 사표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장영 교수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신대 5명의 교수들은 박윤식 씨에 대해 건전하다고 발표하려 했지만 이에 대해 4명의 교수들은 반대했다”며 “4인 교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22일 개신대 일부 교수들이 전격 기자회견을 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4명의 교수들이 박윤식 씨 관련 발표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 “연구한 내용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박윤식 씨가 건전한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지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런데도 조속하게 발표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보여서 학자적 양심은 물론 도의적으로도 개신대 5인의 교수들과 입장을 함께 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개신대측이 공식 기자회견을 한 다음날인 12월 23일 4명의 교수들이 학교에 일괄 사표를 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날 바로 사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개신대 교수 모두가 보고서에 찬성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이 문제를 자세히 봐야 한다. 이 보고서는 9명의 개신대 교수 중 4명의 교수가 반대한 성격의 보고서다. 그렇다면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며 발표를 해야 할 성격의 보고서가 아니라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박윤식 씨를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평가한 개신대측 보고서가 총신대 교수들과 박 씨측 송사에 법적 자료로 제출된 것으로 안다”며 “학교 교수들의 발표가 한국교회에 도움을 못 주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있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신대는 보수 개혁신학이라는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면서 커온 학교인데 지금까지 지켜온 명예와 자존심을 무너트리면 안 된다”며 “개혁 교단에서 나름대로 이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디 이해타산이나 정치적인 논리로 보지 말고 깨끗한 양심으로 이 문제를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병호 목사 "이단 문제는 묶은 자가 풀어야 하는 것”

예장 개혁측 중견 목회자인 이병호 목사(일산 대림교회)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신대측이 발표한 보고서와 박윤식 씨에 대한 여러 자료를 연구 중이기 때문에 현재 어떤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전제하하면서도 “개신대측의 박윤식 씨 관련 보고서 발표는 교단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부터 개신대 교수들이 관심도 갖지 않고 연구할 의지도 없었던 인물인 박윤식 씨에 대해 어떤 의도와 경위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된 것인지 매우 의아하다”며 “개혁 교단 내적으로도 이 문제와 관련, 강력하게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박윤식 씨를 이미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과 기관들이 있는데 이단 문제는 묶은 자가 풀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개신대 교수들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박윤식 씨 이단성 없다’고 발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서철원 교수 등이 포함된 총신대 교수들의 ‘박윤식 씨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매우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 천 가지 좋은 점이 있고 옳은 소리를 하는 인물이 있다 해도 그가 단 한 가지 잘못된 소리를, 그것도 기독교의 본질적이고도 핵심적인 부분과 관련해서 말하고 있다면 그는 이단이다”며 “이단 문제는 이런 견해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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