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대 손석태 교수 “박윤식 목사 이단 아니다”
"이렇게 말씀 사랑하는 주의 종이 우리나라에 있어 감사하다"
평강제일교회서 2차례 설교···박씨 구속사 시리리즈에 추천사도 써줘
개신대학원대학교(이사장 조경대 목사)의 손석태 교수(총장서리)가 예장 통합측과 합동측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씨의 평강제일교회에서 설교를 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평강제일교회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손 교수는 9월 13일과 8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평강제일교회 주일 강단에 섰다.
9월 13일에는 ‘복있는 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던 손 교수는 8월 2일 ‘그리스도의 은혜’라는 제목으로 설교할 때 박 씨에 대해 ‘극찬’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강제일교회측 소식을 다룬 한 블로그에는 이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다. 이날 손 교수는 강단에 서서 △(박윤식 목사의)구속사 시리즈를 건네 받아 읽는 가운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크게 뉘우치고 회개하게 됐다 △이렇게 말씀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주의 종이 우리 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이 블로그에는 손 교수가 박윤식 씨의 구속사시리즈 4권에 추천사까지 쓴 것으로 나온다. 평강제일교회의 한 관계자도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4권은 10월경에 나온다”며 “손석태 교수가 추천사를 써 줬다”고 확인해줬다.
손 교수 또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평강제일교회에서 설교를 두차례 한 것이 맞다”며 “이단으로 규정된 것을 알지만 나는 이단이라고 생각지 않아 강단에 섰다”고 말했다. 기자가 “구약신학 교수로서 박윤식 씨의 ‘씨앗속임’ 사상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그는 “<교회와신앙>이 어떤 곳인지 내가 알 수도 없는데 이런 걸 전화로 묻는 게 예의가 있는 거냐”며 “불쾌하다”고만 답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한다”고 하자 손 교수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박윤식 목사님의 모든 사상을 내 나름대로 살펴봤는데 내가 그곳에 가서 설교하는 게 신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곧 박 목사님의 구속사시리즈 4권이 나오는데 추천사를 썼다”고 덧붙였다.
최근 손 교수의 행보를 접한 예장 개혁측의 한 목회자는 “개신대학원이 박윤식 씨에 명박 학위 수여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가면 손석태 교수가 평강제일교회에서 주일 설교를 했다는 소식이 검색되는데 정말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에 설교를 하거나 교류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징계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철저한 징계가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이단단체에 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손 교수가 평강제일교회의 강단에 섬으로 이미 개신대학원측이 박 씨에 대해 ‘문제없다’는 식으로 연구 결과의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개신대학원의 한 교수는 “학교의 일부 인사만이 평강제일교회측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 학교 자체는 박 씨와 관련 있는 게 아니다”며 “확대 보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이 박윤식 씨의 신학사상을 연구 중인데 결과는 시한이 없기 때문에 언제 나올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총신대 교수들과 평강제일교회측 간에 소송이 진행 중인데 그 상황에 개신대학원 교수들이 박윤식 씨와 관련한 결과물을 내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박윤식 씨의 사상 중 씨앗속임 사상이 뭔지 아는가’라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의 질문에는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