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은 좌우 모든 사람들 이 기회에 화합하도록"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한국교회 주일 표정 "기도 외 다른 길 없다"
2009-05-25 정윤석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맞은 첫 주일, 한국교회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며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한국사회의 앞날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5월 24일 침통한 표정으로 강단에 섰다. 오 목사는 "설교 전에 먼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자"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가슴이 너무 많이 아프고 안타까움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며 "이 민족을 생각하면 왜 이렇게 고통스런 일이 많은지, 충격적인 일이 많은지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설교하며 기도해야 할 때임을 역설했다.
"지금 우리가 기도할 때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우리 기도에 응답해 주십니다. 우리는 어제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기도해야 이 땅의 모든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기도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51년간 기도하며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이 땅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김장환 목사(원천침례교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에 전 국민이 실의에 빠졌고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적지 않은 관심과 염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며 기도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김학중 목사(꿈의교회)는 “나도 대통령 선거 때 노 전 대통령에게 한 표를 행사했던 서민 중의 한 사람이다”며 “누구나 과오가 있는 법인데 한국사회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평가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노 전 대통령은 엘리트 출신이 아니지만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가 돼 서민들에게도 희망과 소망을 주셨다”며 “정치 노선에 있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시간이 지나서 역사가 올바르게 평가하는 날이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슬픔을 주고 가셨다”며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조금 더 경계하고 희망과 소망을 사람들이 품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도와야 할 때다”고 말했다
생태휴양지 '황토와 들꽃세상'을 운영 중인 김요한 목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홈페이지에 남긴 추모의 글에서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이 벌거벗고도 부끄러움도 모르고 잘사는 전직 대통령들도 많은데, 아직도 할 일이 많은 분을 이렇게 추모하는 것을 돌이켜 보면 당신은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다"고 슬퍼했다. 김 목사는 또한 △작은 땅에서 살면서도 틈만 나면 영, 호남 편가르기에 열중하는 우리에겐 당신은 너무 큰 사람 △아파트 시세에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우리네 천박함에 비해 당신은 너무 무거운 사람 △약자에 대한 배려를 모르고 사는 야생의 우리에게 당신은 너무 약한 사람 △셈이 밝아 자신에게 이익이 안 되는 일엔 눈길도 안주는 처세의 달인인 우리에게 당신은 너무 우직한 사람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