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K-culture에 맞선 청년 감독의 미디어 전쟁

영화 '매트', '힘'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액츠픽처스’ 최지온 감독

2026-06-18     정윤석 기자
맨땅에 헤딩하듯 직접 부딪히며 기독교 영화계에 뛰어든 최지온 감독.©크리스찬리뷰

최지온 감독의 첫인상은 ‘착하다’이다. 선한 인상을 가진 청년이지만 스크린 밖에서 그가 짊어진 소명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를 전공한 적도 화려한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맨땅에 헤딩하듯 직접 부딪히며 영화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지금, 수백억 자본이 투입되는 세상의 ‘골리앗’ 미디어를 상대로 다윗의 싸움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그가 가진 무기는 단 하나, 세상 사람들에게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는 절박함이다. 최지온 감독(액츠픽처스 대표)과의 인터뷰는 2026년 4월 30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최 감독의 삶에 파장을 일으킨 건 한 편의 영화였다. 과거 해외 생활 시절, 대학부 목사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가 ‘밀양’이었다. 영화 속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정한 용서도 구하지 않은 채 “나는 이미 하나님께 회개하고 용서를 받아 평온하다”고 말하는 설정은 기독교의 본질을 교묘하게 비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 영화는 그에게 큰 충격과 분노를 남겼다.

기독교가 ‘피해자를 철저히 무시한 채 신에게 회개하기만 하면 끝나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종교’로 비치는 것을 보며 다른 무엇보다 ‘대중 미디어가 기독교를 왜곡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커졌다. 칸 영화제까지 진출한 대작을 보면서 비기독교인들이 갖게 될 맹목적인 편견이나 왜곡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싶었다.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대 화제작이 된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 이른바 K-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은연중에 혐(嫌)기독교 정서를 심어주는 내용이 영상마다 담긴 것을 접하게 됐다. 기독교인은 미디어를 통해 가장 찌질하고, 이기적이고, 혐오적인 인상으로 그려졌다.

이런 현실이 그의 마음속에 거룩한 불씨를 당겼다. 일주일 내내 세상 가치관과 콘텐츠에 빠져 기독교 문화와 격리된 아이들을 보며, 그는 미디어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기로 결심하게 된다. 2018년,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사도행전 1장 8절)'을 모토로 한 기독교 영화 제작사 '액츠픽처스'는 그렇게 닻을 올렸다.

영화는 철저히 대중의 문법을 따른다. 관객이 돈을 내고 보는 상업 영화 시장에서 최지온 감독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액션’과 ‘무술’이었다. 전작 <매트>(2023년작), 후속작 <힘>(2025년작)은 이 같은 대중적 도구를 통해 기독교의 가치를 전달한다.  

▲ 2023년 11월에 개봉한 영화 매트의 촬영 현장 사진과 시사회 장면.©액츠픽처스     

<매트>가 하나님을 모르던 전직 조폭 '최무신'이 회심하는 여정을 그려냈다면, 이어지는 <힘>은 ‘학원 액션물’이라는 이슈에 기독교적 질문을 심어놓았다. 잔혹한 학교 폭력에 짓눌려 절망하던 학생 '박북'과     <매트>에서 회심 후 올바른 일을 하고자 극중 형사   '무호'를 돕는 비밀요원으로 거듭난 전학생 ‘최유신’을 통해 학내 폭력 문제를 꼬집으며 우리가 진정으로 의지해야 할 ‘힘’이 무엇인지 메시지를 던진다.

진정으로 의지해야 할 ‘힘’이 무엇인가?

“영화에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힘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힘이 생겼을 때 결국 무엇을 위해 쓰느냐가 핵심’입니다. 크리스찬 역시 세상 속에서 여러 힘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의지해야 할 건 내가 가진 ‘힘’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특히 그가 주목한 것은 참혹한 학교 폭력 현장이다. 피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누군가에게 일렀다가는 더 크게 당한다’는 공포에 짓눌려 어른들이나 경찰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마저 밀쳐낸다. 이는 마치 상처 입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내미는 '구명보트'를 거부하는 것과도 유사하다. 그는 학교 폭력과 관련, “멀리 있는 법보다 눈 앞에 있는 폭력이 더 두려운 피해 학생들에게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제도의 사각지대에 몰리는 학생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교회와 어른들이 앞장서서 아이들의 튼튼한 구명보트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 2025년 11월에 개봉한 후속작 힘’의 촬영 현장과 시사회 장면.©액츠픽처스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단체 관람과 기도 후원 등의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초창기에는 인지도가 낮았기에 홍보를 위해 찾아간 교회와 단체에서 잡상인 취급을 받으며 말단 직원 선에서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작년에 개봉한 <힘>은 첫 심의에서 ‘청소년 관람불가’에 ‘상업영화’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최 감독이 직면한 위기의 순간마다 등판하셨다고 한다.

부산으로 가서 심사위원들 앞에서 기독교영화 ‘힘’이 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아닌지 소명했고, 기도로 준비한 끝에 하나님께서 좋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주셔서 15세 관람가로 등급이 뒤집히는 기적도 맛봤다. 첫 독립 심사에서 재미와 상업적인 요소가 보인다는 견해로 독립 영화 판정을 받지 못한 것도 큰 어려움이었다. 이 또한 감독은 기도하며 심사위원들에게 소명서를 제출했고, 큰 도우심을 받아 최종적으로 독립영화 판정을 받는데 성공한다.  

최 감독은 영화 ‘힘’이 관람 등급 조정(청불에서 15세관람가)과 더불어 독립영화 판정까지 연달아 받게 된 과정을 두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것을 보여주신 기적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두 가지 판정이 모두 뒤바뀌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최 감독의 영화를 아주 많은 사람들이 관람한 건 아니다. 첫 상영작 <매트>는 약 3천여 명, 두 번째 영화 <힘>은 6천여 명이 관람했다. 저예산 독립영화 기준에서는 선방했지만 그의 사명인 복음전파의 측면에서는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그럼에도 그는 버텨내고 있다.

미디어 사역으로의 부르심과 정체성을 재확인

관객들로부터 SNS 등을 통해 “나의 인생 영화다”, “영화를 보며 세 번 울었다”, “잃어버렸던 신앙을 회복했다”, “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도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미디어 사역으로의 부르심과 정체성을 재확인하게 된다.  

최 감독은 요즘 세 번째 작품의 영화 편집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차기작은 <매트>의 ‘최무신’, <힘>의 ‘최유신’으로 이어지는 기독교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하는 시리즈물이다. 전작의 주인공 유신에게 무술을 배운 경찰 지망생 ‘서유나’와 전작의 형사 ‘장무호’가 주연진으로 등장하여 ‘크리스찬 형사’로서 세계관의 다음 장을 흥미롭게 이끌어갈 예정이다.

거대 자본의 K-미디어가 전 세계에 혐기독교 정서를 뿜어내는 시대. 이 골리앗 같은 세상 한복판에서 젊은 감독 최지온은 '하나님이 답이다’라는 유신론적 메시지를 액션이라는 언어로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인터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액츠픽처스를 통해 ‘기독교영화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호주 한인교회 순회 상영을 기대한다

최지온 감독은 호주 크리스찬리뷰 독자들에게 타국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과 존경의 마음도 전했다. 과거 자신도 외국 생활을 하며 현지 한인 교회를 다녔던 경험이 있기에, 타지에서 신앙을 지키는 것이 한국에서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한다고 위로를 건넸다.

또한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막대한 자본의 상업 영화와 K-콘텐츠들이 종종 기독교를 비판하고 혐오 정서를 심어주고 있어 해외 선교 사역과 신앙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최 감독은 '골리앗' 같은 거대 미디어에 맞서 싸우고 있는 자신의 소규모 기독교 영화사를 위해 이 험난한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도로 동역해 주기를 당부했다. 끝으로 자신의 작품을 호주 한인 교민들이 함께 관람하고 피드백을 전해준다면 앞으로의 사역에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소규모 영화 제작사이고 미약한 기독교 영화지만, 이 척박한 과정 속에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길 기도해 주십시오.”

  

▲ 최지온 감독(가운데)과의 인터뷰는 경기도 김포시 아라 마리나 요트 선착장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진행됐다. 본지 한국주재 정윤석 선임기자(왼쪽)와 권순형 발행인(오른쪽)이 함께했다.©크리스찬리뷰   

현재 최지온 감독의 작품은 쿠팡플레이(Coupang Play)를 비롯한 OTT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첫작 매트(The MAT, 2023)는 OTT에서 꾸준히 시청되고 있으며 일부 교회에서는 전도 영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힘(HIM: Who Gives Me Strength, 2025)은 멀티플렉스와 독립영화관에서 약 1-2개월간 장기 상영되었으며, 현재 OTT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보고 또 보고 싶어서 한참 기다렸네요. 다시 봐도 역시 재밌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여운이 많이 남아요.” “찐 기독교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등의 감상평을 남겼다.〠

*교회 상영 문의 : 호주 크리스찬리뷰 / (호주) Mob. 0417 377 577
* 이 기사는 본지 제휴언론 호주 크리스찬리뷰에 올린 최지온 감독 인터뷰 기사입니다.
 

*Youtube 홍보영상 www.youtube.com/watch?v=bcJPs6zck9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