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교회 김종학, 성범죄로 징역 7년 6개월
법원, 종교적 위력에 의한 강압적 성범죄…합의 아닌 세뇌에 의한 것
예장 고신 총회 홈페이지에 제자들의교회 담임목사로 등재돼 있는 김종학 씨. 그러나 그는 지금 실제 목회할 수 없는 처지다. 2024년 10월 예장 고신 동부노회에서 면직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2025년 7월 11일, 대구지방법원은 김종학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20여년 이상을 고신 교단에 소속했던 한 목회자가 왜 이런 처벌을 받아야 했을까? 기자가 판결문을 입수해서 분석했다. 드러난 혐의는 준 JMS급 범죄였다. 그가 성범죄를 저지르기까지 어떻게 신도들을 세뇌했는지, 그리고 그가 저지른 범죄는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았다.
김종학에 대한 순종이 곧 하나님에 대한 순종
김종학 씨의 성범죄는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교인들을 세뇌하며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여신도들에게 처음부터 노골적인 성적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먼저 목사라는 지위를 하나님의 직접적 대리자로 포장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는 “목사에게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다”, “보이는 목사에게 순종을 못하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도 순종하지 못한다”, “나는 틀린 말 안 한다. 하나님이 시키는 말만 한다”는 설교를 반복했다. 자신은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행하는 참된 목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말에 순종하느냐, 못하느냐가 곧 하나님께 대한 순종의 척도인 것처럼 강조했다.
김 씨는 단순히 설교로만 사람들을 세뇌하지 않았다. 성도들은 매주 설교 녹취록을 요약해 제출하게 했다. 일반교회와의 차이점은 설교 요약본을 김 씨에게 보내면서 자신의 고민과 생활 전반을 보고서 형식으로 올려야 했다. 김 씨는 이를 통해 누가 자신의 말에 잘 순종하는지, 누가 신앙적으로 헌신적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씨에게 철저하게 순종하는 사람만이 셀장(셀리더)으로 발탁됐다. 발탁된 셀장은 신도들의 상황을 목회자에게 보고하고 목회자의 뜻을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한 피해자가 배우자와 여름 휴가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셀장을 통해 ‘가지 말라’는 김 씨의 말을 전달 받고는 결국 계획을 접기도 했다. 이처럼 신도들의 사생활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거의 모든 선택권은 김 씨에게 달려 있었다.
절대 순종에 더해진 ‘종말론 공포’
김 씨는 신도들의 사고 속에 ‘절대순종’에 더해 ‘종말론 공포’도 심었다. 한 피해자는 “김 목사가 ‘성경의 예언을 따라 초막절에 예수님의 재림이 일어날 것’이라고 가르쳐왔다”며 “연도 계산을 하면 대략 2029년이었다”고 밝혔다.
“내가 죽기 전에 반드시 지구 종말이 온다”, “모아둔 돈을 교회에 헌금해라”는 말은 신도들에게 긴박감을 주었다. 이 같은 메시지는 김 씨의 말에 더욱 의존하는 효과를 낳았다. 교회 안에서 선택받은 일부 신도들은 공동체 생활에 들어갔다. 수년간 외부와 단절한 채 신도들과 합숙 생활을 한 피해자들도 있다.
성범죄의 빌드업, 입맞춤, 스킨십 안수
절대 순종, 종말론적 공포에 이어 그는 목회자의 스킨십을 교회 문화로 정착시켜갔다. 먼저 입맞춤을 마치 하나님을 향한 순종인 것처럼 교묘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목사는 성도와 목사의 관계를 가족과 같은 관계로 강조했다. 딸이 아빠에게 입 맞춤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여성 신도들이 목사에게 입맞추도록 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를 싫어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 마치 신앙이 약한 사람인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부 여신도가 먼저 입맞춤을 하면 나머지 여신도 중에도 그 분위기에 동화돼 입맞춤을 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수를 빙자해서 스킨십도 이어졌다. 그는 “여성의 가슴과 아랫배에 귀신이 집을 짓는다”, “이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며 가슴, 아랫배, 심지어 음부까지 손을 얹고 안수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상한 명칭도 상당수 여성들 사이에 떠돌았다. 일명 ‘질사역’이라는 지저분한 이름이었다. 일부 피해자 중에는 “질 내까지 안수를 받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고 진술할 정도였다.
“실제 피고인에게 들은 대로 질 안까지 안수사역을 받고 며칠 지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좋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이가 없지만 그때는 신앙적, 종교적으로 효과가 있고 성적인 행동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때로 그는 소위 ‘질사역’이라는 것을 하고는 ‘일곱 구렁이가 나갔다’며 귀신이 쫓겨나간 행위처럼 포장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영적 치유’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 씨의 요구는 점점 더 수위가 높아졌다. 하지만 김 씨의 이런 행위는 여신도들 사이에 암암리에 이뤄졌기 때문에 남신도들은 이런 일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일부 여신도 중에는 5층에 있는 김 씨의 서재로 부름 받았다. “벗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벗지 않으면 “네가 그 정도 밖에 안된다!”는 불호령에 불신앙자로 여겨졌다. 지시를 따라서 옷을 벗으면 그야말로 하나님께 순종한 사람인 것처럼 칭찬 받았고 여기에 더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시험에 합격한 사람인 것처럼 여겨졌다.
성관계 요구는 ‘하나님의 시험’으로, 그것을 통과하면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심지어 김 씨는 일부 여신도의 나체 사진과 영상 전송까지 요구했다. 이 행위 역시 “신앙심 테스트”로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거부하면 불신앙, 심지어 이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 받는 일이 될까 두려워 순종했다고 한다. 성범죄는 이렇게 피해자의 심리를 조작하며 치밀하게 속이는 수법으로 진행됐으며, 피해자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당한 일을 범죄로 인식조차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런 김 씨의 행위의 과정을 종교적 위력에 의한 성범죄로 파악했다. 제자들의교회내에 있었던 치밀한 세뇌의 과정을 제대로 짚어낸 것이다. 법원은 판결문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단순한 교회의 목사와 신도 사이의 관계를 넘어 피고인의 신앙을 매개로 피해자의 생활 전반에 깊숙하게 관여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을 깊이 신뢰하는 관계에 있었다.”
일반적 목회자와 신도가 아니라 생활 전반을 모두 통제하고 지배당한 특수 관계라고 본 것이다.
해당 사건은 김 씨는 물론 검사도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줄곧 김 씨는 피해자측과 상호 합의하에 관계한 것이라고 항변하는 중이지만 법원은 양자 사이에 있었던 행동은 정상적 합의 가운데 진행된 일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씨는 성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재판이 진행되자 태도가 돌변했다. 완전히 자신의 죄를 부정하는 전략으로 태세전환을 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무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전국가적으로 종교 범죄 및 사이비 피해자들이 증가하는 때, 김 목사에 대한 형량에 어떤 영향이 미쳐질지 주목된다.
김종학 씨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김 목사와 제자들의교회와 관련한 피해자의 용기있는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피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