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V 유일주의、 한국서 인기끄는 이유는?
한천설 박사, 한국의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자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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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회장 유영권 목사) 학술회에서 제 3발제는 한천설 박사(총신대학교 신약학 은퇴교수)가 ‘KJV와 다른 역본과의 관계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논평은 김진옥 박사(명지대학교 기독교교양학교수)가 맡았다. 한 박사의 발제 주제는 ‘KJV와 다른 역본과의 관계 고찰’이었지만 그는 킹제임스성경과 관련한 총론적 내용에도 집중했다. 그는 첫째, 킹제임스 유일주의 왜 발생했나, 둘째, KJV옹호자들은 어떻게 분류되고 대표적인 한국의 KJV옹호론자들은 누구일까, 셋째, KJV 유일주의가 영향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넷째, KJV에 대한 종합적 평가 등을 설명했다.
첫째,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는 왜 발생했을까?
한 박사는 이를 웨스트코트와 호르트의 헬라어신약성경이 출판된 1881년 출판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본인 ERV(English Revised Version)가 1885년 등장하면서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킹제임스성경이 다른 번역성경보다 우월하다는 개신교교단내의 극보수주의자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ERV가 출간되자마자 즉각적인 반론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초기에 이들은 웨스트코트&호르트의 방법론에 대한 반대를 했을 뿐 오히려 TR에서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킹제임스유일주의가 과열된 것은 1930년대였다고 한다. 그 시작점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선교사 벤자민 윌킨슨이었다. 그는 ERV의 본문이 안식교의 교리와 맞지 않자 KJV외의 타 번역성경을 향한 과격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한다(여기서 한 교수는 안식교의 무엇과 맞지 않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1940년대부터 현대비평본문을 저본으로 삼은 영역본들인 RSV(1946/1952), NASB(1963/1971), NIV(1973/1978) 등이 연이어 등장했고 1984년에는 마침내 NIV의 판매량이 KJV를 넘어서면서 대표적인 영역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자 북미의 킹제임스 유일주의자들은 본문비평학적 논의보다는 과격한 신학적 주장을 펼치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 KJV옹호자들은 어떻게 분류되고 대표적인 한국의 KJV옹호론자들은 누구일까?
한 박사는 다섯부류로 나눴다.
1) 역사적, 언어적(문체, 운율) 이유로 KJV를 가장 선호하지만 더 나은 역본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자들.
2) KJV이 가장 정확한 원문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 다수본문(Majority Text) 지지자들
3) 공인본문(Textus Receptus)만이 하나님께서 보존하신 원문이며 무오하다고 믿지만 KJV 자체의 무오성을 주장하지는 않고, ‘공인본문’의 더 나은 번역의 가능성을 열어둠
4) KJV이 영감을 받았고 헬라어/ 히브리어 원어만큼 정확하며, 그 번역에 오류가 없다고 믿는 부류
5) KJV이 언어 자체(영어)로 새롭게 영감받은 오류없는 계시이며, 헬라어·히브리어 본문들조차 KJV의 본문에 맞게 교정되어야 한다고 믿는 부류로 Peter S. Ruckman이 대표적.
한 박사는 여기서 1은 개인의 기호, 2~3은 온건한 입장, 4와 5는 KJV 자체의 번역영감설을 넘어 그 이상인 무오성을 주장하는 과격한 유일주의자라 할 수 있다고 구분했다.
한 박사는 4~5번에 속하는 한국의 과격한 KJV유일주의자의 시초로 말씀보존학회(1992년 설립) 이송오 목사를 꼽는다. 이 목사는 피터 럭크만의 영향을 받았고 자신이 번역한 ‘한글킹제임스성경’의 최종 권위를 내세우기도 했다. 1994년 최초로 킹제임스 한글 역본을 했고 성경침례교회, 킹제임스성경신학교, 서울크리스찬중고등학교, 솔로몬 놀이학교 등을 세워 킹제임스 유일주의를 전파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킹제임스유일주의자는 사랑침례교회의 정동수 목사라고 소개했다. 정 목사 또한 1986년 미국 유학 중 킹제임스유일주의를 접한 후 럭크만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영향을 받았고 귀국후 인하대학교 기계 공학과 교수를 겸직하며 사랑침례교회를 개척 ‘그리스도예수안에’ 출판사를 설립한 뒤 2000년에 ‘킹제임스 흠정역’을 출간했다.
그 외에 말씀보존학회에서 갈라져 나와 커뮤니티 및 출판사 ‘안티오크’와 ‘시나고그’를 설립하며 ‘권위역 성경’(1996)과 ‘한글 안티오키아 비블로스’(2022)를 낸 박만수 씨, ‘오메가출판사’를 설립하고 ‘월간 바이블뉴스’를 운영하며 생명의 서신을 만들어 8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며 ‘KJV완역한글판 성경전서’(2004)를 낸 서달석 씨, 이일배의 ‘킹제임스공인역 한영대역성경’, 강희종의 ‘한국어 권위역 킹제임스성경(2017/2024), 음영진·이준승의 ’킹제임스 근본역‘(2024), 윤경원의 ’표준킹제임스성경‘(2022/2023/2024), 윤여성이 번역중인 ’킹제임공인역‘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박사는 박만수 씨 항목에 각주를 달아 안티오크는 2000년에 폐쇄됐고 2022년에 시나고그(유대인의 회당)라는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의 특징은 자체 은어를 사용해 분파주의적 성향을 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성경을 비블로스, 믿음 대신 믿쁨, 세례/ 침례대신 밥티스마, 하나님 대신 엘로힘, 경건한 대신 엘로힘다움 등이다.
셋째, KJV 유일주의가 영향력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순수한 신앙적 열망에 있음을 한 박사는 부정하지 않는다. 훼손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찾고 이를 지키려는 순수한 열망이 기저에 있다고 봤다. 그러나 KJV 유일주의는 이 열망이 지나쳐 순혈주의, 지나친 배타주의로 빠졌다는 것이다. 즉 성경을 신앙과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순수한 신앙이 지나쳐 말씀의 변형이나 훼손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고 KJV와 달리 개역성경이나 개역개정판에 삭제된 13개 ‘없음’이라는 구절을 언급하면서 “개역성경은 마귀가 하나님의 말씀을 삭제하고 훼손한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이르게 됐다는 지적이다. 일점일획의 틀림이 없는 성경의 무오성을 믿다가 성경 본문에 ‘없음’이라는 항목을 문제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킹제임스주의자들의 논리에 스며들게 된다는 것이다.
사본학이나 본문비평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갖춰도 킹제임스주의자들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지만 사본학이나 본문비평학을 인본주의로 여기고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여기는 한 킹제임스주의자들의 논리에 대항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한 박사는 “(성경)본문을 사모하는 마음이 지나쳐서 TR이나 KJV의 영감을 주장하는 것은 성경 영감의 범위를 필사자와 번역자에게까지 확장하는 위험한 주장이 된다”며 “현대비평본문은 완전무결한 ’공인본문‘을 마귀가 의도적으로 변개한 결과라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자 비방에 불과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넷째, KJV에 대한 종합적 평가
1) 13개 ’없음‘ 구절의 첨삭에서 생각할 것
성경 장절의 출발점은 원문에서부터였는가? 아니다. 최초의 신구약 통합본 장절의 구분은 인쇄업자 스테파누스가 1555년 불가타 성경을 편집하면서 시작했다. 역본 제네바성경(1560년)과 KJV(1611)가 이를 따르며 표준화된다. 즉, 장절의 기입은 1555년 스테파누스에 의해 시작됐고 KJV에 이르러 상용화된다.
18~20세기 현대본문비평학이 웨스트&호르트에 의해 정립되고 4세기 바티칸 사본과 2~3세기 파피루스 사본들이 여럿 발굴되면서 신약의 13구절은 원문에 없이 후대에 첨가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미 장절의 구분이 표준화됐기에 해당 구절에 ’없음‘으로 표기하고 난외주에 기록하는 것이 현대 역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사탄이 살짝살짝 빼버린 것이라면 ’없음‘이라고 친절하게 표기하고 ’난외주‘에 어떤 사본에는 이라고 설명까지 하고 심지어 해당 구절이 다른 성경 본문에 등장하도록 놔뒀겠는가. 어처구니 없는 주장일뿐이다.
마태복음 17:21(개역개정판을 비롯 KJV제외한 성경에는 ’없음‘으로 표기함. 난외주 1번을 보면, "어떤 사본에, 21절 [기도와 금식이 아니면 이런 유가 나가지 아니하느니라]가 있음". 참고 막 9:29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류는 기도와 금식에 의하지 않고서는 나가지 아니하느니라 하시니라”(킹제임스 흠정역).
마태복음 18:11(난외주에 "어떤 사본에는, 11절 [인자가 온 것은 잃은 자를 구원하려 함이니라]가 있음" 이라고 적혀 있음. 참고 눅 19:11 ).
“사람의 아들은 잃어버린 것을 구원하려고 왔느니라”(킹제임스흠정역)
결론: ’-절 없음‘이라고 된 부분은 사탄이 삭제하거나 훼손한 것이 아니라 고대 사본에 없는 본문이다. 3세기 전후의 파피루스 사본이나, 4-5세기의 대문자 사본에는 없는 본문들이고 11세기 전후의 소문자 사본에만 나오는 본문이다. 따라서 일부러 사탄이 작동해서 삭제된 것이 아니라 이미 장절이 16세기에 표준화된 상태에서 18~20세기 사본학과 본문비평학이 발달한 가운데 원문에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은 구절, 후대에 더하고 첨가한 구절을 ’없음‘으로 표기하고 난외주로 넣어 설명한 것임.
2) 킹제임스 성경의 11차례의 개정은 무엇을 의미할까?
KJV는 형식 일치 번역의 원칙으로 원문의 스타일과 내용을 유지하려고 한다. 1611년 출간된 이후 KJV는 (1612, 1613, 1616, 1629, 1638, 1660, 1683, 1727, 1762, 1769, 1873) 11차례 개정된다. 출판연대가 오래되면서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생겨 현대 영어로 개정한 NEW King James Version(NKJV, 1982)이 출간되었다.
개정시 원문에는 없지만 번역과정에서 삽입된 단어를 이탤릭체로 표기, 소소한 어투의 변경, 시대에 다른 철자법 변경, 난외주 변경, 대규모 인쇄 오류 교정 등 역본의 오류를 줄이고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한 박사는 앞의 내용을 종합하며 “KJV는 교회사의 소중한 유산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과거의 유산을 현재로 가져와서 KJV의 절대성과 무오성을 주장하는 극단적 킹제임스유일주의는 교회와 성도들을 혼란케하는 기망행위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목회자들에 의해 이러한 경향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KJV은 아니라도 또다른 번역본을 중시하는 이와 유사한 배타주의에 빠질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박사는 “신약성경의 원문이 한조각도 없는 상황에서 19세기 말에 성경 원문 연구의 발전으로 TR이 현대 비평본문으로 대체되었듯이 우리 시대 역시 성경 원문 연구를 통해 원문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에 있다”며 “언어의 순환 주기와 대상 독자, 그리고 시대 정신의 영향으로 번역 성경은 주기적으로 개정되는 때, 횬존하는 다양한 역본 성경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고 사용용도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논평을 맡은 김진옥 박사(명지대학교 기독교교양 교수)는 “성경본문과 연구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심심치 않게 화두가 되는 것이 ’킹제임스역본‘과 이를 추종하는 ’말씀보존학회‘의 편중되고 왜곡된 주장”이라며 ’현재 논란의 상황을 통찰력있게 바라본 좋은 지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