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킹제임스성경 우상화 경계해야
제 1발제, 이단연구학회 학술회 ‘KJV에 대한 사본학적 평가'와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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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제임스성경 우상화를 부추기며 다른 성경 악마화에 앞장서는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에 대한 이단 규정 헌의안이 2024년 교단 총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올라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한기연, 회장 유영권 목사)가 2024년 11월 9일(토) 정기학술대회에서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주제는 ‘KJV, 영감된 유일한 성경인가?’였다.
제1발제 주제는 ‘KJV에 대한 사본학적 평가’를 제목으로 장성민 박사가 발제했다. 장 박사는 “1611년에 번역된 킹제임스 성경은 하나의 번역본”이라며 “문제는 일각에서 킹제임스 성경이 여러 번역본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유일하게 참된’ 성경으로 추앙하며 마치 나머지 모든 번역본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킹제임스 성경 유일주의라고 부른다”며 “이 주장은 킹제임스 성경의 번역의 우수성뿐 아니라 저본이 된 ‘TR’(일명 수용본문)의 권위를 각별히 중시한다”고 전제했다. 장 박사는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를 비평하는 방법으로 저본인 TR의 문제점을 따졌다.
TR은 공인본문, 수용본문으로도 불리는데 에라스무스가 1516년 3월 인쇄한 그리스어 성경을 시작으로 인쇄업자인 스테파누스, 베자, 엘제비어 등이 약간의 개정을 거치면서 연속적으로 간행된 그리스어 신약성경 판본들을 집합적으로 가리키는 고유명사이다. TR은 이후 350년간 번역성경의 저본으로서 가장 큰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TR의 문제점에 대해 장 박사는 “그리스어 신약성경 판본인 콤플루텐시아 성경이 출판된다는 소식을 들은 에라스무스가 독일의 인쇄업자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1516년 급박하게 만든 것이 TR”이라며 “신약성경 전체를 수록한 그리스어 사본을 미처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복음서, 사도행전, 서신서, 요한계시록 등 제각기 다른 사본을 활용했고 요한계시록 22장의 마지막 여섯장은 망실되어 에라스무스가 라틴어로 된 불가타역본을 그리스어로 직접 번역해 수록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급조하듯 만들어진 게 TR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TR은 큰 인기를 얻었고 특히 칼뱅의 친구이자 출중한 고전학자인 베자의 성경으로 이어졌고 이를 저본으로 1611년 킹제임스 성경이 번역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TR이라는 명칭은 1633년 출판업자가 그리스어 성경을 펴내며 과장 광고를 한데서 발생했다고 한다. 당시 “Textum ergo habes, nunc ab omnibus receptum: in quo nihi immutatum aut corruptum damus”(이제 당신은 모든 이에게 수용된 본문을 갖게 되었다: 이 본문에는 바뀌거나 훼손된 것이 전혀 없다). 이후 TR의 명성은 350년간 이어지며 1881년 이전에 유럽어로 번역된 모든 개신교 번역본의 저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벵겔, 베트슈타인, 그리스바하, 라흐만, 티센도르프, 웨스코트, 호르트 등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학자들을 통해 방대한 사본, 역본, 인용문의 수집과 분류 평가 작업을 거쳐 그리스어 신약성서 본문은 발전하게 됐고 8개의 빈약한 사본에 의지해 만들어진 TR은 권위의 자리에서 폐위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 박사는 번역본이 다수임에도 “대부분은 사소한 차이여서 의미상(특히 교리상)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곳은 그리많지 않다”며 “신약성경 본문 전수의 역사는 인간의 연약함을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신실하게 보존해 오신 섭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박사는 “KJB는 여러모로 뛰어난 번역이지만 유구한 번역사의 흐름에 있는 하나의 역본일뿐 적어도 본문비평의 견지에서 다른 역본들에 비해 ‘유일하게 참된’ 번역본이라고 추켜세울 아무런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이 발제의 논평을 맡은 권오윤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 구약학)는 “장 박사는 발제에서 킹제임스성경이 여러 번역 성경 중 하나에 불과할 뿐 다른 번역 성경에 비해 ‘유일하게 참된 성경’이라고 추앙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사본학적인 입장에서 확실하게 분석하고 평가한 박사님께 감사드린다“고 평했다.
반면 아쉬운 점에 대해 권 박사는 정동수 목사를 비롯한 킹제임스성경 유일주의자들의 경우 △하나님께서 모든 시대를 통해 영감된 말씀을 보존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친히 보존해주신 단어들을 한점의 오류없이 수용 언어인 영어를 통해 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에 담아 주셨다 △모든 성경 원어의 뜻은 영어 킹제임스 성경에 번역된 것만이 참되고 바르다 △현대 본문비평은 마귀의 이단교리이고 하나님의 참된 본문은 천주교 도서관, 수도원, 동굴에 비밀리에 숨겨지지 않았고 시대를 거치며 신실한 성도들에게 필사되어 보편적으로 온 세상에 전달되었다고 믿는다고 정리했다. 이처럼 킹제임스성경을 영감된 성경으로 보는 이들에게 TR에 대한 비평적 접근은 접촉점이 없는 평행선처럼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킹제임스유일주의에 대한 가장 핵심적 접근은 저본에 대한 것보다 킹제임스성경 자체에 대한 모순이나 오점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는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