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손에서 하얀색 기가 ‘퐁퐁퐁’”

1타 강사 이지영, 천효재단 포교 논란··· ‘인류 미래’ 주제라며 ‘기·부적·귀신’ 얘기

2020-02-05     정윤석 기자
천효재단 인터넷 사이트 캡쳐

‘이지영 강사, 포교 논란’으로 인터넷 세상이 뜨겁다. 2020년 2월 4일, 네이버와 다음 포털 사이트 검색 상위권에 '이지영', '천효재단'이 올랐다. 이지영 강사는 도대체 누구이고 천효재단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그녀는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회탐구영역’ 원탑으로 꼽히는 스타 강사다.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끄는 만큼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사람이다. 이 강사를 아는 사람들은 최근 사태에 말잇못! 충격이 심하다고 한다. 그녀가 천효재단의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기포스(www.kportalnews.co.kr) 기자의 카카오톡(ID:kportalnews)으로도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고등학생 인터넷 강의에 1타 강사 이지영(진짜진짜유명해요) 사이비 천효재단으로 추측, 여긴 어디죠?”, “애들한테는 원탑 강사라는데요, 천효재단은 기독교 이단 계열인가요, 타종교인가요?”라는 문의다. 이지영 강사는 어떤 사람이고, 그는 어떤 말을 했으며 그와 함께 급부상하게 된 천효재단은 도대체 어떤 곳일까?

"하얀색으로 '퐁퐁퐁퐁' 기가 보인다"
기자는 인터넷상에 올라온 이지영 강사의 강의 내용 일부를 들어볼 수 있었다. 2019년 11월 10일 천효재단 사무국이 진행하는 ‘인류의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였다. 초청강사는 이지영 씨였다. 그녀는 ‘인류의 미래’를 얘기한다면서 ‘기’, ‘부적’, ‘귀신’ 얘기도 함께했다. 

“제가 척추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구요.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숟가락들 힘이 없어서 숟가락도 놓치면서 펑펑 울었다니까요. 그런데 기를 받는데, 막 척추가 서는 거예요. 원장님이 손에서 기를 이렇게 내뿜으시는데, 손에서 펑펑펑 나오는 기가 보이는 거예요. 제 눈에요. 하얀색으로 퐁퐁퐁퐁 기가 보이는 거예요. ···제가 사람 몸에 혹이 그대로 보이거든요. 이건 저만 보는 게 아니라 저희 기하는 청년들도 같이 봐요. 저 혼자 보는 얘기가 아니예요.”

“뭐가 보이기 시작하냐면, 아이들이 부적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요, 그 부적에 귀신이 붙어 있어요. 제가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수능 끝나고 다시 절 안 볼 수도 있는 학생들이고, 수능 끝나고 관심 있어서 공부할 수도 있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갖고 다니는 부적에 귀신이 붙어 있어. 그걸 들고 다니면, 내 정신은 뭔가의 힘으로 시험을 혼자 보는 게 아니야, 신의 영역에서 보게 돼.”

이 강사가 개인적으로 겪는 아픔과 고통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받고 회복이 됐다니 개인적으로는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를 소개하며 기치료, 부적, 귀신 얘기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미래를 주제로 했지만 이 강사는 △기를 받아 척추가 섰다 △원장님 손에서 하얀색 기가 ‘퐁퐁퐁퐁’ 나오는 게 보였다 △사람 몸 속에 혹이 그대로 보였다 △부적들고 다니면 귀신이 붙는다 △그걸 들고 다니면 신의 영역에서(시험을)보게 된다는 주장을 한다. 

이에 대해 이미 이 강사와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인터넷 댓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강사가 공개 세미나를 한 이후인 2019년 11월 10일, 한 블로거의 글에 달린 댓글들을 모아봤다.

“이지영 샘은 이제 사람 스캔해서 치유도 해줄 수 있다고 함”, “기 치료를 신격화하더라, 믿음 하늘의 말씀 이러면서”, “학생들, 초년생들 많이 가서 기치료 주기적으로 가고 가서 울고 그런 애들 많고··· 이게 다 뭐냐면, 힘들어 하는 사회초년생들 감정 심리 겨냥해서 이용하는 거지, 나는 선생님, 진짜 나쁘다 생각함, 여시들도 흐린 눈하지 말고 많이 알렸으면 좋겠어.”

지금까지 이 강사와 연관된 워딩들은 모두 기독교와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다. 주요한 내용은 ‘기’, ‘부적’, ‘귀신’ 등이다.

스타 강사가 앞장서서 선전하는 천효재단은 어떤 곳?
원탑 강사가 기치료를 선전하며 활동하는 '천효재단'은 또 어떤 곳일까? 천효재단은 유학진 대표 명의로 2019년 1월 7일 서초구 방배로에 세워진 비영리종교법인이다. 기독교와 직접 관련이 없어 보임에도 설립허가를 받을 때 ‘기독교재단’으로 허가를 받아 더 의혹을 사고 있다. 천효재단은 구글, 네이버, 다음 등 어떤 검색 사이트를 통해서도 특정 기독교와의 관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천효재단은 기독교재단으로 등록했음에도 이들 사이트에는 기독교와 무관한 이상 야릇한 내용이 상당수다.

2019년 추석 때 ‘천효자한가위 대축제’ 플래카드에는 ‘천효자, 천신, 협조하는 영들의 축제를 엽니다’라고 돼 있다. 협조하는 영들의 축제? 상식적으로 종교성 없는 재단의 문구일 수가 없고, 그렇다고 기독교에서 즐겨 사용하는 문구도 아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은 천효!”, “천효를 만난다면 행복해질 거야~”라는 문구도 천효라는 걸 필요 이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인생의 목적이 천효라는 것이다. 2019년 5월 16일엔 제 1회 천효자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 날은 ‘재단 이사장님 생신 기념일’이라고도 플래카드에 붙여 놓았다. 

기자는 이지영 강사가 홍보에 앞장서는 천효재단에 2020년 2월 3일 연락했다. 사이비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나온 연락처로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궁금한 건 문자로 보내달라’고 답했다.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 2월 4일 직접 재단과 천효기센터를 방문했다. 재단은 문이 잠겨 있었다. 기자는 천효기센터를 방문, 궁금한 질문들을 공문 형태로 전달했다. 아직 연락이 오지 않고 있지만 혹시라도 천효재단측의 공식 입장이 있을 경우 이를 기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지영 강사는 누구인가?(출처 나무위키)
이투스의 사회탐구 강사(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2020년 기준, 누적수강생 250만명을 보유한 사회탐구 압도적 1타 강사(해당 학원에서 제일 강의 잘하는 사람을 뜻한다)이다. EBSi에서 2011년부터 사회·문화 고2, 고3 라인을 가르치다가 2014학년도 부터 생활과윤리 수능특강 라인, 2017년도부터 통합 사회를 단독으로 런칭했다. 2014년에는 EBS에서 사회·문화, 생활과윤리 최우수 강사상을 수상 했으며, 2018년에는 EBS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2019년 12월 1일 스카이에듀에서 이투스로 옮겼다. 이투스는 강남청솔학원으로 시작, 대한민국 교육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대학입시 전문 인터넷 교육업체이다.

천효재단은 어떤 곳인가?
이투스 1타 강사 이지영 씨가 포교에 앞장서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어떤 종교와 관계된 것인지, 기독교라면 어떤 종파인지, 대표 등재된 유학진 씨는 어떤 사람인지 전혀 정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인생의 목적 천효’, ‘영들의 잔치’, ‘재단이사장님 생신 - 천효자의 날’이라는 플래카드 등의 문구와 이지영 강사의 ‘귀신 이야기’, ‘부적’, ‘기치료’, ‘하얀색 기가 퐁퐁퐁’ 등 표현으로 봐선 기독교와 전혀 관계 없는 단체로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천효기독교재단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아서 정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