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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소가 갓 고깔 쓴다’고 목회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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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소가 갓 고깔 쓴다’고 목회자 되나?
  • 정윤석
  • 승인 2009.06.0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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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이다. 교회 고등부를 졸업하고 대학·청년부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처음 청년부 예배를 참석했을 때다. ‘특송’시간이 있었다. 청년부 임원진들의 순서였다. 청년들의 숫자는 10명 내외였는데 임원진이 특송을 한다며 회장, 부회장, 총무, 서기, 회계 등이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특송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집회 장소에 앉아 있는 청년들의 숫자보다 많아졌다. 집회장소가 그렇게 을씨년스러울 수가 없었다.

오늘 신문에 보니 장병들 숫자는 주는데 장군들 숫자는 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를 두고 한 언론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썼다. 이 언론은 한 군인 원로의 말을 인용 “불필요하거나 전력 발휘가 안 되는 부대를 과감히 정리하지 않으면 국방개혁은 수사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기현상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목회자들이 소위 평신도 숫자보다 많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여기저기 목사님들이 넘치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장 합동, 통합 등 주요 교단들의 통계에 따르면 목회자는 매년 10% 가까이 증가하는 반면 교회숫자의 증가는 매년 1%에서 3%대에 머물고 있다. 목회자가 교회 수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9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평신도 숫자의 증가와 대비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교인 수의 증가율보다 목회자수의 증가는 ‘평균’ 5.6배가 높다. 예장 합동측의 경우 매년 필요한 목회자 수요가 200명 남짓한 상황이지만 강도사 고시를 치르는 사람은 매년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목회자들이 고급 인력화되는가 살펴보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저질화’, ‘무자격화’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 이런 결과는 지금 취재 현장에서 적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지금도 곳곳에 무인가 신학교는 널려 있다. 특히 돈 10만원만 주면 목사 안수증을 만들어 주거나 100만원을 주면 노회 가입 허가증을 만들어 주는 곳도 있다. 서울 신길동에 위치한 모 신학원의 경우 이단단체 신도들이 ‘목사증’을 만들기 위해 애용하는 장소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다. 그곳에 가면 자격이고, 뭐고 모든 것을 묻지 않고 돈 십만원에 안수증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비밀스런 얘기 하나를 공개하겠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의 얘기다. 그와 그녀는 신학교 시절에 무척이나 친하게 지냈다. 그야말로 친구였다. 그들은 정말 순수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그녀가 그를 피했다. 그는 의아했다. 그렇게 서먹서먹하게 2주일을 지내던 날 그는 그녀를 붙잡고 물었다. ‘왜 나를 피하냐?’고. 한참 뜸을 들이며 그의 속을 태우던 그녀의 입에서 놀라운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신학교 강사 한명이 자신과 저녁을 먹자고 해서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더니 모텔 앞으로 끌고 가더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억지로 모텔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해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뿌리쳤다는 얘기였다. 이 때문에 너무 충격을 받고 그녀는 사람들을 피해서 몇 주 동안 방황한 것이다. 이 일은 한 신학교 안에서 있었던 실화다. 그 강사는 목사였다. 그리고 이 문제가 신학교 내부에서 파장을 일으킬 조짐이 보이자 스스로 그 강사는 사직을 하고 A국으로 소위‘선교사’로 떠났다.

이런 말 듣고서 찔리는 목회자가 있을까? 그렇다면 조용히 ‘계급장’ 내려 놓으시라.

지방의 한 교회에서 몇몇 여성들이 기자를 찾아왔다. 그들은 교회 목회자의 7계와 관련한 문제를 가슴 아프게 털어 놓았다. 한 두명이 당한 게 아니었고, 방법도 구질구질했다. 위계에 의한 완벽한 강간이었다. 그 방법은 구체적으로 쓰지 않겠다. 아무튼 교회에 다니는, 순수한, 그것도 20대 초반의 여성들은 물론 유부녀까지도 포함해 그들에게 7계를 범한 사람이었다. 자매들을 건드리면서 동시에 유부녀에게는 ‘당신을 처음보는 순간 난 운명같은···’ 속이 느끼해지는 문자를 보내며 ‘작업’을 걸었던 사람이었다. 구체적으로 기록을 하지 못하겠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실수를 한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앞날을 위해 조용히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초야에 묻혀 평생 속죄를 하는 심정으로 살아가시길 권면드리고 싶다. 한국교회는 사면초가와 같은 위기에 처해져 있다. 아무리 사회 복지 문제의 70%를 감당해도 사람들은 콧방귀조차 끼지 않는다. 장기기증운동, 입양운동, 모든 사회 복지를 앞장서서 실현한다고 하고 아무리 발광을 해도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는 땅바닥에 곤두박칠 친지 오래다. 이럴 때 7계 범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도대체 니들이 지구에 온 목적이 뭐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정철의 훈민가 중에 이런 시가 있다.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스라
사람이 되어 나서 옳지옷 못하면
마소를 갓 고깔 씌워 밥 먹이나 다르랴”

사람이 태어나서 옳은 일을 하지 않고 살면 마소에게 갓과 고깔을 씌워놓은 것과 뭐가 다를바가 있느냐는 의미의 시다.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도 도덕성을 위해 저렇게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목회자로서 안수를 받고 도대체 도덕성이라곤 조폭이나 시정잡배보다도 못하다면 짐승에게 목사 안수를 준 것과 도무지 다를 바가 무엇인지, 7계에 포함되는 일부 목회자들은 생각 좀 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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