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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줄로 세워가는 신월동의 푸른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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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줄로 세워가는 신월동의 푸른동산
  • 정윤석
  • 승인 2001.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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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교회

▲ 늘푸른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김효현 목사, 송난호 목사, 유수영 전도사(왼쪽부터)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삼총사'에는 주인공들이 모여 'all for one, one for all'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공동체와 각각을 위해 헌신을 다짐한다는 표현인 듯하다. 그런데 이러한 외침은 영화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신월동 오솔길 공원 인근에 위치한 늘푸른교회의 전임교역자들의 마음에도 동일하게 메아리치는 외침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각각 다른 달란트를 가졌지만 교회와 서로를 향해 섬기고 헌신하는데 드려진 김효현 목사(45), 송난호 목사(43), 유수영 전도사(40)가 삼겹줄처럼 뭉쳐 있다. 이들 중 교회의 담임목사는 주보에도 드러나 있지 않다. 3인의 전임 교역자가 공동으로 교회를 섬긴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이들 목회자들의 은사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목회 이외에 김효현 목사는 시인으로서, 송난호 목사는 음악가로서, 유수영 전도사는 디자이너로서 적어도 전문가 소리는 듣는 사람들이다. 이런 독특한 은사를 통해 상호보완하며 4년째 팀목회를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팀목회'라는 것에 대해 쑥스러움을 표시한다. 아직도 많은 시간 더욱 정착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목회, '시늉만 낸다'고 하면서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팀목회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성향이 모두 비슷해서 그래요. 모두 목회만 전문가이다 보니 설교에 집중하려고 하거든요. 저희들은 각자의 전문분야가 확실하게 차이가 나죠."

김효현 목사. 그는 시인이다. 메시지는 주로 김목사가 담당한다. 그리고 김목사가 시인인 것처럼 교인들도 글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추수감사절에 즈음해서 '찬양가사 공모 대회'를 열면 교인들로부터 많은 가사가 들어온다.

또한 아기들이 태어나면 아버지들의 주옥같은 시가 탄생한다. 손준락 형제가 지은 '축복속에 태어난 하은아!'라는 노랫말은 곧바로 음악가인 송난호 목사가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었다. 이는 현재 '늘푸른교회'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을 위한 축복송으로 자리매김했다. 자녀를 낳으면 그들을 위해 시를 짓고 직접 작곡하여 불러준 노래들은 성도들의 마음에 깊은 추억을 남기게 된다. 늘푸른교회에는 이런 아름다운 곡들을 CD롬에 담아 제작하기도 했다.

송난호 목사는 음악가로서 극동방송에서 찬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교회에서는 주일예배 때 찬양을 인도한다. 송목사는 "열린 예배요? 저희는 17년째 해오고 있어요"라고 늘푸른교회의 아름다운 찬양 문화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17년째 찬양인도를 해온 송목사는 "예전에는 저의 찬양인도를 통해 성도들이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찬양에 드려지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은혜를 받아요"라고 고백한다. 가끔씩 성도들은 이 오전예배 시간에 찬양과 함께 자신들의 간증을 나누기도 한다.

유수영 전도사는 디자이너다. 따스하고 편안한 늘푸른교회의 인테리어 연출은 유전도사의 몫이었다. 유전도사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인테리어는 배려다!'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그 배려의 마음을 청년부를 담당하며 양들을 먹이는 데도 동일하게 적용하기 위해 뛰고 있다.

▲  서울 신월동에 위치한 늘푸른교회
이렇듯 세 명의 목회자가 팀 목회로 세워가는 늘푸른교회는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다. 때로 그것은 건전한 비판과 자성의 소리를 동반하기도 한다. 지난 여름 수련회 때 '교인들이 보는 목회자의 장단점'을 쓰는 시간에는 교인들에게 거리낌이 없었다. 심지어는 인터넷(http://www.e-evergreen.or.kr)에 목회자의 메시지시 '자료 인용'에 대한 궁금증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김효현 목사는 이것까지도 친절하게 답변해 준다. 교인들에게는 오히려 이 점이 존경스럽다. 유수영 전도사는 김효현 목사와 송난호 목사를, 존경하는 목회자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들의 교인들을 향한 사랑과 섬김을 잘 알기 때문이다.

3명의 목회자가 서로를 존경하고 섬기는 가운데 성장하는 늘푸른교회는 그래서 매력있다. 그 매력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교회 내부 인테리어다. 살펴볼수록 감칠 맛 나는 나무의 질감, 오렌지색 장의자, 따스한 분위기의 조명, 단순하게 꾸며진 강대상 등 사람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따사로움이 교회를 휘감고 있는 듯하다. 물론 늘푸른교회가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는 이런 외적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3명의 목회자가 4년 동안 함께 힘을 모아 공동으로 목회를 하며 성도들과 가족처럼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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