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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시골같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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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시골같은 교회
  • 정윤석
  • 승인 2002.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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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교회

서울 상계동에 위치한 승리교회(담임: 문원순 목사)의 이미지는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된장찌개'로 묘사하는 것이 제격일 것 같다. 승리교회를 처음 대하는 순간 전면에 붙은 '서울에 있는 시골 같은 교회'라는 문구도 그 같은 이미지를 대변해 주는 듯하다. 세련된 디자인, 깔끔한 실내 장식으로 교인들에게 어필하는 현대교회와는 다르게 승리교회는 노원역 인근에 눈에 잘 띄지 않게 조립식 패널 단층 건물만 두 개가 달랑 있을 뿐이다. 게다가 교회 옆에 서 있는 수양 버들, 맨 땅 그대로인 교회 마당, 낡은 문짝이 달려 있는 사무실과 목양실, 허름한 교회 집기들을 보면 이 곳이 정말 서울에 있는 교회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교회는 소탈하다.

서울 상계동에 위치한 승리교회

교회의 '시골스런' 모습은 가난한 자들과의 나눔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실천하는 우직함으로 잘 드러난다. 승리교회에서는 목회 일념으로 고생하는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을 매 분기마다 초청하여 '목사·장로 위로회'를 갖는가 하면 교회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교회로 잘 알려져 있다.

가난한 날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넉넉하게
승리교회는 목회를 위해 헌신하는 목사와 장로들을 교파와 교단을 따지지않고 초청하여 '목사·장로 위로회'를 분기마다 연다. 작년 8월에 열린 위로회에 참여한 인원은 100여 명 정도.

위로회에 참여하는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은 두 번 놀란다. '서울의 무슨 큰 교회에서 여유가 있어서 초청했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왔다가 버스에서 내린 순간 교회의 모습이 자신들이 헌신하는 교회와 별 다를 바 없는 단층짜리 조그만 교회라는 점 때문에 한번, 그리고 이러한 교회에 청장년 합쳐서 약 800명의 성도들이 모인다는 점에 두 번 놀라는 것이다.

승리교회는 시골 같은 교회답게 목사 장로 위로회의 중심을 '물질적인'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지친 심신을 말씀으로 달래고, 영육이 성령으로 새로워지도록 돕는, 성령을 통한 위로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은 교회의 지나온 길을 비디오로 보고, 교회 평신도 중에서 몇 명이 간증을 한다. 교회의 지나온 길을 통해서는 승리교회가 걸어온 남다른 내력에 대해서 듣는 것이다. 점심을 먹은 후 승리교회가 개척해 온 과정을 직접 현장답사를 한 다음 인근에 있는 서울 온천에서 1시간 가량의 시간을 보낸 후 마친다. 승리교회는 이 일을 위해 매회 1천여 만원을 지출한다. 년 4회 계획하는 위로회이기에 일년에 집행되는 예산은 4천 만원.

노숙자들을 위해서도 똑같은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주일 오후 4시에서 5시까지 본당에서 드리는 노숙자 예배에는 극빈자들도 함께 참여한다. 이들에게 1년 3개월 째, 교회에서 식사비를 2천원 씩 지불해왔다. 가랑비에 옷 젓는 줄 모르듯이 처음에는 돈을 타기 위해 왔던 사람들에게도 믿음이 들어간 것일까. 작년 11월 18일에는 노숙자 예배에 참석하는 300여 명의 성도들 중 289명이 세례를 받았고, 이중 255명은 승리교회의 정식 등록교인이 되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도 빠지지 않는다. 저지능 장애인들은 주일 낮에 교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면 된다. 특히 장애인들에 대한 사역은 담임인 문원순 목사가 예장통합측 총회 장애인부 연합회장을 맡게 되면서 그 부서를 통해 중요한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바로 총회 사회부, 교육부, 교회 장애인부연합회가 함께 저지능 장애인들을 위한 그림 성경 공부 교제를 제작하게 되었고, 이 책이 한국 교단 최초로 올 상반기에 나올 예정인 것이다. 문목사는 "이 일을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회장직을 맡기신 것 같다"고 말한다.

승리교회는 허름한 외관처럼 교인들도 그다지 부유한 편은 아니다. 교인 800명 중 절반인 400명 정도가 자타가 공인하는 '영세민'. 그래도 있으면 목회자의 마음이 든든할 법한 '부자'가 없는 교회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 교회가 가난한 자와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더 나누기 위해 힘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고, 장애인들을 따뜻하게 대하라"는 엄명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승리교회는 현재 단층짜리 건물에서 건축을 하지 않은 채로 묵묵히 구제와 선교의 일에 힘쓰고 있다.

예배당을 지을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일까? 문목사는 "구제와 선교를 위해 돈을 먼저 쓰다보니 건축할 돈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건축보다 선교와 구제가 무엇보다 승리교회의 우선 순위라는 의미. 문목사는 이러한 가운데도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묵묵히 교회에 충성하는 성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가난한 교회, 승리교회에는 행복이 있다. 바로 교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빈부귀천, 유무식을 떠나 모두 한 덩어리로 어울린다는 점이다. 교인들은 "부한자나 가난한 자나 한 데 어울리는 사랑과 구원의 확신이 넘치는 성도들,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인정이 넘치는 목사님이 교회의 자랑"이라고 말한다.

승리교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평한 당회'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두 달에 한번씩은 당회원 부부 동반으로 집을 순방하며 서로 식사를 같이 한다. 이렇게 식사를 하며 사심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당회의 화목의 비결이라면 비결. 게다가 임직식 때는 돈을 받지 않고 오히려 교회에서 임직을 받은 성도들에게 옷을 해 입히고, 게다가 헌신적인 장로님들은 부부동반으로 금강산 여행을 보내드린다.

내년 계획? 승리교회는 아직 계획이 없다. 이상한 얘기 같겠지만 승리교회는 일체 계획을 하지 않는다. 다만 한 주, 한 주를 오직 성령님께 맡기고 성령님께서 인도하는 대로 따르기 위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교회다. 이들에게 꿈이 있다면 한 달에 3억원 씩 선교 구제비를 지출하는 '큰 교회'로 성장하는 것이다.

귀한 보물일수록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법일까. 도무지 서울에 있는, 그리고 도심지의 건축 감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허름한 단층 건물의 승리교회지만 그곳에는 빈자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과 섬김이라는 '보화', 야고보서에서 말하는 참된 경건들이 살아서 숨을 쉬고 있다. 아마도 외모보다 중심을 보시는 주님의 마음을 체험한 사람들만이 승리교회가 갖고 있는 보화와 같은 매력을 알게 될 것 같다. 그 보화의 가치를 아는 승리교회는 매달 선교비 1천만원 지출, 가난한 자들, 장애우들, 노숙자들에 대한 섬김을 지금도 쉬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의 우직한 청지기

문원순 목사

문원순 목사(51세)의 목회철학은 단순하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난한 자들을 기억하는 것, 장애인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그의 제1의 목회 철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들이다. 이는 문목사가 지금까지 건물을 갖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다. 남들을 위해 돈을 먼저 쓰다보니 건물 지을 돈이 없다는 설명이다. 교회 부흥이나, 땅 사고, 예배당 건축하기 등도 모두 좋긴 하지만 문목사의 우선순위에서는 밀리는 항목들이다.

그의 목회 철학은 교회 표어에도 드러난다. '오직 주님'. 그가 작년에 발간한 <하나님을 만난 체험>(예찬사 간)을 보면 그가 얼마나 하나님을 열망하고, 그의 인생을 송두리채 맡긴 우직한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

문목사의 우직함은 가끔씩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지난 통합총회 선거 때 불법선거를 가리는 중요한 과정인 필적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300만원을 쾌척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문목사는 때에 따라서는 투쟁하는 '투사'로도 변신한다.

문목사가 한국교회를 위해 이룬 것은 많다. 92년도에는 건설부와 투쟁하여 8M인접 도로에만 교회를 건축할 수 있다는 조항 신설을 막았고, 93년도에는 십자가 네온 불빛이 불법 광고물로 분류되어 있을 때 이것을 내무부를 상대로 투쟁해서 조항을 바꿔 놓았다. 97년도에는 교회의 양도 소득세 부과를 국세청에서 전국적으로 못하게 하도록 7개월간 투쟁하였다. 같은 해에 교회 명의로 대출을 받을 수 없었을 때 이를 가능하도록 관련 기관과 대화하며 이뤄낸 일은 잘 알려져 있다.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투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충성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드려진 문목사는 통합측의 타락한 선거 현실을 타개하기 원한다면 하루빨리 제비뽑기를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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