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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씨앗속임 사상’ 비판, 위법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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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씨앗속임 사상’ 비판, 위법성 없다
  • 정윤석
  • 승인 200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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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교수들 항소심 패소 판결 분석…"신문 광고는 명예훼손"

   ▲ 박윤식 목사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 21민사부(판사 김용헌 외 2명)는 총신대학교 교수 등 19명이 기독신문 광고를 통해 박윤식 씨와 평강제일교회(대표 유종훈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총신대 교수 19인은 박 씨측에 각 2천만원, 교회측에 각 1천만원의 금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의 판결이 내려지자 박 씨측은 자신들이 승소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박 씨측은 이를 통해 마치 이번 판결이 박 씨에 대한 이단성 시비가 허위사실로 이뤄진 것이고 그것이 법원을 통해 밝혀진 것인양 선전하고 나섰다.

판결 후 일부 교계언론에 나온 기사들을 살펴보자. 복음신문은 “이 판시로 말미암아 그 동안 박윤식 목사를 이단시했던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편협된, 일방적으로 조작된 허위사실의 유포였음이 밝혀져 교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2008년 10월 12일자), 교회연합신문은 “이번 판결로 기존의 박윤식 목사와 평강제일교회에 대한 교계의 이단 시비 내용이 근거없는 허위 사실로 밝혀져 재론 여부가 주목된다”(2008년 10월 4일자)고 기사화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보도 자료와 보도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요지와 부합하는가? 즉 이번 판결로 박윤식 씨에 대한 이단시비 내용이 근거없는 허위사실로 밝혀진 것이고, 박 씨가 이단인지 아닌지에 대해 재론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냐 하는 것이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직접 판결문을 입수해 살펴보았다.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총신대 교수 19인이 2005년 8월 31일, 9월 28일 각각 발행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씨에 대한 연구 보고서>(보고서)와 <서북노회의 ‘총신교수회 연구 보고서에 대한 반론’ 비판>(비판서)이라는 두 책자에 위법성이 있는가, 둘째, <기독신문> 2005년 6월 8일자 1면 하단에 게재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씨에 대한 연구 보고’라는 광고에 위법성이 있는가, 셋째는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씨에 대한 연구 보고서>와 <서북노회의 ‘총신교수회 연구 보고서에 대한 반론’ 비판> 두 가지 인쇄물을 폐기해야 하는가의 문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위 3가지 쟁점 중 둘째 사항, 즉 광고를 통한 위법성만을 인정했다. 반면 나머지 사항들, 첫째 항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없다’, 셋째 항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고 기각처리했다.

법원은 <보고서>와 <비판서>에 대해 “원고들의 명예를 침해하는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신앙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최대한 보장 받아야 할 종교적 비판의 표현행위에 해당한다”며 “그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위법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한 재판부는 △박 씨와 평강제일교회는 통합(1991년 제 76회 총회), 합동(1996년 81회 총회), 한기총(2004년) 결의에 의해 이단으로 판명된 사실이 있다 △박 씨의 <씨앗속임> 설교 내용과 설교 교재 및 간행물 등의 일부에는 피고들(총신대 교수 19인)이 이 사건 광고 등의 주요 내용과 같이 해석할 여지가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들의 광고 등의 내용은 박 씨측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악의적 비난이 주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정통 기독교계의 여러 단체에 의해 박 씨 등이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된 상황으로서 보고서 및 비판서에 의한 원고들의 명예침해의 정도는 비교적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 '씨앗속임'과 관련한 재판부의 판단(판결문 27페이지 중)[사진 위]과 (씨앗속임과 관련 총신대 교수 19인이 광고한 내용(판결문 7페이지)[사진 아래]
위 판결 요지에서 총신대 교수들이 박 씨를 비판하면서 광고한 주요 내용은 ‘하와가 뱀과 성관계를 갖고 태어난 자가 가인이라고 주장한다’, ‘선악과를 먹은 것을 하와와 뱀이 성관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는 것 등이다.

<보고서>와 <비판서>를 폐기해야 한다는 박 씨측의 요구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들의 행위가 종교비판의 표현행위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며 “원고들(박 씨측)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및 <비판서>에 관해 신앙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최대한 보장 받아야 할 종교적 비판의 표현행위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반면 법원은 광고에 대해서만큼은 총신대 교수 19인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원고들이 이단임을 단정하는 내용을 불특정 다수가 구독하는 기독신문에 광고로 게재했다 △그 시점이 합동측 서북노회가 원고들의 이단성을 검증하는 등 이단성 검증 절차가 상당 정도 진행되고 있었던 때다 △신문의 광고물은 그 매체의 특성상 전파력이 높아 <보고서>나 <비판서>보다 명예훼손의 정도가 중하다며 “광고를 게재하는 행위가 종교 비판의 자유의 한계내에 속하거나 위법하지 않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광고와 관련한 위법성조차도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최종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의 사례를 살펴 볼 때 총신대 교수 19인의, ‘광고와 관련한 위법성’은 다시 판단받아야 할 여지가 있다. 오 목사는 2004년 10월, 구원파 박옥수측이 ‘죄사함과 거듭남의 비밀’이란 세미나를 진행하려 하자 ‘이단으로부터 우리 가정과 대전을 지킵시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지역 사회에 배포했다가 박 씨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오 목사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에서 2007년 10월 26일 최종 승소했다. 오 목사의 경우는 불특정 다수인 대전 시민을 상대로 전단지를 배포하며 특정 대상을 이단 비판했었다. 오히려 총신대 교수 19인의 경우보다 유포의 범위가 넓었던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법원의 판결은 내용적으로 봤을 때 총신대 교수 19인이 완전히 패소한 사건이라 할 수 없다. 항소심은 세 가지 사항 중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만 박 씨측의 손을 들어 줬다. 게다가 그 내용은 박 씨측이 이단이냐, 아니냐의 여부를 가리는 데 있었던 것도 아니다. 박 씨측을 이단이라고 비판한 총신대 교수 19명의 행위가 어디까지가 위법하고, 어디까지가 적법한가를 따진 것이었다.

판결의 내용을 들여다 봐도 총신대 교수 19인의 박 씨에 대한 연구는 전적으로 ‘허위 사실’이라고 평가할 만한 것이 아니다. 총신대 교수 19인은 박 씨에 대해 ‘하와가 뱀과 성관계를 갖고 태어난 자가 가인이라고 주장한다’, ‘선악과를 먹은 것을 하와와 뱀이 성관계를 한 것이라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박윤식 씨의 이단 시비와 관련해서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다.

박 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씨앗속임’에 대한 총신대 교수 19인의 연구 발표가 허위 사실의 유포인양 맹비난하면서 심지어 "그 동안 박윤식 목사를 이단시했던 가장 핵심적인 쟁점(씨앗속임 사상)이 일방적으로 조작된 허위사실의 유포였음이 밝혀(졌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렇다면 재판부도 과연 그렇게 봤을까?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확인한 결과 재판부는 박 씨 이단성의 핵심인 씨앗속임과 관련 “원고 교회 및 원고 박윤식의 <씨앗속임> 설교 내용과 설교 교재 및 간행물 등의 일부에는 피고들의 이 사건 광고 등의 주요 내용과 같이 해석할 여지가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판시했다. 오히려 판결문은 <씨앗속임>과 관련, 총신대 교수 19인의 해석에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근거로 박윤식 씨에 대한 이단 규정을 재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왜곡이다. 마치 박 씨에 대한 이단성 시비가 허위로 밝혀진 것인양 선전하는 것 또한 판결 요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만일 일부 교계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총신대 교수 19인의 연구 결과물 자체가 허위사실로 판결됐다고 한다면 법원은 총신대 19인 교수들이 발표한 <보고서>와 <비판서> 자체를 폐기하라는 박 씨측의 주장을 들어줬어야 맞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와 관련한 박 씨측의 요구를 ‘이유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총신대교수 19인의 박윤식 씨 비판에 있어서 재판부가 “진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이미 신빙성이 없는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서 주요 내용은 진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목도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일부 신빙성이 없거나 부적절한 자료들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언론·출판의 자유와는 달리 다른 종교나 종교집단을 비판할 수 있는 종교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며 총신대 교수 19인의 비판행위를 종교적 비판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총신대 19인의 변호를 맡은 로고스법무법인의 오세창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박 씨측이 이단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데 있지 않고 다른 종교단체를 또다른 단체가 비판하는 데 있어서 그것의 허용범위를 어디까지로 하느냐”에 대한 판결이었다고 해석했다. 오 변호사는 이 판결로 “마치 박윤식 씨의 이단시비 문제가 법정에서 해결된 것인양 보도하거나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판사들이 보고 비웃을 것”이라며 “이단이냐 아니냐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한국교회가 언제 법원에 맡긴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단을 비판할 때 보고서나 책자 등을 통해서 한 행위에 대해서는 보장하되 그것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신문사의 광고를 통해서 한 행위에 대해서는 학문적 자유의 범위로 보장하지 못하겠다는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우리가 패배했다’, ‘박윤식 씨측이 승리했다’, ‘이제 한국교회 큰일 났다’, ‘이단이 더 발호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왜곡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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