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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대 수신자부담 국제전화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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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대 수신자부담 국제전화 사기
  • 정윤석
  • 승인 2007.0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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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회사 대책 없어… "교회위치 묻는 전화 주의 요망"

국제전화를 이용한 각종 사기 행각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도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에 사는 A목사는 며칠 전 필리핀 여자와 ‘수신자 부담 국제전화’를 하게 됐다. 이 여자는 서투른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가며 며칠 뒤 한국에 들어가려는데 인천공항에서 A 목사의 교회를 찾아가고 싶다고 위치를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 말에 A 목사의 마음은 쉽게 열렸다. 약 45분간 통화를 하며 인터넷 지도를 보면서 인천공항에서 교회를 찾아오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런데 45분 동안 열심히 설명했는데도 이 여성은 교회를 찾아가는 방법을 재차 묻고 횡설수설을 거듭했다.

덜컥 의심이 생긴 A 목사는 전화를 끊었다. 불안한 마음에 포털 사이트를 뒤지다가 자신이 경험한 사례가 수신자부담 국제전화사기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수신자부담 국제전화가 보통 분당 1천500원이 과금되기 때문에 45분간 날린 돈이 대략 6만7천500원 정도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또한 이런 경험을 한 것은 자신만이 아니었다.

목사님의 딸인 B 씨는 한밤 중에 잠을 자던 도중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수신자 부담 전화라고 해서 끊었지만 다시 걸려오자 기도원에 가신 부모님과 관련한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라는 걱정에 고민을 하다가 받게 됐다. 수화기 저편에서는 B씨의 교회 명칭을 정확히 얘기하며 주소랑 이메일, 위치 등을 아주 서투른 한국말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알려 줘도 잘 못 알아 듣고 혼자서 계속 횡성수설하면서 물었던 것을 계속 다시 물어본다는 것이었다. 혹시 부모님이 아는 분일까봐 끊지도 못한 B 씨는 30분 동안을 통화하게 된다. B 씨도 결국 이것이 국제전화사기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가난한 형편에 전화비가 많이 나올까봐 너무 걱정이 된다”며 “도대체 이런 억울한 사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억울해 했다.

최근 벌어지는 수신자부담 사기 행각은 한국의 국제전화 서비스와 계약을 맺은 타국의 업체가 ‘한국말’을 하는 여성 등을 고용해 수신자 부담 전화를 하고 수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러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사이트(http://myhome.naver.com/santafia/menu0.php)를 개설해 피해자를 모으며 한국의 국제전화 서비스 회사를 상대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중이다.

그러나 국제전화 서비스 회사들도 뽀족한 대책안을 내 놓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일단은 ‘수신자부담전화’는 주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밖에 없는 형편이다.

   ▲ 국제전화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모임
A 목사는 “교인들이 비교적 남을 돕고, 또 교회를 찾아 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쉽게 여는 경향을 악용한 ‘전화사기’”라며 “비록 45분간 통화를 했다지만 넉넉지 않은 교회 형편에 큰 부담을 주게 됐다”며 염려를 하고 있다. 또 A 목사는 “피해사례가 인터넷 사이트에 많이 올라오고 있는 만큼 교회들이 이러한 신종사기에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교회 사무실 직원들이 많은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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