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5 15:18 (월)
이단·사이비집단 어떻게 대처할까
상태바
이단·사이비집단 어떻게 대처할까
  • 정윤석
  • 승인 2004.05.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장통합 이대위 세미나서 해법 모색

이단단체가 아예 신도들을 교회에 파송해 포교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예장 통합(총회장 김순권 목사)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 위원장 이승영 목사)가 5월 13일과 14일 양일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이단·사이비 대책 세미나를 열어 주목을 끌었다. 각 지역 통합측 노회에서 참석한 이대위 관계자 100여 명은 “성도들은 날마다 사회 속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단들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에 대해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적인 대처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강의를 맡은 4명의 강사들은 이러한 목회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이단대처 전략을 내놓았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탁지원 소장(국제종교문제연구소, 월간 <현대종교> 발행인)은 ‘현 시대에 나타난 이단과 그 대처방법’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이단대처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를 ‘이단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명칭과 전략 알려주기’라고 꼽았다. 정통교회에서는 ‘구원파는 이단’이라고 가르치는데 실제 현장에서 구원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교회는 찾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것이 성도들이 잘못 빠지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는 문제제기다. 탁 소장은 “구원파는 ‘기독교복음침례회’, ‘대한예수교침례회’라는 기성교회와 유사한 교단 명칭을 사용해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과 정보를 목사님들이 미리 알고 성도들에게 알려 주는 것이 교리적, 신학적 비판보다 현장에서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탁 소장은 또한 개역성경은 사탄이 변개한 성경이라고 주장하는 성경침례교회(말씀보존학회), 정명석 씨를 재림예수로 추앙하는 기독교복음선교회 JMS), 이만희 씨를 보혜사라고 주장하며 지역별로는 평신도신학교육원 등의 명칭을 사용하는 시온기독교신학원(무료성경신학원) 등을 예로 제시했다. 통일교는 가정교회 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몰몬교는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의교회, 안식교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안상홍증인회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라는 공식명칭을 사용하고 있음을 숙지하고 있는 게 이단을 분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단들이 기성교회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탁 소장은 각 교단별로 전국 어디서나 통용할 수 있는 교단 로고와 마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동섭 교수(캐나다 VIEW대학원 교수, 가정경영아카데미 원장)는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이단과 사이비’란 주제로 강의하며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배경에는 “불안정한 현대 가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가하는 이혼, 잦은 이사와 전근, 성도덕의 문란으로 외로움과 권태를 느낀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다가 ‘거짓된 사랑의 공동체’를 만나게 되고 이단들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즉각적인 해답과 일시적인 돌봄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단에 몰입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정을 대화가 넘치는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결혼예비교육, 부부역할 및 부모역할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가족 구성원들이 효과적 대화기술과 문제해결기술을 습득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간다면 이단 교주는 물론 이단단체들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이단의 실체’라는 주제로 강의한 심영식 장로(한국기독교문제연구소 소장)는 한국교회에 민감한 문제를 일으켜온 이단으로 최근 사회 문제가 됐던 영생교승리제단(영생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시온기독교신학원(무료성경신학원),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안상홍 증인회)를 꼽고 이들의 주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강연한 김항안 목사(이대위 서기, 한국교회정보센터 대표)는 ‘한국교회 영성훈련의 제 양상’이란 제목으로 강연하며 “이단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에 균형잡힌 영성이 필요하다”며 “신학적으로 편중되지 않고, 인간의 내외면의 조화를 이루고,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영성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대위 세미나에 참석한 허성행 목사(예장통합 대전노회 이대위원장)는 “이론이나, 신학적 강의보다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다룬 강연회였다”고 평가하며 “대전지역은 이단들의 침투와 공격에 교회와 선교단체가 잠식당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이를 한국교회가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유무한 목사도 “이단에 대한 정보를 각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나서서 교류하며 대대적인 대처 전략을 수립할 때”라며 “전도도 중요하지만 전도한 사람을 이단사설과 각종 미혹으로부터 지키는 데 교회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후 이어진 토의 시간에 목회자들은 이단문제로 시급한 현장 상황 정보를 나눴다.
어떤 목회자는 “영성훈련원에 참석했더니 원장이 ‘성령 줄까? 받을래?’라며 마치 자기 물건 나눠주듯 성령에 대해 언급했다”고 어처구니 없어 했다. 또한 한국교회 유명 목회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한 교회 신도들이 전도를 다니며 기성교인들을 상대로 “우리 교회를 나와야 한다”고 강요하는 무리한 포교방식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각종 언론에 대대적인 광고전으로 기성교회를 비방한 구원파 박옥수 씨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처 방안을 요구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그만큼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이단관련 문제가 많다는 반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