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5 15:18 (월)
눈보라 견뎌내는 ‘인동초 신앙’
상태바
눈보라 견뎌내는 ‘인동초 신앙’
  • 정윤석
  • 승인 2004.12.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규진 신경통증크리닉, 거성교회 안재홍 과장

 

안재홍 과장(이규진 신경통증크리닉, 거성교회)은 예수를 믿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하나님나라의 새가족이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안 과장은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연단을 받으며 고난의 세월을 견디어 가고 있다.

예수를 믿기 전 안 과장이 인생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것은 가정의 행복이었다. 사랑하는 아내, 안정된 직장, 어려움 없는 환경이 그것을 뒷받침하며 안 과장은 수년 동안 탄탄대로를 걸었다.

매주 화요일은 아내와 외식을 하는 날이다. 한 달에 한번은 국내여행, 1년에 한 번은 해외 여행을 했다. 삶은 즐거웠고 여유로웠다. 봄날같은 세월을 7년을 보냈다. 전도를 하던 전도자의 음성이 여유롭고 행복했던 그의 귀에 들어갈 리가 만무했다. 가끔 병원에 “예수 믿으세요”라며 전단지를 넣는 사람들이 있으면 관심이 가지 않았다. 전단지는 고스란히 ‘폐지’ 행이었다.

‘자녀가 있었으면….’
금슬좋은 두 부부에게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자녀가 들어서지 않았다. 작년, 7년 만에 아내가 임신을 했다. 뛸 듯한 기쁨도 잠시, 임신 5개월만에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뇌세포의 80%가 죽었다는 절망적인 진단이었다. 그 와중에 의사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아들을 낳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들도 뇌출혈이었다.

안 과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의 절망의 페이지가 그 순간에 모두 몰려 있는 느낌이었다.
“의사들이 ‘신의 영역’이라고 하는 곳을 하나님이 건드리신 거예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 속에서 신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전도지들을 훑어보기 시작했어요.”
전도자들이 병원에 두고 가면 대충 치워버리던 전도지들을 찾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서점에 가서 기독교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특별집회가 있는 교회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 하나님께 매달렸다.

“아내 현정이와 아들을 일으켜주세요, 만일 살아 계시다면 나를 만나주세요.”
기도할 줄 모르는 그였지만 자신의 가장 절박한 처지를 입술에 담을 뿐이었다. 그렇게 외치고 되뇌며 매달리기 이틀째였다. 자신의 어깨에 누군가 손을 얹는 느낌이 와 닿았다. 따뜻했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 빛이 감겨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뜨고 누구인가 확인하고 싶었지만 눈을 뜨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이 경험을 하면서 갑자기 대성통곡이 나왔다. 갑자기 기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회개기도가 나온 것이다.

이때부터 기도하면 즉각적인 하나님의 응답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기이니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바로 들어 주세요.” ‘부흥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가다 그런 교회를 발견한 적도 있다. 이 교회에서 집회 첫날 방언을 받는다. 안 과장의 새벽기도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새벽기도를 하며 궁금한 것을 하나님께 묻기 시작했다. “하나님, 이런 절망 속에서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찬양으로 응답이 왔다. ‘주만 바라볼지라’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또 묻기 시작했다. “하나님, 왜 제게 이런 고통을 주셨습니까?”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는 찬양이 흘러 나왔다. 세상이 줄 수 없는 그 평안을 주기 위해서라는 응답으로 받아들였다. 의심이 들어 잠시 후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라고 다시 기도해 보았다. 평소에는 반복되지 않던 찬양이 그날만큼은 ‘주만 바라볼지라’가 또다시 반복해서 나왔다.

하나님이 그를 만나주신 것이다. 아직 아내가 뇌출혈로 누워있는 상태이지만 안 과장은 오직 하나님과 대화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현재 안 과장의 기도는 바뀌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아내를 일으켜만 달라고 기도했던 그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기도  한다.
“하나님이 아내 현정이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소서.”
교회를 다닌 지 7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고난이라는 인생의 깊은 체험을 통해 그의 신앙은 견고해지며 ‘인동초’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