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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자 대형서점 기독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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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자 대형서점 기독코너
  • 정윤석
  • 승인 2004.0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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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관련 서적이 버젓이 “베스트셀러” 자리에


▲ 영풍문고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시한부종말론자의 책이 올라가 있다.

서울에 위치한 일부 대형서점의 기독교 서적 코너에 이단이나 문제성 있는 단체들의 책들이 일반 기독교서적과 아무런 구분없이 진열돼 있어 성도들의 주의가 촉구되고 있다. 이 서점들은 정통·이단에 대해 어느정도 기준을 갖고 책을 진열하는 기독교 서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성도들의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종각역(지하철 1호선) 인근에 위치한 영풍문고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것은 물론 공영 방송사에 난입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 씨의 <권능>(도서출판 우림)이란 책자가 기독교신간 코너에 진열돼 있다. 이 책자는 이 씨가 기도와 안수를 통해 불치병·난치병 환자들을 고쳤다는 각종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씨를 하나님의 권능을 행하는 인물로 홍보한 책인 것이다.

그러나 이 씨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물론 예장 통합과 합신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이 씨는 이단으로 규정될 당시 “부모로부터 받은 피를 다 버리고 죄 없는 피를 받아 원죄와 자범죄가 없어졌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 신도들은 환상을 토대로 “이재록 목사님의 영이 하나님 보좌 좌편에 앉아 있다”고 말해 한국교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뿐 아니다. 기독교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시한부종말론자인 임원순 씨의 <영계의 지름길>(지구촌)이라는 책자가 1위에 올라 있다. 이 책에서 임 씨는 예수님과 환상 가운데 대화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화초들과 대화하도록 성령님이 축복해 주셨다고 하는 등 1992년도에 보였던 ‘직통계시’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예수는 골고다에서 죽지 않았다>(김동진 지음, 한미르 출판사)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과 세계일보를 창간한 이형래 씨의 <예수를 배반한 기독교> 등이 규장에서 나온 <용서의 기술> 등 신앙서적과 함께 놓여 있다.
강남에 위치한 반디스앤루니스(구 서울문고, 반디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기독교신간 코너에 통일교인 한만억 씨의 <여보 하나님!>(생각하는 백성), 선사와 도인을 찾아다녔다는 게이트라는 사람의 <신비의 문>(BFI), UFO 연구가의 <예수그리스도의 충격 메시지>, 한국이슬람협회의 <인류에게 내리신 하나님의 메시지> 등이 섞여서 진열돼 있다.

종로1가의 교보문고도 이재록 씨의 설교집들을 대천덕 신부와 마틴 로이드 존스 등 기독교계 유명인사들의 책자와 함께 진열해 놓았다. 다만 교보문고의 경우 이단성이 있는 저자들의 책자들을 여간해서는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내부 진열대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영풍이나 반디스와 대조를 보였다.

기독교서적 코너에 문제의 서적들이 진열된 데 대해 기독교인들은 공통적으로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반디스에 책을 구입하러 온 이민호 씨(45, 강남구)는 “일반 서점이라 이단과 이단이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신앙에 대해 좀더 깊은 지식을 원하는 기독교인들은 물론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신앙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반디스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신간이 몇 권씩이나 들어오는 상황에서 기독교신간 중 이단성이 있는 책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 이에 대해 항의가 없었지만 기독교측에서 문제제기를 할 경우 성의를 보이겠다”고 답변 했다.
일반서적 기독교코너에 문제의 책들이 진열됨으로 기독교인들의 철저한 분별이 요구되고 있다. 기독교계통 출판사 중 하나인 <좋은씨앗>의 이윤권 영업부장은 “눈에 쉽게 띄도록 진열된 이단관련 책들이 이단성 여부를 모르는 기독교인들의 흥미를 자극해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결국 교회에서 이단들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 성도들이 문제있는 책을 접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서점의 기독교코너가 이단이나 문제단체들의 책자들에 무방비로 노출된 데 대해 기독교계가 더욱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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