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5 15:18 (월)
학대, 폭력 없는 가정 만든다
상태바
학대, 폭력 없는 가정 만든다
  • 정윤석
  • 승인 2005.03.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폭력상담소(라브리센터)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라브리 위기가정회복센터·부설 가정폭력상담소(라브리센터, 전혜련 소장)의 상담 전화, ‘031-502-1366’번은 24시간 열려 있다. 가정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주로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때,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 때 상담전화가 불통이라면…. 이 점을 감안해서 라브리센터는 퇴근할 때부터 상담자의 휴대전화에 착신장치를 해 놓았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며칠 전에는 인근 아파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의 긴급한 전화가 야밤에 걸려왔다. 라브리센터측에서 바로 출동, 여성을 쉼터로 대피시키고 하루 정도 정신적·육체적 휴식을 취하게 한 다음 가정폭력 행위자인 남편을 불러 부부 상담을 진행했다. 현재 이런 식으로 라브리센터에 도움과 상담을 요청하는 전화는 하루 평균 2건 정도다.
 
“결혼 1년차 주부인데요, 신랑의 언어폭력이 너무 심해요. ‘신혼살림을 적게 해왔다느니, 걸핏하면 짐 싸들고 나가라느니 하다가 저번에는 크게 싸우다가 제 따귀를 때리더군요. 무슨 일이 있으면 시댁식구들 앞에서 저를 감싸 주는 게 아니라 더 나서서 저를 망신시킵니다. 너무나 답답하고 속상해요.”

이런 사례에 대해 라브리센터는 부부상담과 부부종합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개선할 점과 당사자의 잘못에 대해 인식하고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힘들게 되고 서로에게 더 큰 아픔을 주며 갈등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라브리센터의 전혜련 소장은 “폭력행위자들도 대부분 가정 폭력적 상황에서 자라난 폭력의 희생자”라며 “스트레스와 갈등 상황을 폭력이 아니고는 해결할 줄 모르는 집안에서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폭력행위자들과 피해자들을 같은 자리에 앉혀 놓고 부부상담 등을 통해 ‘비폭력 대화법’(nvc대화법 non violent communication)을 이행하고 훈련하는 데 역점을 두기도 한다.
 
이런 대화법을 통해 40대 중반의 한 가정 폭력행위자가 일주일에 두 번, 총 20여 차례의 상담을 한 뒤에 회복되는 경우도 있었다. 비폭력대화법을 성실히 이행하며 아내와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남자로 바뀌게 된 사례다.

라브리센터는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오는 4월 23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는 새안산교회(김학중 목사)에서 캐더린 한 교수(이화여대)를 초빙해 비폭력대화법과 관련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5월 22일 일요일에는 부부의 날을 기념해서 기성세대 10가정의 순결서약식을 계획하고 있다.

2003년 3월부터 안산에서 가정폭력과 관련한 각종 특강과 상담을 진행해 온 라브리센터의 공식적인 상담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10시부터 5시까지다. 시급한 상황일 경우 그 이외의 시간에도 가능하다. 상담은 무료이며 신앙, 심리, 가정, 성 등 다양한 상담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미술, 음악, 독서 치료를 병행하며 긴급상황에 대비해 함께 출동할 수 있는 남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가정폭력 상담전화는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366’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