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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증회 ‘공익 포교’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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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증회 ‘공익 포교’ 경계령
  • 정윤석
  • 승인 200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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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자원봉사·사회복지활동 전략 ‘약발’

 

근자에 들어 한국교회 언저리에서 대표적인 이단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일명 안상홍증인회, 안증회)가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대사회적 ‘좋은 이미지 심기’ 공익활동 전략이 큰 효과를 내며 미혹의 위력을 더해가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익 포교활동’에 어느 정도 투자하고 있는 다른 이단들도 몇몇 있으나 안증회의 경우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안증회 본부
안증회가 포교전략 차원에서 펼치고 있는 공익활동은 국제적 체육행사 서포터즈, 환경보호, 사회복지 참여 등으로 손을 뻗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7월 6일 대구 두류공원에서는 비가 오는 중에도 안증회 신도들과 대구 시민 3만여 명이 모여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대회를 열고 시가행진을 가졌다.

최근에는 부산아시아경기 대회 중에 부상을 입은 네팔의 우슈 선수의 턱뼈 보정 수술을 안증회측이 책임지기도 했다. 수술비와 국내체제비, 관광 및 쇼핑비를 전액 부담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내용들은 ‘언론플레이’와 연계된 것이겠지만, 일간신문에까지 ‘미담’으로 소개되며 안증회의 좋은 이미지 창출에 적지 않게 기능한 것으로 보인다.

안증회 본부가 위치한 경기도 분당에서는 봄이 되면 ‘새봄맞이 환경정화운동’이 펼쳐진다. 세계 물의 날 등 환경과 관련한 행사가 있는 날에는 신도들을 자원봉사자로 현장에 보내고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 운동을 펼치며 선한 이미지로 시민들 속을 파고든다.

심지어 작년 10월에 열렸던 부산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에 안증회측 신도들이 서포터즈로 참여해서 활동한 공적을 인정받아 이들의 총회장 김주철 씨가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새생명복지회(회장 장길자)란 이름으로 사회복지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장애인 아동 시설인 <소망의 집>, <물댄동산>, 자폐아동시설, 양로원 등을 방문하여 생필품을 전달하고 위로금을 주기도 한다. 여기에는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단체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소망의 집>을 책임지는 예장합동측의 모 전도사는 “‘새생명복지회’라는 곳에서 후원금을 보내 와 받은 적이 있다”며 “그곳이 안상홍증인회와 관련 있는 곳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안증회의 포교전략성 공익활동과 관련, 진용식 목사(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부위원장)는 “전통적인 2인 1조의 축호전도 방식이 직접적인 포교를 통한 배가 전략이라면 공익활동은 이미지 전략이다”며 “이를 통해 안증회는 자신들의 이단성을 감추고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증회측이 기독교 관련 기관에 후원도 마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진 목사는 “금전적인 후원을 종교적 포교와 분리해서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안증회의 후원은 어떤 명목으로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증회의 이 같은 공익 활동과 함께 이에 대한 호의적인 언론보도도 늘고 있다. 신문, 방송 등에 U대회 성공기원 집회를 비롯 이들의 공익활동이 수시로 보도된 것이다. 심지어 그들의 활동이 ‘복음지’를 표방하는 <국민일보>에까지 미담사례로 한 차례 소개되었을 정도이다. 이는 ‘안상홍증인회’와는 달리 ‘하나님의 교회’라는 이름이 아직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이단인 줄 몰라 벌어진 ‘사고’일 개연성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익활동이 그 선한 특성상 기자의 시선을 끌기 쉬워 ‘넘어간’ 기사였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작심하고’ 안증회의 이모 저모를 잇따라 홍보해 주고 있는 <크리스챤신문> 같은 경우도 있다.

안증회에서 최근 탈퇴한 한 신도는 “안증회가 대 사회적으로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는 마음이 놓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안증회 각 지부에서는 신문기사들을 이용해 포교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증회의 공익활동과 언론 매체의 호의적 평가 보도가 결국 신도들로 하여금 ‘이 단체는 공익활동을 많이 하는 건전한 단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안증회의 ‘공익 포교’는 수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코드에 맞는 ‘문화’ 행사로만 생각하고 다가갔다가 JMS에 결국 빠져버린 경우와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안증회의 공익활동과 호의적 언론보도와 관련해 선교적 차원에서 기독교계의 지혜로운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그 일을 하는 단체는 ‘이단’ 안증회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등 그 동안의 단순 대처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고도의 전략적 대책마련을 위해 범교단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안증회측이 자신들의 단체에서 침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숫자는 약 47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다수가 소위 ‘기성교회’ 교인들이었다는 점에서 안증회의 공익활동과 언론보도, 그들의 증가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찾는 것은 ‘선교적으로’ 의미가 큰 일이다.

오성환 한기총 이단대책위원장은 “이단들은 세력형성이 안됐을 때는 공익적 활동에 신경을 쓰지 못하다 어느 정도 세 확산이 되면서부터 공익활동에 눈을 돌리는 특색을 보인다”며 안증회의 공익활동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오 목사는 “이단들의 공익활동을 보면서 기독교인들은 이웃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돌아보고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기독교계가 개교회주의를 벗어 던지고 연합된 힘으로 대사회적인 봉사활동과 복지 문제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선교적인 측면에서 이단 대처는 전도활동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교인들의 구원관을 확실히 하고 교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교회 부흥과 직결된다는 것을 한국교회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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