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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찬송가 출판권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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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찬송가 출판권 다툼 치열
  • 정윤석
  • 승인 200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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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시장’ <서회>·<예장>에 주자 타출판사 반발

 한국찬송가공회(공회)가 연내 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갗의 출판권을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주려는 방침에 대해 생명의말씀사 등 출판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교계에 찬송가 출판권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공회측은 5월 2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은 원칙적으로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생명의말씀사, 아가페, 성서원 관계자들은 공회의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는 공회 사무실 앞에서 “공회측이 출판권을 두 출판사에만 주려는 것은 독과졈이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공회측 방침을 반박했다.

생명의말씀사는 김재권 대표의 명의로 된 유인물에서 “만에 하나라도 독과점으로 출판을 하게 된다면 방만한 경영으로 저질의 찬송가를 고가로 유통시켜 고객에게 불이익을 끼치는 것은 물론 찬송가 공회에도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가페와 성서원도 정영철·김영진 대표이사의 명의로 된 유인물에서 “성서원과 아가페는 10여년 간 공회로부터 정식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성실하게 출판해 왔다”며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한 찬송가 출판권을 계속 허락한다’는 찬송가공회와의 계약 3조에 의거하여 두 출판사에게 출판권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생명의말씀사 등이 이같이 반발하자 공회의 김홍규 공동회장은 “일반 출판사들이 찬송가를 발행하는 길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히며 “머리를 짜내면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서원의 김영진 대표이사는 “원칙적으로 출판권을 기독교서회와 예장 출판사에 두는 것부터가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비상식적 처사”라며 “만일 출판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갈 경우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경·찬송을 발행하는 출판사로서 찬송가의 출판권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출판권 문제 이외에도 21세기 찬송가 발행은 몇 가지 난항 앞에 놓여 있다. 먼저 21세기 찬송가 발행에 필요한 의견수렴 차원에서 올해 진행할 공청회의 성격규정이다. 공동회장 간에도 의견이 맞지 않고 있다. 한명수 공동회장은 한국교회의 혹독한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제대로 된 공청회를 다시 열자는 쪽이고, 김홍규 공동회장은 이미 2001년도에 공청회로 의견을 수렴해서 97∼98% 정도 재정리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청회보다는 ‘발표회’가 적당하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가사와 관련한 논쟁도 있다. 통일찬송가 364장에 있는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라는 가사에 대해 통합측은 “어법상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이 맞다는 입장이고, 합동측은 “신앙생활은 하나님이 하게 해주시는 것이니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찬불가 등에 곡을 썼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운용 씨의 곡을 21세기 찬송가에 넣어서는 안 된다는 통합측의 주장과 기장측의 의견이 대립하는 등 21세기 찬송가는 출판권 이외에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많다.

한편 공회 일부 임원들이 지난 고난 주간에 서형선 전 공동회장의 퇴임을 기념해 일본으로 외유를 다녀와 말거리가 되고 있다. 공회 임원들은 2002년에는 캐나다로, 2001년에는 미국을 갔다 오는 등 찬송가 개발을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공회측의 한 관계자는 “공회에서 가면 가는 거지 왜 비판적으로 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난주간에 간 것은 서 목사가 그 기간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고, 캐나다와 미국은 찬송가공회의 감사위원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세미나를 겸해서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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