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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정치 세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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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정치 세력화
  • 정윤석
  • 승인 2003.03.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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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창당대회… “문선명주의 따를 것” ...총재 곽정환 이사장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창설한 천주평화통일가정당(가정당·총재 곽정환)이 3월 10일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문 교주는 창당대회 후 같은 장소에서 연이어 열린 ‘2부 성격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정당은 “오늘날 무분별한 성개방과 윤리도덕의 부재 등 사회의 온갖 문제들의 해법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데 있다”며 “문선명 선생님이 제창한 하나님 주의를 근간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치를 세우겠다”고 창당을 선언했다. 창당의 근본 이념이 자칭 재림주 문선명 교주의 사상에 입각하고 있음을 밝히는 등 통일교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 천주평화통일가정당 창당대회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통일교 행사에 문선명 교주가 나와 연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가정당은 당 총재에 곽정환 선문재단이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곽 총재는 취임사에서 “천주평화통일가정당은 무엇보다 국민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며 “사회개혁을 위해서는 참가정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총재는 대회후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지 않겠다”면서 “가정과 사회를 도덕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치인들을 찾아 성원하겠다”고 밝혔다. 곽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통일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가정당이 기성 정치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입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곽 씨는 통일교 배경 창당과 관련하여 “천주평화통일가정당은 문선명 선생님의 이념을 갖고 출발하지만 통일교회가 곧 가정당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정당 창당에 대해 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의 박준철 사무총장은 “지구당 위원장에 등록한 명단을 보면 모두 통일교회의 교역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통일교회가 곧 가정당은 아니더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은 또 “통일교의 정치세력화는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가정당 의원으로 출마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도 드러났듯이 가정당은 앞으로 ‘참가정’ ‘교육’ 등 표면상 통일교 색체를 쉽게 느낄 수 없는 기치를 내세워 공공연하게 정당조직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정당의 당원 가입 권유 등 정치 활동은 실질적으로 통일교의 포교활동이라는 점을 꾸준히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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