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창설한 천주평화통일가정당(가정당·총재 곽정환)이 3월 10일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문 교주는 창당대회 후 같은 장소에서 연이어 열린 ‘2부 성격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정당은 “오늘날 무분별한 성개방과 윤리도덕의 부재 등 사회의 온갖 문제들의 해법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데 있다”며 “문선명 선생님이 제창한 하나님 주의를 근간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치를 세우겠다”고 창당을 선언했다. 창당의 근본 이념이 자칭 재림주 문선명 교주의 사상에 입각하고 있음을 밝히는 등 통일교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가정당은 당 총재에 곽정환 선문재단이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곽 총재는 취임사에서 “천주평화통일가정당은 무엇보다 국민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며 “사회개혁을 위해서는 참가정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곽 총재는 대회후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지 않겠다”면서 “가정과 사회를 도덕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치인들을 찾아 성원하겠다”고 밝혔다. 곽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통일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가정당이 기성 정치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입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곽 씨는 통일교 배경 창당과 관련하여 “천주평화통일가정당은 문선명 선생님의 이념을 갖고 출발하지만 통일교회가 곧 가정당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정당 창당에 대해 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의 박준철 사무총장은 “지구당 위원장에 등록한 명단을 보면 모두 통일교회의 교역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통일교회가 곧 가정당은 아니더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은 또 “통일교의 정치세력화는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가정당 의원으로 출마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도 드러났듯이 가정당은 앞으로 ‘참가정’ ‘교육’ 등 표면상 통일교 색체를 쉽게 느낄 수 없는 기치를 내세워 공공연하게 정당조직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정당의 당원 가입 권유 등 정치 활동은 실질적으로 통일교의 포교활동이라는 점을 꾸준히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