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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하나님의 암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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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하나님의 암시일까
  • 정윤석
  • 승인 2003.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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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은 꿈을 어떻게 봐야하나

 

 


예장 통합측의 A 목사는 스스로를 ‘꿈 목회’를 한다고 소개하는 사람이다. A 목사에게 있어서 ‘꿈’은 하나님께서 뜻을 알려 주시는 통로가 된다. 인생의 중대한 순간에 섰을 때 하나님이 꿈을 통해 뜻을 보이시고 인도하셨다는 것이다. A 목사 교회의 1천여 성도들도 담임 목회자를 닮아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A 목사의 꿈과 한 집사의 꿈이 서로 맞지 않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냐는 문제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적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A 목사의 꿈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그렇다고 A 목사를 ‘꿈’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오산이다. A 목사는 ‘꿈 목회’를 한다고 하면서도 꿈 이야기를 무질서하게 남발하지 않는다. 한 달에 강단에서 꿈 이야기를 한 번 할까 말까 할 정도다. 꿈이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꿈도 있다. 오히려 상습적으로 꿈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말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A 목사는 “방언 등의 은사를 가진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하나님이 결정적인 사건에 대해 꿈을 꾸게 하셔서 꿈 목회라고 말한다”고 얘기한다.

   ▲ 쥬세프 드 리베라 작 <야곱의 꿈>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꾸는 꿈이 한 목회자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은사가 되고 있는 경우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꿈(DREAM)은 무엇인가? 하룻밤에도 꿈은 우리들의 잠자리를 수시로 오고간다. 꿈은 무시해도 되는 하잘 것 없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 걸까? 즉, 모두가 개꿈인 것일까? 혹시 하룻밤 꿈 중에 사례를 든 목사의 경우처럼 꿈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꿈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정태기 목사(한신대학교 상담학 교수)는 꿈에 대해 “인류사의 중대한 사건과 인물들의 역사는 꿈과 관계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도 소중한 분야”라고 평가하며 “꿈은 우리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이라고까지 정의한다.

예장 통합측의 문원순 목사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사용하시는 중에 ‘꿈’을 사용하사 인간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말씀할 수 있으며 지금도 말씀하고 계심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꿈을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통로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꿈이 다 의미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많은 꿈들이 모두 의미가 있다면 우리의 삶은 너무도 복잡해질 것이다. 꿈을 통해 상담 사역을 하는 박성운 목사(한우리교회)는 “꿈 중에서 의미 있는 꿈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며 “대부분의 꿈은 그냥 지나쳐 버려도 상관없는 무의미한 것이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의미 없는 꿈을 구체적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외부의 자극에 의한 꿈, 신체의 자극에 의한 꿈, 신체의 허약함으로 꾸는 꿈, 매몰된 유아기적 성욕에 의한 꿈 등은 거의 가치 없는 꿈일 때가 많다고 한다. 더욱이 꿈이 내용이 없고, 앞 뒤가 안 맞고, 뒤죽박죽하고,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내용이 이것저것 산만하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고, 본질적 핵심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꿈들은 의미 있는 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꿈들은 의미를 파악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반면 억압된 욕구의 실현으로서 나타난 꿈, 전이와 소원성취의 예지적인 꿈, 잠재의식에 의한 꿈, 강력한 집념에 의한 꿈, 투시와 예지에 관한 꿈 등은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꿈이다는 것이다. 때문에 꿈을 이용해 심리치료와 성격 변화, 내면세계에 응어리진 상처의 치유, 극심한 스트레스의 원인 해결, 인생의 새로운 창조 등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꿈 때문에 예수님을 믿거나 전도하는 경우도 생긴다.

경기도 포천의 허 모 전도사의 동생 이야기다. 포천으로 이사간 후 허 전도사의 동생의 꿈에 늘 화장실의 벽 타일마다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이 나타났다. 동생은 그것들을 담뱃불로 지져대는 이상한 꿈을 꿨다. 때로는 온 방에 이들이 가득 차서 바글대는 꿈을 꾸기도 했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언니인 허 모 전도사를 불렀다.

허 모 전도사는 동생에게 “예수를 믿으라”고 권면하고 성경구절과 기도문을 적어 주고 갔다. 잠자기 전에 외우고 자라는 것이었다. 그 다음부터 동생은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화장실을 청소해 주고 방안의 이들을 빗자루로 깨끗이 쓸어 버리는 꿈을 꿨다. 악몽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꿈 때문에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이다.

이 모 목사(41·이화교회)는 “크리스천에게 꿈은 개인의 영성이나 신앙의 상태를 보여 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 목사의 경우 영성이 풍부할 때의 꿈과 그렇지 않을 때의 꿈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영성이 살아 있을 때는 기분 좋은 꿈을 꾼다. 맑은 물가에서 신나게 고기를 잡는 꿈이 잠자리를 즐겁게 한다. 반대로 영성이 바닥에 있을 때는 꿈에 시커먼 옷을 입은 공포스런 대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분 나쁠 정도로 고통을 당하며 ‘깨지는’ 것이다.

자신의 영성이 떨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앞에 겸허히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꿈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적인 꿈과 그렇지 않은 꿈을 분별해야 할 때도 있다. 문원순 목사는 “모든 꿈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은 아니다”며 “그 중에는 하나님이 주시는 꿈도 있고 하나님이 주시지 않는 꿈도 있다”며 분별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문 목사는 나름대로 진위를 분별하는 기준을 정해 놓기도 했다.<박스 참고>

그러나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신앙생활의 유일한 근거는 성경이라는 점이다. 물론 기독교는 체험의 종교다. 그러나 체험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이어서 보편화시킬 수가 없다.

박일민 교수(칼빈대학교 조직신학)는 “어느 신령한 목사님의 체험을 나도 똑같이 가져야 한다거나 내가 한 체험을 반드시 다른 사람도 가지도록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며 “체험으로 성경을 대신하려 할 경우 매우 위험해진다”고 지적한다. 개인의 체험에 집착하다가 성경보다 체험을 상위에 두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성경으로 자기의 체험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체험으로 성경을 곡해하기도 한다. 자기보다 더 많은 체험을 한 사람에는 비굴함을 느끼고 자기와 같은 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꿈을 꾸고 많은 꿈을 꾸었다고 해도 크리스천들은 삼층천에 올라가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체험했던 사도 바울이 14년 동안이나 그 사실을 침묵하고 있었고 그 내용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지도 않았던 것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과 거짓된 꿈’ 구분법

문원순 목사(승리교회)

1. 성경으로 분별한다
2. 결과(열매)를 봐서 안다
3. 유익해야 한다.
4. 질서가 있어야 한다.
5. 언제나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말씀하셨다고 말하면 거짓이다(하나님께서도 응답 않으실 때가 있다).
6. 항상 칭찬이나 듣기 좋은 결과만 얘기하면 거짓이다.
7. 윤리와 도덕을 무너뜨리면 거짓이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며 우리가 거룩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꿈과 관련한 서적들

▲ 하나님의 잊혀진 언어- 꿈/ 존 A. 샌포드 지음/ 정태기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지식층 평신도를 대상으로 가능하면 분명하고도 단순한 방법으로 꿈과 신앙경험과의 관계를 서술한 서적이다. 이 책은 꿈에는 언제나 창의적인 요소가 내포되어 있고 이 창의적 요소는 신에게 속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 꿈으로 성공한 사람들/ 박성운 목사 지음/ 예루살렘
본서는 매일 밤 꾸는 꿈 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깊은 의식 속에 감추어진 내면 세계의 소리가 숨어 있다며 꿈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성공한 사람들과 꿈에 대한 이론과 실제적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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