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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포교 갈수록 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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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포교 갈수록 간교
  • 정윤석
  • 승인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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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교인 가장 교회엡 학습지 교사로 가정엡

 

이단 단체들의 포교가 갈수록 지능적이고 대담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하고 실효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러 이단들은 현재 전통적인 방문 포교 방식뿐만 아니라 기성교회 신도로 가장해 직접 교회로 침투하는 새로운 ‘미혹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심지어 ‘학습지 교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신도들의 안방까지 어렵지 않게 드나드는 단체들도 있다. 때로는 선교사 직분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라며 기성교인들의 경계심을 허물고 접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성교회들의 적절한 교육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도 5천 명이 모이는 부산의 A교회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4월’을 보내야 했다. 올 봄 청년 1부에 3명의 새로운 청년들이 등록했다. 평범한 청년들로 보였던 이들이 한두 달이 지나면서 이상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교회에 사랑이 없다”, “목사님이 강단에서 성경은 안 가르치고 인간의 소리만 한다” 등 교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자신들의 말에 동조하는 청년들이 보이면 다음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성경을 잘 가르치는 단체가 있다며 자신들이 소속한 단체로 직접 데리고 간 것이다. 이 일은 다행히 그곳을 다니다가 중단한 청년들로 인해 알려져 큰 피해는 막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진상을 파악하고 나니 이 대형교회에 침투한 사람들은 청년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일반 신도로 등록해서 A교회 교인들의 정보들을 캐내고 이단단체에 제공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주소록이나, 교회 요람을 빼내 교회 중직자들도 타깃으로 삼아 성경을 무료로 가르친다며 홍보 자료를 발송하기도 한 것이다. 이 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교회 재직과 중직이 이단단체에 미혹된 경우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 사는 K씨는 지난 7월 경악을 금치 못할 경험을 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집을 방문하는 학습지 교사가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에게 공부는 가르치지 않고 안식일을 지켜야 하고 성탄절은 우상숭배라는 등 이상한 교육을 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너무 어이가 없었던 K신도는 바로 공부를 중단시키고 학습지 교사를 내쫓았다. 그 길로 학습지 대리점에 연락해서 그 교사의 황당한 태도를 알리고 문제를 삼았다.

이 과정에서 K씨는 한 번 더 놀랐다. 문제삼은 교사 이외에도 또 다른 교사들이 이단단체에 출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K씨의 항의를 받은 학습지 대리점은 이단단체 신도로서 교사로 들어온 사람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해임했다. K 신도는 “지금까지 이단단체들이 집을 방문한 경우는 있지만 직접 방문 교사직을 선택해서 포교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이단들의 이 같은 ‘침투포교’ 유형 외에도 기존 교회를 사칭하거나 유명 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라는 직분을 가장해서 교인들에게 접근하는 단체도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부위원장)는 “방문 전도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접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라며 “새로운 포교방법이 등장함에 따라 기성교회는 이들의 대담한 침투작전, 파견 작전에 맞는 적절한 대비책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 목사는 “성도들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든 대형교회가 침투, 파견전략의 주요 대상”이라며 “근본을 알 수 없는 교인, 특히 교회에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유난히 교인들을 반목하고 목회자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수영로교회(정필도 목사)는 지난 5월 신천지교회(일명 시온기독교신학원)의 교회 난입으로 집회를 방해받은 이후 이단대처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수영로교회는 △이단교육 실시 △피해사례 공유 △반사회성 고발 △비리주범 이단교주 사법처리 △이단 실체폭로 △이단관련 증거자료 확보 등을 통해 이단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천명했다.

수영로교회 이남수 행정목사는 “이단단체들은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교회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국교회가 이단들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믿음이 약한 성도들은 미혹에 빠지고 기독교는 복음전파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모 이단단체에 14년을 있다가 나온 이형숙 씨(가명)는 최근 이단들의 새로워진 기성교회 침투전략에 대해 “교회에서 시험에 들고 힘든 사람들, 또 영적인 갈증을 해결받지 못해 갈등하는 사람들이 그런 미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성교회가 이단에 대해 교육하고 바른 진리에 서서 교인들의 갈급한 마음을 생명의 말씀으로 채워준다면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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