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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구원파 의혹 단체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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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구원파 의혹 단체 대치
  • 정윤석
  • 승인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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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 일대 집단촌 추진 위해 출입통제"

대구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에 위치한 경북 청송군 현서면 갈천리와 무계리 보현산 일대의 주민들이 ‘구원파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유관단체로 추정되는 한국녹색회(회장 정윤재, 녹색회)와 첨예하게 대립하며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한국녹색회가 자신들을 환경단체라고 하면서도 보현산 일대 270만여 평의 임야를 1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들여 매입한 재력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녹색회측이 보현산 일대에 철조망을 친 채 지역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한 데 대해 격앙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녹색회가 들어선 보현산 일대에는 35가구 56명의 사람들이 들어와 주민들과 별다른 교류없이 생활을 하고 있다. 거주지 내부에는 산돼지, 닭, 오리, 당나귀 등의 가축들이 방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환경단체라는 곳에서 그 땅에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가축을 사육하느냐”며 “이름만 환경 단체일 뿐 구원파와 관련된 조직으로서 청송 땅에 자신들의 집단 거주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녹색회 회원들이 청송 땅에 ‘EBC’(Evangelic Baptist Church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영문약자)라는 문자가 적힌 버스를 타고 출몰하는가 하면 작년에는 현서면의 관계자들을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기독교복음침례회 선교센터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유병언 씨(기독교복음침례회의 설립자 권신찬 씨 사위)가 나와 “우리가 보현산에 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는 점도 ‘구원파 관련’과 ‘집단촌 설립’ 의혹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주민들은 녹색회가 앞으로 자신들이 매입한 땅에 한약재배단지와 친환경적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거주자들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집단촌 설립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녹색회의 한 관계자는 “녹색회 회원 중 수십억대의 재력가가 있어서 땅을 매입하게 된 것”이라며 “집단촌 형성 의혹은 주민들의 상상속에 조작된 내용일 뿐 상주인원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구원파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한국녹색회는 종교단체와는 무관한 환경단체”라며 “유병언 씨와는 환경 문제로 20여년 전부터 관계를 맺었고 그의 조언과 견해를 참고할 뿐이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녹색회의 ‘구원파 관련설’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이 녹색회 추방 시위를 할 당시 한 주민에 의해 입수된 문건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문건은 ‘인천 성인회 비상연락망’이었는데, 이 ‘성인회’가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교회의 성인 남자들의 모임 명칭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녹색회가 ‘구원파’와 무관하다면 어떻게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성인회 조직이, 그것도 멀리 인천에서 경북 청송까지 시위 현장에 동원될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녹색회측의 일련의 행태들이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켜 결국 집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녹색회가 보현산 일대를 매입하면서 처음 한 일이 자기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철조망을 치고 주민들의 주민증을 검사하는 등 ‘통제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녹색회는 해발 1천100미터의 보현산 시루봉에서부터 수Km에 걸쳐 철조망과 철담을 설치해 놓았다. 한때는 마을 입구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불만이 증폭된 지역주민 700여 명이 모여 “지켜내자 우리고향, 몰아내자 한국녹색회”, “구원파의 사업확장, 단결하여 분쇄하자”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6월부터 한 달간 3차에 걸쳐 ‘한국녹색회 추방 결의대회’를 벌인 것이다.

녹색회측도 이에 맞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승기 녹색회 연구팀장 명의로 현서면 지역현안사안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등 17명의 지역단체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고소한 것이다. 이 팀장은 “이들이 우리 단체를 향해 폐쇄집단이니, 추방하느니 하며 명예를 너무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서 고소를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병제 공동대표(지역현안사항대책협의회)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법정 소송까지 진행하는 사람들과는 대화로 일을 해결할 수 없다”며 “이들이 이 땅을 떠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송지역 이단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신종대 목사)도 녹색회와 주민들의 첨예한 대립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집을 발간하며 지역 주민들의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임재양 목사( 예장통합 경안노회 이단대책위원회 서기)는 “구원파 관련설로 지적되는 한국녹색회와 투쟁하는 이 지역에 한국교회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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