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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단교리의 집대성, 김백문(1917년~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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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단교리의 집대성, 김백문(1917년~1990년)
  • 정윤석
  • 승인 2019.12.04 0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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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타락론의 성문화, 문선명 등에 영향 준 이단 거두이자 아편중독자
▲ 김백문

섹스 타락론이 뭔지 아시나요? “선악과를 문자 그대로 보면 안된다”, “하와와 뱀으로 표현된 사탄이 성관계를 하여 인류가 타락했다”, “만일 입으로 범죄한 것이라면 왜 아담과 하와가 하체를 가렸겠는가?” 이렇듯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문선명 교주,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 교주 등이 자신의 저서인 <원리강론>과 <비유론>을 통해 각각 주장해온 것입니다. 섹스타락론을 주장하는 것은 통일교와 JMS의 두 교주뿐만이 아닙니다.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씨의 ‘씨앗속임’에서도 이 사상의 편린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섹스타락론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인물은 따로 있습니다. 한국교회 이단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 초원 김백문입니다. 그는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섹스타락론을 성문화한 사람으로 일컬어집니다.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배암이 해와에게 맥였다는 사실은 그것이 식물성실과가 아니고 해와에 육체상 처녀정조를 배암에게 빼앗김으로 인류는 (가인) 그로부터 배암에 혈통성을 받고 난 가인은 배암에 자손이란 것이다 .

···그래서 세례요한과 예수께서 처음으로 복음선포에 개천적장면에서도 인류를 가르쳐 배암에 자손으로 지적하셨든 것으로나 해와 자신부터 육체상 혈통에 환경을 끼칠 직접적인 범죄를 했기 때문에 그들은 범죄 후 즉시 인간에 성적행동에 대한 양심적 부끄러움을 느껴 그를 표시하였든 것들도 너무나 확실한 변증문제가 된다는 것이다”(김백문, <성신신학>, 서울: 평문사, 1954, p.362~363).

“그래서 이제 여인 해와로서 유인된 바 선악과적 범행이란 사신(蛇身)으로 나타난 악령과의 육체적 음행을 말하게 되는 일이니”(김백문, <기독교근본원리>, 서울: 일성당, 1958, 480p).

그는 인류타락의 기원을 성적 타락에서 찾는 것뿐 아니라 ‘재림’을 왜곡합니다. 그는 ‘예수의 영이 사람 몸 속에 들어오는 것’을 재림으로 해석합니다. “예수는 다음의 두 가지 이름을 가진다. ‘예수: 육체의 사람으로 인격적 사명 담당자’와 ‘임마누엘: 부활 후 인간에게 성령을 줄 신령적 사명 담당자’가 그것이다. 그러다 드디어 1946년 3월 3일, 예수의 신이 김백문에게 성령을 주려고 재림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의 재림은, 몸을 입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고, 인자로서의 재현이다.’”(어춘수, 역사를 통해 본 기독교의 신비주의, 가이드포스트, 2009년, 220~221쪽). 영이 사람 몸 속에 오는 것을 재림으로 해석한 건 신천지의 이만희 교주보다 거의 40년 앞선 김백문의 교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 한국의 이단계보(CBS 싸이판)

재림주 교리를 이론적으로 집대성한 책을 썼지만 김백문에겐 신비체험도 따라다녔습니다. 김백문은 “1946년 3월 2일 오전 11시 경기도 어느 산곡 저자를 중심한 예배석상에 그리스도 예수께서 순간 현현하신 은사를 직접 배알하게 되었던 것이다”(기독교근본원리, 42쪽)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탄절을 12월 25일이 아닌 1월 3일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주의 계시였다고 고백했다 합니다(월간 <예수>, 68호, pp.18~19; 한국의종교단체실태조사연구, 서울: 국제종교문제연구소간, 2000년, 39쪽 재인용). 재밌는 것은 1월 3일은 김백문이 평생 스승으로 존경하며 따라다녔던 백남주의 생일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건 김백문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만난 사람 면면을 보십시오. 그와 영향을 의미있게 주고 받은 사람들은 대다수가 직통계시파, 신비주의자들입니다. 김백문이 평생 존경하고 따른 백남주는 1934년에 여신학생을 임신시키고 자신의 부인에게 하나님을 빙자해 40일 금식을 하라고 지시한(결국 본처는 이 명령을 지키다가 죽고 그는 새 장가를 갑니다), 매우 부도덕한 인물입니다. 이 사건으로 백남주가 쫓겨날 때도 김백문은 동행합니다. 새주파 김성도 교주를 찾아갈 때도 동행은 끊이지 않습니다(최중현, 한국메시아운동사연구, 144쪽 참고).

스승 백남주가 사망하기 4년전에 김백문은 독립합니다. 단체명은 야소교이스라엘 수도원이었습니다. 피가름의 원조 정득은이 “손을 잘라 그 피를 김선생에게 먹여라”는 음성을 듣고 1947년 김백문의 수도원을 찾았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초원이 극구 말리는 바람에 이를 실행하지는 못합니다(최중현, 154 쪽). 초원을 만나기 위해 1944년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문선명도 찾아옵니다(한국의 종교단체실태조사연구, 국제종교문제연구소, 41쪽). 박태선도 해방 직후 김백문의 이스라엘 수도원을 드나들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탁명환, 기독교이단연구, 서울: 국제종교문제연구소, 1998년, 163쪽).

▲ 이단 교리가 집대성된 기독교근본원리와 성신신학

기독교근본원리라는 844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쓰고, 신비체험을 하는 등 당시 수도원을 통해 많은 체험주의자들을 양산한 김백문에게는 남모르는 중독이 있었습니다. ‘아편’이었습니다.

“이 무렵에는 초원이 거의 상습적으로 아편 주사를 맞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신체적 피로 때문에 조금씩 이용했었는데 차츰 습관화되어 나중에는 주사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심각한 상태로 되었다고 한다. 이 무렵에 이것을 보고 실망하여 수도원을 이탈한 신도가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최중현, 157쪽). 한국교회 초대 이단 교리의 집대성자, 김백문은 놀랍게도 아편 중독자였습니다. 김백문으로부터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은 문선명·박태선이 전국에서 수많은 신자들을 불러 들이며 한국의 성공한 이단 교주로 자리잡습니다. 하지만 초원은 1990년 12월 20일 신현식(김백문의 문하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히 생을 마감합니다.

▲ 경기도 파주, 기독교공원묘지에 있는 김백문의 묘지

김백문의 이스라엘 수도원은 신현식이 계승합니다. 신현식은 김백문 생전에 작성된 교인명부를 갖고 있었다 합니다. 여기엔 교인들의 입교, 직분, 제명처분 등의 제반사항이 기록돼 있었다 합니다. 필자가 2007년 1월 11일 신현식을 만났을 때, 그는 자신들의 회원명부를 생명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생명록이나 생명책 등은 다른 이단 단체들에서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주를 신격화하거나 재림주로 추앙하는 몇몇 단체들도 자신들만의 특징적인 생명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단체가 소유한 생명록이 진짜(?)일까요?

그 신현식도 결국 사망하고 이스라엘 수도원은 이땅에 유형적으로 유의미한 흔적을 남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백문이 남긴 사상적 영향은 실로 지대하여 섹스타락론, 영재림, 그리스도의 현현 신비체험, 교적부=생명록 등 현대 이단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의 원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Q. 김백문이 한국교회 이단 교리를 집대성한 사람이라는데, 그가 ‘예수의 현현’을 목격했다는 등 신비체험을 적지 않게 한 거 같습니다. 그가 이단이라 해도 과연 그런 체험마저 부인할 수 있는 걸까요?

이단 교리를 집대성했지만 김백문이 예수의 현현을 배알하고 체험했다니 마음이 흔들리시는 거 같습니다. 사실 기독교는 체험의 종교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어서이죠. 그러나 그 체험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죄 아래 있는 인간의 체험은 영적체험조차도 부패한 죄성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영적체험에는 반드시 그에 대한 성경적인 분별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극단으로 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성경은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니라”(요일 4:1)고 말씀합니다. “영을 다 믿지 말고”라는 말씀은 헬라어 ‘메 피스듀에테’로서 ‘진실한 것으로서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영을 대할 때에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잘 분별하여 받아들여야 함을 시사합니다(후크마 주석).

“누구든지 일부러 겸손함과 천사숭배함을 인하여 너희 상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저가 본 것을 의지하여 그 육체의 마음을 좇아 헛되이 과장하고”(개역한글, 골 2:18).

“남들이 겸손과 천사 숭배를 주장하면서 여러분을 정죄하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런 자는 자기가 본 환상에 도취되어 있고, 육신의 생각으로 까닭 없이 교만을 부립니다”(표준새번역, 골 2:18).

“겸손한 체하며 천사를 숭배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환상을 보았다고도 하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들은 자신들의 인간적인 생각과 어리석은 교만으로 들떠 있으며”(쉬운성경 골 2:18).

“‘그 본 것을 의지하여’라고 번역된 바울의 말은 주후 최초 2~3세기 동안 유행했던 기술적 표현으로서 성전의 비문에 발견된 것이었다. 그 말의 의미는 ‘더 높은 영적 생활’로 들어가는 길을 가리킨다. ‘그 본 것을 의지한’ 자들은 ‘영적인 만남’을 통해 영지주의 혹은 신비종교를 특별히 체험한 자들이었다. 이 선생들은 특정하고도 높은 영적 생활을 누렸으면서도 실상은 죄악에 물든 그들의 마음 때문에 뚜렷한 이유도 없이 교만해지거나 헛된 과장을 일삼았다”(레날드 맥컬리·제람바즈, <인간 하나님의 형상>, IVP, 77페이지, 1992).

본 것을 의지하는 행위에 대해 성경은 ‘더 높은 단계로 가는 것’이라고 말씀하기 보다 주의하고 분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백문의 체험도 답이 간단합니다. 그가 주장했던 교리, 그가 걸어간 행적을 보면 그의 체험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체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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