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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득 총회장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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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득 총회장 물러나라”
  • 정윤석
  • 승인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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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안수 관련 ‘기저귀 발언’ 물의

 

여성단체 “몰지각한 여성비하 경악”
임태득 목사 “사과 할만큼 했다”

총신대학교 채플 시간에 설교를 하던 중 여성 목사 안수 반대 입장을 강조하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소위 ‘기저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임태득 예장 합동측 총회장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총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신학자협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1개 여성단체들은 11월 20일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태득 목사가 설교 중에 한 비상식적이고 몰지각한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자신의 발언으로 심리적이고 정서적으로 상처와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임 목사는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사과를 공개적으로 함은 물론 총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임태득 총회장의 발언은 생명의 담지자인 여성 전체를 비하한 것”이라며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모독한 반성서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임 총회장의 발언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여성으로 하여금 수치심과 모멸감을 불러일으킨 언어폭력”이라며 “‘장자교단의 총회장’이라는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언어폭력을 휘두른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혜경 목사(전국여교역자총연합회 총무)는 “여성차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한 교단의 총회장이 되었나”라고 반문하며 “이 기회에 예장 합동에서도 하나님의 뜻이자 시대적 요청인 여성안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임 목사가 총신대학교 강단에 다시 서서 기저귀 발언을 사과했다는 말이 나오자 이순임 사무총장(한국여신학자협의회)은 “학교측은 임 목사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교계 여성 단체는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여성단체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법적, 제도적 대응을 계속할 것을 천명했다.
여성단체들은 합동총회에 임 총회장의 공개사과와 총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서한 보내기, 총회 앞 항의집회, 법적 대응을 고려하는 등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주간 긴급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여성계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 당사자인 임태득 목사는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 목사는 11월 2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신대학교에 직접 가서 사과를 했고 교단지인 <기독신문>에도 사과의사를 표명했다”며 “여성단체의 요구에는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임태득 총회장은 11월 12일에 한 기저귀 발언의 파장이 커져가던 11월 19일 총신대학교 채플실을 다시 찾아 학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임 총회장은 “도무지 생각지도 않았던 부적절한 말을 했다가 이 일이 비화되는 바람에 많이 괴로웠다”고 운을 뗀 뒤 “총신대 교수님들을 비롯해서 여 교수님들과 여학생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임 총회장의 사과를 학생들은 일단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김성수 총학생회장(신학과 4학년)은 “70세가 다 되신 분이 직접 나와서 사과를 저 정도 했으면 된 것”이라며 “총회장의 사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성심 여학생회장(종교교육과 4학년)도 총회장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이 문제를 더 이상 재론하지 않고 이 상태에서 끝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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