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의 시사고발프로그램 ‘제보자들’이 2018년 12월 3일 ‘내 딸을 돌려주세요, 그후 끝나지 않은 전쟁’편을 방영했다. 해당 방송은 가출한 자녀들과 갈등을 겪는 가정의 모습을 조명하고 양측의 입장을 함께 청취하고 전문가의 분석과 더불어 신천지(방송에선 S종교로 보도했지만 본 기사에선 신천지로 표기함)에서 탈퇴한 신도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신천지에 빠진 딸의 모습은 여러모로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영상이 먼저 공개됐다. 가출했다는 딸은 새벽 3시에 부모의 집을 찾아와 “목사의 지시를 받고 자녀를 감금폭행하는 사람이다”며 소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신고가 들어갔고 범칙금까지 받기를 수 차례였다.
때로 부모의 차량 전체가 빨간색 스프레이로 칠해졌다. 차량 공업사에선 “30년을 이 업계에서 일했지만 빨간색으로 칠해 놓은 건 처음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가출한 딸로부터 ‘차량에 붉은 스프레이가 아니라 부숴 버리고 싶었다’는 문자가 오기도 했다.
심지어 신천지로 인해 가출한 딸은 자신의 오빠가 다닌다는 회사 앞에까지 찾아가 집단 시위를 했다. 청년들과 함께 찾아가 회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납치 감금한 직원을 채용했다”고 난리를 쳤다.
지역 주민들에게 미안한 나머지 이사를 간 부모는 딸의 방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부모는 “가출한 딸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대학교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았는데, 신천지에 빠진 시기와 일치한다”며 “그 후 휴학하고 집을 나갔다”고 토로했다. 딸의 지속적인 난동에 대해 부모는 방송에서 “신천지 건물 앞에서 ‘신천지는 자녀들을 가출 시키는 집단’이라고 시위를 하니까 그 활동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난동을 피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측의 입장은 무엇일까? ‘제보자들’ 제작진은 신천지측과 그곳에 빠진 딸을 직접 만나 입장을 들었다. 신천지에서 가출이나 난동을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천지측은 “우리가 무슨 지령을 내리느냐, 간첩집단도 아닌데”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신도들에게 지시하는 게 있긴 하다, 그건 ‘친구들이랑 놀 시간 있으면 성경 한줄 더 봐라’ 이런 지시다”고 반박했다.
가출한 딸들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고 했는데 오히려 부모들이 막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신천지에 빠진 한 여성 신도는 “부모님이 나를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집의 비밀번호도 바꾸고 집에 못 들어오게 하신다”며 “2017년 2월 19일 나를 강제적으로 납치 감금을 하려고 했다”며 가족갈등의 원인을 부모님라고 지목했다.
또다른 신천지 신도는 “제가 2015년도부터 신천지서 활동을 했는데 신천지가 나쁜 교회라고 해서 부모님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며 “3~4번 감금·폭행을 당하고 맞은 적도 있고 강제로 손발이 묶여서 상처를 받은 적도 있어서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3년째 그런 일을 당해온 내가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천지 피해가족 부모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자녀를 방치하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오늘도 자녀를 돌려 달라며 신천지의 해악성을 알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시위하는 중이다.
신천지에 있다가 탈퇴한 청년들은 가족간의 갈등을 어떻게 바라볼까? 탈퇴 신도들은 우선 소란을 피우는 행동에 대해 부모의 시위를 막기 위한 의도적 행동이라고 봤다. 괴성을 지르고 차량에 스프레이로 칠을 하는 등 공격성을 보이는 신천지 신도의 행동에 대해 탈퇴자들은 부모가 위협감을 느끼고 결국은 신천지 건물 앞에서 시위를 중단하게 하려는 의도적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이 탈퇴자는 “신천지 신도들은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고 움직이는 게 없다'고 보시면 돼요"라고 잘라 말했다. 이 신도는 “신천지에 빠져 직장생활을 다 접고 신천지에만 올인했다”며 “보통 회원들은 하루 일과를 30분 단위로 계획을 짜서 보고하고 누가 어느 시간에 어디에 있든지 다 파악할 수 있도록 제출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가정 갈등과 불화가 있는 가정은 이에 대해 더 철저히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신천지에 빠져 가출했다가 가정으로 돌아간 자녀들도 인터뷰에 응했다. 두 딸이 모두 돌아 온 가정의 한 딸은 당시 가족간에 있었던 갈등은 사실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고 토로했다. 딸은 당시 심리에 대해 “내가 신천지에서 나오면 ‘너 하나로 저주를 받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 주변까지 저주 받는다’고 얘기를 하니까, 그걸 믿게 되면 나오기 힘들다”며 “나는 엄마를 위해서 이렇게 힘들어도 버티는데 저러고 있으니 짜증나고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딸이 신천지에 빠져 5번을 가출하다가 결국 회심하게 된 가정도 있다. 이 가정은 신천지에 자녀가 빠진 걸 파악하고 강력하게 신천지측에 ‘내 딸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 부모는 “우리 딸이 신천지에서 인생을 저렇게 허비하는 건 단 한시라도 그냥 놔둘 수가 없어서 시위에 나섰다”며 “우리 딸을 건져내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 지었다. 부모의 설득과 이단상담을 통해 회심한 딸은 “2년 전에 신천지에 입교했는데 내가 다녔던 신천지 집회 장소엔 거의 4천여명의 젊은 신도들이 출석했다”며 “서로 사는 게 힘들고 외로운 걸 모두 다 헤아려 주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천지에서 나와서 보니까 세월이 너무 아깝다”며 “나는 2년 있었던 세월도 아까운데, 10년 이상 있는 사람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신천지에 있었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피해가족 부모는 “이 나라의 미래이고 가정의 꿈인 우리 청소년들이 사랑하는 가족, 부모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제보자들 제작진은 신천지 문제로 발생한 가족의 갈등을 다각도로 조명한 후 “한 종교를 사이에 두고 가족간에 벌어진 갈등, 가족은 서로 상처받고 갈등하고 있다”며 “다시 화해하고 화목할 방법은 없을까, 종교의 근본 가르침은 사랑이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라고 마무리 지었다.
이 방송이 끝난 후 신천지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선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승리는 기정 사실입니다 힘내십시오”, “신천지 실체가 방송을 통해 잘 전달되어 참 감사하다”, “방송에 나오신 부모님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다시 회복된 가정에도 서로 남아있는 상처가 있다면 치유되길 바라고, 곧 회복될 가정들은 더 빠른 시일내에 회복될거라 믿으며 기도드립니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편 '제보자들'의 신천지 관련 방송은 2017년 7월 10일 방영한 ‘내 딸을 돌려주세요! 엄마의 절규’의 후속편에 해당했다. 당시 '제보자들'은 신천지에 딸이 빠진 후 가출했다며 이들의 귀환을 요구하는 부모들과 자신들이 선택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해 달라는 자녀들의 대립·갈등 상황을 다각도로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