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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측, WEA와 교류 단절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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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측, WEA와 교류 단절해선 안돼”
  • 정윤석
  • 승인 2017.09.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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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박명수·박용규·이은선 교수 한목소리로 호소
▲ 예장 합동측에 WEA와의 교류 단절을 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하는 박명수·박용규·김명혁·이은선 교수(사진 오른쪽부터)

김명혁·박명수·박용규·이은선 교수가 2017년 9월 15일 서울 종로 5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예장합동측에 WEA와의 교류 중단 결의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9월 18일~20일 진행하는 예장 합동총회에서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이하 WEA)에 ‘신학적 문제 있음’으로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마련된 것이다. WEA가 WCC와 다를바 없이 세속주의와 종교 다원주의를 수용하는 입장을 견지한다는 예장 합동 WEA대책위원회의 보고서가 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보이자 한국복음주의 신학회에 속한 교수들이 이에 대해 재고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이름을 올린 기관은 한국복음주의 신학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현대기독교역사 연구소, 한국기독교역사 연구소 등이다.

박용규 교수(총신대)는 모두 발언에서 “WEA는 미국의 웨스트민스터대·칼빈신학교·커버넌트신학교 등 복음주의적 신학교는 물론 PCA등 유수의 교단이 가입한 범 복음주의적 연합 단체이며 성경의 영감과 그리스도의 동정녀탄생, 대속적 죽음, 부활, 재림 신앙을 명확히 고백하는 복음적 연합체”라며 “세계교회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교류를 종교다원주의와 세속주의로 비판하는 것은 하나를 갖고 전체를 확대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WEA는 본질적 신앙은 계승하면서도 분리주의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WEA를 WCC와 동급으로 놓고 대처하겠다는 것은 세계 교회와 함께 하려는 게 아니라 단절하려는 시도이며 시대에 역행하는 오판이다”고 비판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WEA에 대해 “성경의 권위를 믿는 전세계 교인 6억 명이 소속한 최대의 복음주의 연합 단체다”며 “WEA는 성경의 정확 무오성을, 삼위일체 하나님 되심을,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성령으로 성화된 삶을, 그리스도안에서의 하나된 연합을 고백한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WEA 에 소속한 복음주의 기관 모두가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계시임을 믿고 고백하는데 신학적으로 변질했다는 주장은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도 “WEA는 교리적으로는 정통주의를 표방하고 사회적으로는 그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학문적 태도는 진지하게 장려하는 곳이다”며 “한국기독교가 동성애, 종교 다원주의 등 여러 도전 앞에 있는데 이는 국제적 연대로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WEA와 교류를 단절하면 복음주의 운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세속·자유 주의다”라고 합동측의 재고를 요청했다. 박 교수는 “세계 복음주의권 교회와의 연대해 해결할 과제들이 산적한 때, 예장 합동측의 WEA 교류 단절 선언은 세계 복음주의의 큰 손실이 될 것이다”며 “세계교회가 핍박받는 나라에서의 ‘종교의 자유’문제, 동성애 문제는 세계교회와 힘을 합해 해결해야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WEA가 WCC와 2011년 공동 문서를 채택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타종교에 대한 적극적 개종과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한 강조가 약해서 이런 비판이 나오긴 했다”며 “그러나 이것은 상호간 공통 분모를 찾아서 얘기한 것이지 WEA의 고유한 신학과 본질이 달라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명혁 전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WEA가 WCC와 마찬가지로 종교 다원주의로 변질됐다고 하면 세계교회가 웃을 것이다”며 “박윤선·한국교회 복음주의 존경 받는 신학자들이 이끌어온 게 한국복음주의신학회이고 이들이 지금까지 WEA에 관계하며 혹시라도 모를 신학적 변질을 막기 위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교류금지의 부당성을 꼬집었다. 김 전 교수는 “WEA, 산하의 기관 모두가 기독교의 5대 교리(성경의 무오성·예수의 신성·동정녀탄생·대속적 죽음·부활과 재림)에 그대로 견지하고 있다”며 “신학적 정통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4명의 교수들은 “WEA는 WCC와 신학 노선과 분명히 차별화되고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길 바란다”며 “신학적으로는 기독교의 5대 교리를 계승하고 사회적으로는 책임을 다하는 노선이 어떻게 WCC를 닮아간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복음주의권 최대 교단인 합동측이 WEA와 단절하려는 것은 극단적 신근본주의로 가려는 것”이라며 “세계교회와의 연대를 깨고 단절하려는 움직임은 WEA관계 단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없이 파생되는 문제들을 안고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국 복음주의교단 중 가장 대표적인 교단인 예장 합동이 세계교회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합 운동을 끌어가길 바랍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 내부에서 통일교 출신자로 문제 지적을 받고 있는 J목사가 WEA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교수는 “연합 활동을 하되 J목사 문제는 풀어가야 할 숙제”라며 “연합 활동을 지속하는 가운데 풀어가야지 연합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예장 합동측 총회는 2017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익산 기쁨의교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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