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하나님이 금하신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나라의 미래를 물었던 것처럼 국민이 세운 위정자가 권력에 눈이 멀어 국정을 농단하는 자들과 벗하여 벌인 불의한 일들이 해 아래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조일래 목사)이 시국기도문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이 기도문에서 불의한 정권에 대한 지적한 것과 동시에 이를 묵인·방조하며 한국교회가 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안을 지지하는 성명을 10월 24일 발표했을 때와는 사뭇 차이가 있어 보인다. 당시만 해도 한교연은 대통령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는 태도를 보였다.
2016년 11월 11일 발표한 시국기도문에서 한교연은 “(위정자들의) 악행을 보며 함께 춤을 추고, 누가 이들의 범법을 눈감아 주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한국교회 지도자를 자임하는 이들이 양심에 화인맞은 듯 정치 권력에 기생하고, 선지자적 목소리를 발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발표했다.
한교연은 또한 “최태민과 같은 무당 주술사를 목사로 용인하고 그가 취한 권력에 야합하여 불의한 정권 유지에 가담한 참담한 죄악을 용서해 주옵소서”라며 “민주시대에서 참혹한 유신 시대나 제 5공화국으로 되돌아간 듯한 오늘의 망국적 사태 앞에서 우리 모두는 시대적 사명을 게을리한 잘못을 재를 뒤집어 쓰고 회개하옵니다”라고 탄식했다.
한교연은 “오늘의 혼돈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새날을 위한 거룩한 밑거름이 되어 다시는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을 광명으로 삼으며 광명을 흑암으로 삼으며 쓴 것을 단 것으로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자들(사 5:20)의 악행을 용납하고 방조하는 죄를 반복해 짓지 않도록 우리들의 심령을 감찰하옵소서”라고 소원했다.
다음은 한교연이 발표한 시국기도문 전문이다.
한국교회연합 시국 기도문
“거짓을 끈으로 삼아 죄악을 끌며 수레 줄로 함 같이 죄악을 끄는 자는 화 있을 진저”(사5:18)
우상숭배와 영적 타락 가운데 버려진 이 땅에 진리의 영으로 오신 주님,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순교자의 흘린 피를 귀히 여기사 오늘까지 지켜주신 대한민국이 소돔과 고모라에 임한 불의 심판 앞에 놓여있음을 고백합니다.
오 하나님, 오늘 이 나라 이 민족의 불의함을 긍휼히 여겨주옵소서. 영적인 타락과 불순종에서 돌이키게 하옵소서.
사울이 하나님이 금하신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나라의 미래를 물었던 것처럼(삼상 28:7) 국민이 세운 위정자가 권력에 눈이 멀어 국정을 농단하는 자들과 벗하여 벌인 불의한 일들이 해 아래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누가 이들의 악행을 보며 함께 춤을 추고, 누가 이들의 범법을 눈감아주었습니까. 한국교회 지도자를 자임하는 이들이 양심에 화인맞은 듯 정치권력에 기생하고, 선지자적 목소리를 발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옵소서.
최태민과 같은 무당 주술사를 목사로 용인하고 그가 취한 권력에 야합하여 불의한 정권 유지에 가담한 참담한 죄악을 용서해 주옵소서. 민주시대에서 참혹한 유신시대나 제5공화국으로 되돌아간 듯한 오늘의 망국적 사태 앞에서 우리 모두는 시대적 사명을 게을리 한 잘못을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옵니다.
오 하나님,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구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을 배신하고 국민을 기만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죄악을 밝히 드러내사 다시는 이 땅에 부정부패의 독버섯이 기생하지 못하도록 지켜주옵소서. 이 땅에 만연한 불의와 불평등을 없애고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세워지도록 그리스도인들이 경성하여 기도하며 실천하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씻음 받은 우리들이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외면하고 강자 편에 서서 안락함을 즐겼던 죄악을 통렬히 회개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책무를 지닌 그리스도인”들로서 책임감을 통감하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의 난국을 타개해 나가게 하옵소서.
오 하나님, 우리 모두 영적인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옵소서.
우리 모두는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 본분을 잊고 세상의 안락함에 취했음을 고백합니다.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인본주의와 권위주의, 배금주의를 일소하고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에 동참하게 하옵소서.
세상이 불의할수록 정의 편에 서서 고난을 달게 받게 하옵시고, 세상의 어둠이 짙을수록 진리의 등불을 밝히고 순교적 각오와 결단으로 스스로 갱신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의 혼돈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새날을 위한 거룩한 밑거름이 되어 다시는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을 광명으로 삼으며 광명을 흑암으로 삼으며 쓴 것을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자들”(사5:20)의 악행을 용납하고 방조하는 죄를 반복해 짓지 않도록 우리들의 심령을 감찰하옵소서.
오늘의 진통이 변화와 성장의 디딤돌이 되고,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조속히 국정을 안정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예수님의 거룩하신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11.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