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목사 “이중 제사 주장한 적 없어··· 십자가와 부활은 동전양면같은, 복음의 핵심”
김성로 목사(춘천한마음교회)에게 복음의 핵심을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정이철 목사(바른믿음 대표)가 2016년 10월 28일(금)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로 목사 문제로 기자회견이 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목사의 문제점이 상당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듯 기자회견장에는 주요 교단 이단대처 사역자들이 자리했다. 예장 합동·고신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 한국교회연합 바른신앙수호위원회 관계자들, 임헌원 목사측 기독교진리수호협회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 기자회견은 1시간 20여분에 걸친 정 목사의 발제와 조덕영 교수(김천대·평택대 조직신학 겸임교수, 창조신학연구소 대표)와 서철원 교수(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의 논찬으로 이어졌다.
김성로 목사의 문제, 십자가 폄하
발제를 맡은 정이철 목사(엔아버 반석장로교회)는 약 80분에 걸쳐 김성로 목사의 설교와 녹취록을 그대로 보여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목사는 “부활의 소망을 강조하는 것을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마치 쓸 데 없는 것처럼 폄하하면서 부활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김 목사가)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 목사에 따르면 김 목사의 ‘십자가 폄하’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기둥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과연 김 목사는 정 목사의 비판대로 십자가를 폄하해 왔을까? 정 목사가 공개한 김 목사의 설교에선 분명히 ‘십자가 중심’의 신앙을 깍아내리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기존교회는 ‘부활’을 제대로 믿거나 전하지 못하고 자신은 ‘부활’을 제대로 붙잡고 믿고 전하고 있다는 비교 의식도 뿌리 깊은 것처럼 보였다(별도 녹취록 참고).
“이걸 이야기해야 되는데 쓸데없이 십자가 이야기하면서, 뭐! 있는 대로 인성, 신성 별거 다 이야기하고, 다 그렇게, 임종하는 사람에게 십자가 이야기하다 꽥! 하면 어떡할거야? 엉?”
“(나는)‘부활’, 이것을 딱 잡았는데 교회들이 다 그렇게 믿는 줄 알았다”, “세계복음화는 지금 이 시대가 십자가 중심인데 부활 중심으로 바뀌어질 줄 믿습니다!”
교회들이 ‘부활’을 다 믿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며, 십자가 중심에서 부활 중심으로 교회가 바뀌는 게 ‘세계복음화’이고 ‘개혁’이고 ‘마귀가 최고로 무서워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렇듯 김목사가 정통교회와 세계복음화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정 목사의 비판이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나의 죄가 사해졌다는, 십자가를 바라보는 신앙에 대해 ‘죽은 예수’를 붙드는 것이고, 이것을 벗어나야 한다는 관점은 김성로 목사가 진행한 부활복음 세미나에서 잘 드러난다. 김성로 목사 자신이 부활 복음을 깨닫기 전까지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만 붙들고 있었고, 그래서 참된 변화도 없었다는 것이다(별도 녹취록 참고).
‘쓸데 없이 십자가!’라는, 목회자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을 한 김성로 목사, 이 말을 하지 않고 부활을 강조할 수는 없었을까? 만일 그랬다면 김성로 목사는 당연히 비판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김 목사가 십자가 폄하 발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목사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진단한다. 그걸 정 목사는 ‘이중제사’라는 용어로 풀어갔다.
“하늘 성막 올라가 제사 드리기 위해 부활”
정이철 목사가 제시한 함축적 표현 중 ‘이중제사’가 있다. 김성로 목사가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하늘에 실재하는 성막에서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따왔다. 이는 △하늘 나라에 성막이 실재하는 것으로 본다 △예수가 부활해 하늘나라 성막에 올라가서 제사를 드려야 영원한 제사가 이뤄진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서 하늘에 있는 ‘참성소’에서 자신의 피로 제사를 드리셔야 영원한 죄사함이 이뤄진다는 내용으로 요약한다. 하늘나라에 실재하는 성막이 있고, 이곳에서 영원한 제사를 드리기 위해 예수께서 부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을 김 목사가 한다는 지적이다. 하늘 나라 성막에서 영원한 제사를 드려야 우리의 믿음이 헛되지 않고 죄사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하늘나라에 참 성막(장막)이 있습니다. ··· 하늘나라 성막이 있는데 거기 올라가서 제사를 드려주어야 영원한 제사가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2012년 미국 달라스 뉴송교회 설교).
김성로 목사가 쓴 <국민일보> 칼럼에서도 하늘 나라에 참성막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속죄 제사를 드리기 위해 반드시 부활하셔야 한다는 사상이 나타난다고 정 목사는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피로 하늘나라 참성막에서 영원한 속죄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십자가에서 죽으실 뿐 아니라 반드시 부활하셔야 하기 때문이다.”(김성로, “십자가와 부활로 단번에 이루신 하늘 성소의 영원한 제사”, 국민일보, 3.20.16)
“구약에서는 사람의 손으로 지은 ‘이 땅의 성소’에서 제사를 드렸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셔서 하늘에 있는 ‘참성소’에서 제사를 드리셨다(히 9:11, 24). 이 두 가지 요소로 인해 그리스도의 제사는 구약의 제사와는 확연히 다른 영원하고 온전한 제사가 되는 것이다.”(김성로, “십자가와 부활로 단번에 이루신 하늘 성소의 영원한 제사”, 국민일보, 3.20.16)
“여러 정통신학적인 주석은 히브리서에 등장하는 하늘 성소를 단지 상징이 아니라 천상에 실재하는 지성소로 해석한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피’로 ‘하늘 성소’에서 제사를 드리심으로 구약의 제사처럼 여러 번 제사드릴 필요가 없는, 단회적이고도 영원한 속죄 제사를 이루셨다(히 10:11∼12).”(김성로, “십자가와 부활로 단번에 이루신 하늘 성소의 영원한 제사”, 국민일보, 3.20.16).
김 목사의 주장에 대해 정 목사는 “히브리서가 말하는 ‘영원한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의미한다”며 “김성로 목사가 ‘영원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해석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하늘에 있는 성막에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심으로 우리의 죄를 완전히 사하셨다고 수 없이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말의 실수, 언어 표현의 문제, 부주의함에서 나오는 실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돼 온 김 목사의 ‘사상’이라는 게 정 목사의 분석이다.
이어진 논찬에서 조덕영 박사는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에게는 미련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김성로 목사는 ‘유튜브 설교’에서 ‘쓸데없이 십자가를 얘기한다’는 식으로 십자가를 냉소적으로 취급하며 부활신앙을 강조한다”며 “십자가를 우롱하고 냉소적으로 대하면서 부활을 강조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비평했다. 조 박사는 “선인과 악인 누구나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부활하게 된다”며 “그분의 심판대 앞에서 그때, 누구를, 무엇을 의지할 것인가? 십자가가 아닌 무엇을 의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조 박사는 “한국교회에는 ‘낯선 신학, 미숙한 신앙’과 결합해 급성장한 교회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낯선 신학의 도전 앞에 바른 신앙을 수호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서철원 박사는 “정이철 목사의 비판을 듣고 김성로 목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며 “부활을 강조하는 데서 더 나아가 ···십자가 상에서 이루신 구속을 별개 아닌 것, 진짜가 아닌 것으로 그렇게 전개하는 것이 되면 안된다”고 비평했다. 서 박사는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승천이 하늘에 성소가 실제로 있어서 그곳에서 속죄 제사를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며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하나님이신데, 그가 사람이 되셔서 대제사장으로 속죄를 하셨으니 그 속죄가 영원한 속죄 제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리했다.
서 박사는 논찬후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대표회장)에게도 한 마디 덧붙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 박사의 요청으로 등단한 진 목사는 “정이철 목사의 김성로 목사 관련 발제를 들으면서 마치 안식교의 주장을 듣는 것 같았다”며 안식교와의 유사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안식교는 △하늘에 성소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예수께서 그 성소로 들어가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하늘 성소에서 예수가 제사를 드려야 구속 사역이 완성된다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진 목사는 “안식교측에서 예수께서 하늘 성소로 들어가 제사를 드리는 시점은 (윌리엄 밀러의 재림설이 불발로 끝난)1844년으로 계산한다”며 “김성로 목사가 하늘에 실재하는 성소에 들어가 예수께서 속죄의 피를 뿌려야 한다는 주장은 안식교의 주장과 똑같다”고 비평했다.
김성로 목사 “이중 제사 주장한 적 없어, 십자가와 부활은 복음의 핵심”
교계 최초로 김성로 목사의 문제점을 비판한 정이철 목사에 대해 정작 김 목사는 반론이나 해명을 한바가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김 목사는 정 목사에게 보다는 기독교이단대책협회(기이협, 상임회장 박형택 목사)가 자신의 사역과 관련해 진심어린 제언을 했다고 평가하며 기이협에 2016년 4월 11일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목사는 기이협에 보낸 답변서에서 하늘 성소의 제사와 관련, “예수그리스도의 영원한 제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자신의 피로 하늘 성소에서 드리신 단 한 번의 제사”라며 “십자가와 하늘 성소의 제사는 따로따로가 아니라 한 사건, 한 제사라고 믿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십자가에서 드린 속죄제사가 온전한 제사임을 결코 부정하지 않으며, 십자가와 하늘성소에서 두 번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기이협의 제언대로 십자가의 죽음 이후 곧 하늘 성소에서 속죄 제사를 드렸음을 인정합니다”라며 “왜냐하면 십자가와 하늘 성소의 제사가 따로 따로가 아니라 한 사건, 한 제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십자가 사건에 대해서도 김 목사는 “십자가와 부활이 복음의 핵심이라고 믿는다”며 “‘십자가’ 없이는 인간의 죄를 용서할 수 없기에 십자가는 복음의 핵심 사건입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한 “사도 바울은 십자가를 자랑하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고린도전서 15장 17절에서 말하고 있다”며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은 부활이 전제된 것이고 십자가와 부활은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크거나 중요하다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같이 어느 것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되는 복음의 핵심 사건이라고 믿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안식교의 조사심판 교리와 같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상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 목사는 이 답변서에서 “30여년 목회하면서 침례교 신학과 신앙에 기초한 목회를 하였다고 자부하고 혹자들이 말하는 이단적인 사상을 가르친 적이 없고, 정통신학을 부정한 적도 전혀 없습니다”라며 “기이협에서 본인과 춘천 한마음교회를 향한 진심어린 제언에 감사를 드리며 추후 신학적인 자문을 받아서 용어적인 표현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목사측의 답변에 대해 정이철 목사는 ‘용어적인 표현을 수정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정 목사는 “김 목사의 답변에서조차 여전히 하늘에 성소가 실제로 존재하며 그곳에서 제사를 드렸다는 주장은 여전히,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며 “김 목사는 자신의 문제점을 단 한번도 정직하게 고백하고 정확하게 시정을 약속한 적이 없고 오직 용어 사용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을 뿐”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성로 목사의 ‘십자가 폄하’나 ‘이중제사’에 대한 문제지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예장 합동측은 2016년 9월 26~30일 서울 충현교회에서 진행한 101회 총회에서 ‘춘천한마음교회 김성로 목사의 부활 구원론과 이중제사의 신학적 규명의 건’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헌의안을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연구 안건으로 위임했다. 김성로 목사에 대한 판단은 2017년 9월에 열릴 합동측 제102회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한마음침례교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최근 통화에서 “우리를 비판하는 분들이 예전에 있던 내용을 그대로 문제삼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문제 지적한 부분을 수정한 상황이고 그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정이철 목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반론을 보도자료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본 사이트(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는 김성로 목사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담긴 내용이 발표된다면 이 역시 독자들의 판단과 이해를 돕기 위해 게재할 계획이다.
김성로 목사는 누구인가?
김성로 목사(68세)는 중학교 교사 출신이다. 31세에 예수님을 만났고 교직 생활을 하면서 1986년(38세) 강원대 캠퍼스에서 전도하며 얻은 대학생 6명을 양육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모임이 오늘날 한마음교회의 모태라고 한다. 결국 교직을 그만두게 됐고 자연스럽게 교회가 개척됐다. 수도침례목회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47세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김 목사는 목회 7년차인 2001년 ‘사람은 왜 변하지 않는 것일까’ 고민하다가 죽은 예수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십자가를 중심으로 했던 목회를 벗어나 부활하여 살아계신 예수를 믿고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할 때 사람이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 강원도 춘천 한마음교회 담임이다. 국내 다수의 언론에 그와 그의 출석교회 신도들의 간증이 줄을 잇고 있다.